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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으로 본 남녀 배우의 생활상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이면으로 본 남녀 배우의 생활상 裏面으로본男女俳優의生活相
종    류 기사 記寫
필    자 나추향 羅秋香
출처정보 동광 東光
연    도 1932-11 昭和七年十一月
면    수 226 226
기사
注文하신 분의 뜻에 맞기나 할는지? 생각나는대로 붓작란삼아 지금 우리 朝鮮梨園에 사는 사람들의 平素 살림살이와 그들의 動靜의 한조각을 써보자. 그러나 한편에서는 얼는생각하고 남의 위신에 關係되는 것을 함부로 더욱이 붓작란삼어 써놓앗다고 호령이 톡톡히 나릴 것이다. 그러치마는 한번 다시 생각하면 제아모리굉장한 량반들도 돈으로 해서는 어떠한 창피한 일이든지 례사로하는 세상이라 방구석이나 행낭 뒷골에서 하든 것을 생각할진대 남을 웃을것도 아니요 자신으로서부끄러울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위신이니무엇이니 하는 거북한 문제가 붙을것이 아닐것을 미리 말해두는 바이다.

俳優生活의 기쁨과슬픔
대체로 劇界 사람들은 演出者, 俳優, 樂士를 비롯하야 衣裳, 照明, 舞臺裝置를 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살림을 볼진대 人氣有無, 手腕如何를 不問하고 그들이 정말 자기를 위한 사람으로서 진실로 기쁜시간이라고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야 극히 짤으고 신산하며 눈물겨운 시간이 남보다 여간 길지 아니하다.

그들의 참말 기쁜시간 이라고는 오직方今行演하는 사이 밖에 없으니 초저녁에 劇場에 들어갈 때부터 그날밤 最終幕이 나리기 전까지 뿐이다. 觀客이 물밀듯 할때 배부른 기쁨 拍手가 우뢰같이 일어날때 어깨가 높아지는 질거움, 滿場 觀衆에게 귀여움을 받을때의 내로라하는 愉快와 滿足이때만이 참 질거움이 잇고 남에게 羨望도 받고 호광스럽기도 한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觀客이 적기나 하고 劇이 歡迎을 받지 못하면 그때 역시 한심하고 쓸쓸하기 짝이 없는 터이다. 이밖에는 다른 사람들같이 자기네들 간이나 또는 대외남녀간에 사랑을 주고 받는때 다시 말하자면 젊은 이성사이의 사랑이 오고 갈 그때밖에 없는바 이시간,이기회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야 길고 많은 터이다.
그러나 이질거움이나 기쁨은 그들 全體에 均等하게잇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 몇배 이상으로 差等이 잇으니 그는 인물如何,人氣如何,手腕如何에 의지하야 左右되는 것인까닭이다. 所謂「스타」들이나 또는 手腕이잇는 사람이나 그러치 않으면 인물이나 출중한 사람들 사이에는 對內 對外로 피차간 딸른사람이 많아 질거움을 많이 누릴수가 잇으나 이도 저도 없는 末位에 참례하는 사람들은 그 기쁨도 없이 쓸쓸히 지내게 되는 터이다.

