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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산보—「홍염」 영화화 기타—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연예계 산보—「홍염」 영화화 기타— 演藝界散步—「紅焰」映畵化其他—
종    류 비평 批評
필    자 심훈 沈熏
출처정보 동광 東光
연    도 1932-10 昭和七年十月
면    수 74 74
기사
故曙海兄의 遺作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앗다. 故人과의 友情을 새로히 느끼고자 再吟味를 하엿다느니보다 나는 다른 생각이 잇어서 通讀한 것이다. 故人의 作品을 가장 彷佛히 復活시키고, 또한 永久히 保存하는 한 方法으로는 數많은 作品中에 優秀한 것을 추려가지고 映畵化하는 길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 한便으로는 晩年(?)의 曙海가 新聞社 演藝部의 일을 맡아 보게 된뒤로 劇場出入도 자젓거니와 映畵藝術에 많은 興味와 關心을 가젓든 것을 아는 까닭이다.
「여보 沈兄, 내作品中에 하나 박여 볼만현게 잇겟소.」
하고는 그 獨特한 코우슴 치든것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意味로 그의 原作을 侮瀆시키지 않을 조그만 自信과 誠意를 가지고 내손으로 撮影해 보려고 數年前에 읽엇든 것을 밤을 새워가며 되풀이 하엿다. 「葛藤」은 劇的 葛藤이 없고, 「底流」는 映畵로서의 條件이 맞지않고, 「號外時代」는 너무 複雜해서 손을 대기가 어렵다. 오직 「紅焰」一篇이 그中의 白眉요, 映畵化하기에 모든 條件이 具備되어잇다. 벌서 여러해 前에 朝鮮映畵藝術協會에서 撮影 해보려고 計劃을 세웟든 것을 記憶하나 좀더 새로운 手法으로 박혀보려 하엿다. 映畵로서 題名도 좋거니와 그內容이 在滿同胞의 問題로 떠드는 이때라 時機에 適合하고 中國人地主의 집에 불을 질르고 뛰어 나오는 놈을 독기로 찍어 죽이는 클라이막쓰에 이르러서는 또스또에프스끼의 「罪와罰」을 생각케 하리만치 凄慘하야 沈痛味가 잇다. 더구나 原作대로 撮影한다 하드래도 最大難關인 檢閱網을 無事히 通過할수 잇는 點이다. 그래서 그 原作에 살을 부치고 양념을 처서 脚色까지 해놓고 적어도 三千圓가량이나 資金을 대어줄 사람을 찾어 다녓다. 그의 故舊와 親知며 돈냄즉한 사람을 京鄕을 莫論하고 쫓아다녓다. 凡一個月동안 이나 運動한 結果는 어찌되엇는가? 徒勞에 돌아가고 만 것이다. 興行이 잘되면 그의 無依한 遺族에게 다만 돈百圓이라도 扶助해보려든 空想조차 깨어지고 말엇다.
「이 不景氣한 판에, 집팔고 땅잡혀서 活動寫眞을 박히다니…… 趣志는 좋소만…」
一言下에 或은 婉曲히 拒絶를 當하고 말엇다. 아무도 없는가? 이땅이 낳은 薄倖한 女人의 作品하나를 永遠히 記念해줄만한 篤志가 우리 社會를 통털어도 없단 말인가. 잇다면 筆者는 그의 作品 하나를 完成 시키기 爲하야 犬馬의 勞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實驗舞臺는 어대로?
實驗舞臺가 第三回公演을 準備하는지 아직 듣지 못하엿다. 앞으로 參考나 되엇으면 하는 微衷으로 바른말 두어 마디를 하겟다. 第二回公演까지 본 感想은 자못 많으나 다만 한가지 우리로 하여금 好意를 갓게 한 것은 脚色者와 同人들이 粉裝을 하고 舞臺우에 오른것이다. 대단히 좋은 現象이엇다. 「메잌, 엎」이야 되엇든 안되엇든, 演技야 잘하든 못하든간에, 過去의 所謂 體面과 紳士의 탈을 벗어 버리고 몸소 俳優가 되어 「풀라잍」를 받어보는것은 여러가지 意味로 좋은 일이라고 보앗다.
그러나 實驗舞臺에 「레퍼토리」는 「檢察官」이고 「海戰」이고 「愛人」이고 할 것없이 나는 反對의 意見을 가지고 잇다. 왜?
一, 그러한 劇本이 朝鮮의 現實과 相距가 너무 멀고
二, 觀衆의水準을 몰랏고,
三, 築地小劇場의 試驗管을 걸러본 劇本이라고 반드시 朝鮮의 舞臺우에 올려 實驗할 必要가 없는것이요,
四, 演出者와 또는 同人들이 海外文學에만鴆醉해서 朝鮮의 現實과 觀衆을 理解치못한 것,
五, 有名한 戱曲이라고 해서 舞臺에올려보는 것이 演劇運動의 本旨가아닐 것이요, 自己네들 홀로 高踏的態度로써 臨하는 것이決코 得策이 아니다.
아모리珍味라고 消化시킬줄 모르는 民衆,의 입을벌리고 틀어 넣려는것은 妄計요, 아모 作用도 나타나지못할 藥品을 집어넣고 試驗管만 흔들어 보는 것은 自己陶醉에 不遇한 것이다. 飜譯劇을 집어 치우고 차라리 飜案을하야 조선 것을 만들어 가지고 舞臺에 올리라. 新劇運動의 외따른 한길은 (너무 漠然하나) 오즉 이 現實에 맛는 劇本을 創作하야 무엇보다도 朝鮮 (여러가지 意味로)을 잘洞察하고 理解하는 演出者의 손으로 上演시킬것뿐이다.

醜惡한幕間演藝
硏劇舍, 新舞臺, 合同舞臺, 演劇市場, 할것없이 數많은 興行團體에서 올리는 劇의 內容에 들어서는 말부치기도 싫다. 一言而蔽之하면 觀衆의 한사람으로서도 失望, 絶望된지가 이미 오랜 까닭이다. 그러나 千言萬語를 다 걷어 치우고 다만 한마디 忠告하는 것은
「제발 적선에 幕間에 나와서 하는 것을 집어 치워주시오」
하는 것이다. 아모리 觀衆의 歡心만사면고만 이기로, 장사하는 사람은 顧客에게 對한 禮儀가 잇어야 할것이요 아모리 藝術을 모르는사람에게俳優 (가장 賤한 意味의)라고 손가락질을 當하는 사람이기로 그럴사록 自己自身에 對한 體面도 세워야할것이 아닌가? 그야말로萬人坐中에 나와서 日本의 萬才式으로男女가주고받는말, 더구나 伴奏로마추어가며 부르는 獨唱, 레뷰등屬그 猥襞,醜雜,한 것은 붓으로 옴겨놀 수가없다. 참아 바로 볼수도 없거니와, 귀로 들을수도 없다. 紙面을 더럽힐가 보아, 그 例를 들지않으나 그 醜惡한 科作과 嘔逆이나는 臺詞를 듣듯 손벽을 뚜드리는 僞衆 속에는, 修養中에 잇는 學生이 大部分을 占領하고 점잔은 손님과 家庭婦人네도 섞여잇는 것을 모르는가? 家庭敎化上, 또는 社會風紀를 紊亂하는 이따위 募間興行은 斷然히 집어 치울 것이다.

暗葬된 「人生案內」
朝鮮劇場에서 空前의 宣傳을 하든 「쏘베트」發聲映畵「人生案內」를 보고저 初日 낮에 불이낫케갓다가 突然히 上映禁止를 當하엿다하야 觀衆은 入場券 한장씩을 얻어가지고 興行中途에 나오고 말엇다. 日本서 본 사람의 말에 依하면 여러가지點으로 前에못보든 훌늉한 作品이라 하기에 적지 않은 期待를 가지고 갓든것이 그만 말한마디 못하고 쫓겨 나오다시피 하엿다. 日本서 이미 가위질을 當할대로 當하고 無事히 上映되엇든 映畵가 야릇한 핸드캡으로, 朝鮮에는 特殊事情이 잇다는 口實로, 檢閱官의 고개짓 한번에 그 필림은 倉庫속에 暗葬이되고 만 것이다. 그 이른바 特殊事情에依해서 筆者亦是 더 말하고저 아니하나 問題되는 것은 劇場의 態度와 그러한 問題됨직한 映畵어든 좀더 周到하게 準備를 하지 못하고 莫大한 宣傳費를 드려가며 손에게 信用까지 잃어버리는 것은 一舉兩失이다. 적어도 가장 重要한 씨즌의 劈頭를 裝飾하려는 興行物이면 미리 鑑賞眼이 잇는 舘員을 派遺하야 試寫를 보고온뒤에 數三日 前期하야 檢閱을 받어 놓고나서, 宣傳을 始作하야도 市內 팬을 끌기에는 넉넉할 것이다.當事者는 寫眞을 보지도 못하고 雜誌의 宣傳만 가지고 떠들어 놓다가 멫번이나 觀衆에게 큰 失望을 주엇는지 모른다. 數千數萬의 大衆의 相對로 하는 장사인만콤 좀 더 愼重히 映畵를 撰擇하고 餘裕잇는 興行過程을 밟을 것이다.
(토키 問題, 日本映畵上映問題,朝鮮映畵에對한管見 等이 많으나 紙面이 다하야 다음號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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