旅舘뒷방과 劇場化粧臺
지금 朝鮮劇團體들은 大槪가 그들이 일컷는 그대로 말하자면 「다이모도」「우게모도」-日本말 그대로 이니 前者는 經營主 或은 金主 後者는, 買收者 卽 中間管利를하고 하로 얼마식 한달에 얼마식의 買收를 한者다-들에게 억매인 것이며 그러치 아니하면 團長制로 團長 個人의 管利에 매인것, 다시 말하자면 大槪가 背後에는 純然한 營利를 目的하는 사람들에게 억매어 잇다는 것을 미리 말해두고 다음에 그들의 衣, 食, 住를 말하고자 한다. 수박 겉할기로 그들의 外飾만을 보고 호사스럽게 여기든 분이어 너무나 뜻밖에 일에 놀라지 말나.
첫재로 그들의 몸을 담는 곳은? 늘 려관이다.
자기집이 잇는 故鄕에 잇어서도 대개는 旅舘사리를 하게 되는 터이다. 그 理由는 旅行을 많이 하는 까닭으로 合宿을 하는 意昧로서 밤에 움지기고 낮에 노는까닭으로 頑固한 사람들로 因하야 남의 모에 들지 안는까닭으로 以外에도 사랑을 주고받기 위하야서라든지 집안 어른의 承諾없이 하는 까닭에 집을 避하는等 許多한 理由가 많은 것이다. 려관사리도 편하기 위하야 호사로 하는이도 잇지마는 그들은 가장 빈한한 려관사리다. 그 理由는 勿論 앞에 말한바 영리에 억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려관사리도 오이려 나은편이다. 地方에 따라 劇場形便에 따라 劇場, 化粧室(樂屋)에서 合宿을 하게 되나니 舞臺뒤 전긔불 잇는 밤이 낮보다 밝은 四面에찬란한 壁書, 粉, 물깜, 墨으로 겻고 신발신은 대로 드나들어서 발한번 굴르면 잿차기 한두번식은 하게 되는 다다미방에서 치운 때가 아니면 이부자리도 번변하것 없이 軍隊整列하듯이 차곡차곡 누어잔다. 려관에 들어서도 大槪 한間房에 三四人甚하면 다섯 사람까지도 자게 된다. 이러하므로 그들은 衣食住 세가지 중 하나인 住居에잇어서 一家 團欒한 家庭사리를 해보지 못하는 터이다.

男女俳優의 먹는飮食
둘째로 그들이 먹는 것은 전혀賣食이다. 旅舘밥이 아니면 장국밥, 설넝탕, 日本변또밥, 朝鮮국수 우등等이다. 團體로나 個人으로 무슨 경사스러운 일이나 잇으면 祝賀宴을 베풀게 되어 한번잘 먹게 되나 그 역시 매식으로 料理店 飮食이니 甚하게말하자면 남의 턱찟기 섞어놓은것이라는 疑心이 없지 않는 것을 먹는 터이다. 劇場化粧室에 合宿할 때에는 自炊를 하게 되나니 밥이 질거나 되거나 찬이 잇거나 없거나 차라리 그 飮食이 먹음직한 飮食일 것이다. 그들의 旅舘食費는 每日 한사람에 三四十錢 乃至 五六十錢에 지나지 않는다. 이 差等은 食價의 等級에 依한것이 아니요 地方에 따라서의 差等이니 어느 地方에서든지 最低의 食費로 投宿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하므로 그들은 衣食住中 때마추어 입에 맞는 따뜻한 정붙는 飮食조차 먹어 볼 수가 없다.

華麗한 衣裳의悲哀
셋재로 그들의 몸상식은? 住居나 飮食보다는 좀 나은편이다. 그러나 그도 속은 어찌 되엇든지 거죽으로보아 번주그레 하니까 말이지 실상을 변변 한 것이 없다. 收入이 잘 되는 때를 利用하야 별르고 별러 보기 좋고 깝싼 것으로 선택하야 만드는 것인데 經營主들 눈치 빠르게 威脅도 하고 달래기도 하야 별별 수단을 다 써가지고야 장만한다 이것도 인끼잇는 사람이랴야 말이지 末位에 잇는 사람들은 가까스로 古物商떨이를 하거나 그러치 않으며 남의 것을 빌기전에는 옷같은 옷이며 신다운 신을 입고 신어볼 수가없다. 이까닭에 劇所用의 衣裳이 그들의 平常時裝束品도 되고 個人의 物件이라도 團員全部가 돌려가며 입는 돌림감의 衣服이며 쓰는帽子, 신는 신발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女배우들만은 此限에 不在, 그들은 內外로서 생기는 것도 잇고 단체로서도 그들은 단체의 인끼상 重鎭일 뿐 아니라 外觀上으로도 어찌할수 없이 몸치장만은 해주는터이라 오이려 다른 여자들보다 호사를 하게되는 것이다. 이는 女俳優들은 藝人인 까닭으로 다른 여자들보다 사나이의 好奇心도 더 끌수 잇고 귀여움도 더 받을수가 잇는데에 原因을 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중에도 그들은 대개 典當舖出入이 많으니 그는 그들의 境遇가 그러케 만드는 것이러니와 이러하니 그들이 節期마추치운때 따뜻한 옷이며 더운때 시원한 의복 한벌을 변변히 몸에 걸처볼수조차 없을것도 사실이다.

十錢十五錢 그들의收入
다음에 그들의 속에 들어가는 돈으로 말하면 기위 앞에 말한바와 같은 형편에 잇는 터이라 이에 다시말하지 않어도 짐작이 될 일이지마는 일반이 짐작하는 바와는 너무나 어그러지는 터이라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그들은 일정한 급료가 없이 그때그때 수입에 의지하야 나누어 받게되나니 수입이 아모리 많아도 간부나 스타들이 아니면 연극을 하는날 연극을 마친뒤에 夜食費로 十錢, 十五錢을 받을뿐이요 或 가다가 滿員이나 되어 큰 收入을 보면 「오-이리」(大入)나 몇푼 얻어쓰게 되는 것이다. 大入이라는 것은 日本風俗 그대로 옴겨쓰는 것이니 이는 劇場이나 劇團經營을 해나감에는 假令 月三千圓의 收入이 잇어야 한다하면 每日 平均百圓이라 이에다가 五六割을 더 얹어 每日 平均 經營費 壹百五六十圓이 된다면 이를 限度로하고 이에서 올라가는 收入 다시 말하자면 하로에 二伯圓收入이 되엇다고 하면 百六十圓을 除하고 四十圓超過額을 가지고 그날의 큰 수입을 自祝하는 意味로 關係人員 全部가 가외수입으로 나누어쓰는 것이니 그도 全額을 모다 나누는 것이 아니라 劇團이나 劇場마다 제각히 規定이 잇으니 十圓마다 每人앞에 三錢 乃至 五錢식-이것이 普通-의 計算으로 나누어주는 것이다. 末位에잇는 사람들의 收入에는 收入이나 잘되면 이 大入이 무엇보다 큰 수입이다. 이러한 까닭에 그들의 손에 현금이 쥐어지기는 여간 어렵지 아니하며 혹 만저 본대야 몇十錢 몇圓밖에 더 만저 볼수가 없다. 이러한 까닭에 담배나마 넉넉하게 사먹을수 없다. 수입이나 변변치 못할때는 그도 저도 할수 없어 담배먹는 사람은 담배구걸에 분주하다.

이러하니 그들의 平素살림은 衣食住를 通하야 하나도 시원한것 아니 눈물겨웁지 아니한 것이 없다. 門外에 잇는 사람들은 그들에 살림을 극히 호사롭게 생각하며 극히 찰란하게 생각하며 혹은 그들을 부러워하는 이들 까지도 적지 않을 것이 사실이매 그들의 실정에 비추어 加一層 同情을 禁치 못하는 바이다.

八道江山 遊覽次
이제 그들의 살림이 전기와 같을진대 어찌하야 그길에 오래 서잇을수가 잇을까하는 한낫 疑問이 생길 일다. 여기에는 이러한 답변을 할수밖에 없다.
첫재로 그들은 所謂 藝術을 爲하야 사는 사람이라고하는 다시 말하자면 그들은 藝人인 까닭에 自己 技藝로 부터 받는 朦膿한 慰安으로 말미암아 발목을 묶어 던지고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둘재로는세상사람들이 한번 잡은 업을 좀처럼 놓을수가 없는것과 같이 하로이를 한달두달 隱然中 발을 빼일수 없어서 부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셋재로는 다른 업이 없이부득이 그나마 업으로 생각하고 몸을 빼지 않는 것이다. 다음에는 방탕한 길로서 놀기좋아 작란삼아 八道江山 遊覽次로 甚至於 異性에게 끌리어서 그길에서 스사로 나오지 않는사람들도 잇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大體로 보면 藝術慾으로나 好奇心으로 그 門에 발을 드려놓아 가지고 同性異性間에 그 문안에 잇는 사람들끼리 서로 끌리어 발을 부치게 되고 다음에는 自己 技藝向上에 沒頭하게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正視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밖에 經營主나 指導者를 凶惡한 者를 만나 개나 도야지 같은 취급을 받으면서도 反抗없이 잇는 사람들 오래동안 收入不振으로 他關에 잇어 朝夕도 변변히 못먹어 가면서도 不平도 없이 그길을 떠나지 못하는 그들를 볼때에 門外漢인 나로서는 눈물겨워하기를 마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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