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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면 공개상―막 뒤에 열리는 연극―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극단 이면 공개상―막 뒤에 열리는 연극― 劇團 裏面公開狀―幕뒤에열리는演劇―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남태성 南台星
출처정보 중앙 中央
연    도 1936-07 昭和十一年七月
면    수 206 206
기사
幕이열리면 돈내고들어온 손님네는 舞臺에열리는 悲劇笑劇에 울고웃을뿐이다. 그러나 울리는 그네 웃기는그네들이 幕을나린뒤 幕뒤에다 펼처놓는 人生劇의 울고웃는場面을 볼길이없다. 이글은 그것을 보이기 위하야 쓰는바이다.

禁斷의키쓰
막뒤에도 짝사랑이있다. 물론 있을것이다. 금년十八세가된 박애라(朴愛羅=假名)는 여러 남배우들의 사랑의총뿌리의 목표가 되어있었다 그중에도 심한사람은 색마역(色魔役)을 맡아보는 김팔성(金八成=假名)이라는, 젊은이었다. 어느날은 무대에서 애라가 팔성이한테 억지로 욕을보는 장면이있는데 물론 팔성이는 애라의 입술을뺏는 형용이나했지 정말 입을맞후지는 못하게되어있다. 첫재 경찰이불허하고 둘재 관중이 가만이 보고있을리가 없고 셋재 애라가 허락할리가없고 넷재 무대감독이 잘한다고 할리가없다. 그러나 팔성이는 이것을 가장대담하게 실행하고말았다. 무대에나슨 애라는 무심코 입술을 내주었다. 손님도 설마 맞히랴-형용뿐이겠지-하고있었다 그러나 팔성이는 애라의고개를 배경편짝으로 기우리고 객석은 자기몸으로가리고 입을맞히는체하며 결국 완전히 맞히고말았다.
아는사람은 애라뿐이다. 분했다. 금시에 뛰어가로싶었다. 그러나 무대는 신성하다 어쨌던 막이나리기까지는 상대를해야한다. 그러나 분한눈물이 솟아오르는것은 참을길이없었다. 속모르는감독은 배경뒤틈에서서
『웨 쓸데없이우나 울장면도아닌데······』
막이나리자마자 꾸지람이나렸다. 애라는 창피해서 말도못하고 억울한 꾸지람을 고개를숙여참고들었다.
X
그이튼날 막열시간은 박도해도 애라는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그는지금 시내 어느 카페-의여급으로있다.

어여쁜窃盜
내일이 초일(初日)이다. 배우들은 오늘밤을새워 무대연습을 하게되었다. 특별선전을하기로된 三막짜리비극『룸펜의사랑』은 일좌의 명맥을걸고 기대하는 작품이었다. 배역(配役)도 十二분의고심을하야 적원총동원의 거편이다. 견습여배우 김초성(金初星=假名)이는 이번출연이 다■■■요 이번에야 겨우 역다운역을 맡었다. 역을주는 작자도 빙그레웃으며
『이번에야말이지 정성을다해서 해야한다』
일르기까지하였다.
『자 모도들 부대로나오시요 연습시작이요』
진행게(進行係)의 소리가들리자 뒤를이어 감독의
『각본이어디갔니?』
소리가들렸다 四면에묻고 팔방으로 찾았으나 각본 『룸펜의사랑』은 나오지아니하였다. 감독은 화를내며
『각본을 누가어쨌냐―』
소리를질렀으나 나오지않는것을 어쩌랴―마침내 이날밤연습은 중지가되고 여러사람이 뱃겨가젔던 부분부분을모아서 겨우 그이튼날 낮에야 각본이 새로되었다.
『아무래도 출연은 하게되는고나―』
초성이는 남몰래 한숨을쉬었다 각본도적은 어여쁜 초성이었다 상대역의 애인이될자는 초성이가 입단하는날부터 공연히 빈정거리고 못먹겠다고 지근덕어리든 바보역을잘하는 배우였다 죽어도 그자하고 사랑을속삭이는 쑥스러운짓은 하기가싫어서 각본을 훔처 없앴던것이다.
『오냐 이각본만없애면 그놈과같이 나스게는 안되겠지···』
극단에 경험이적은 그의게략은 극히 단순하였었다. 아모래도 출연을 하게된줄을알때 그는 극단에서 자취를 사라트리고말았다.

사랑못할사랑
사랑과는 사랑을못한다······말못될말이지만 무대에서는 그것이 말을한다 연애극에 정말부부가나가면 반드시 그연극은 잡쳐진다.
『온 도모지 쑥스러워서···』
막이내리면 뚜덜뚜덜 쭝쭝거리고 들어온다 사랑하지않는사이가 나가면
『나는 당신이보고싶었에요』
『여보 수일씨!』
해가며 죽자사자 연극이되어도 부부간에나가면 새삼스럽게 그런소리를할 기분이나지않아서 힘이든다고한다.
그러므로 이경환(李敬煥)과신은봉(申銀鳳), 강홍식(姜弘植)과 전옥(全玉), 변기현(卞基鉉)과서옥정(徐玉汀)등등 부부들은 될수있으면 사랑의상대역이 되어나가기를 질겨하지않고 또 내보내려고도 하지않아왔다. 그뿐아니라 한번사랑하다가 남이된 사이에 하는수없이 사랑의상대역이되어서 나가게되는일도있는데 그것은 더더군다나 죽으면 죽었지 못하겠다고 머리들을흔든다.
지금 말일 이경환이와 신은봉이를 모아놓고 『불여귀』를한다면 모르면모르되 천하를다준대도 못하겠다고하리라. 그네는 지금 노방(路傍)의사람이 된까닭이다. 그대신 한창 서로 좋아지내려고하는판에 사랑의상대역을맡기면 어찌 실감을내는지 뒤에서보는 동지들이 눈꼴이 시큰해지고만다.

賢母良妻의꽃
현모양처는 결코 가정에만 있는것이아니다 조선의 여배우는 모다 현모양처가음이다. 사랑은속삭여도 사랑은모르며 세상은 알아도 세상에 나서지못하는 그네들이다. 어느 후원자가있을가 단박에 애인이작만될가 자나깨나 극단속에 파묻혀 극단사람의 안해가되고마는게 조선의여배우이다.
『어느 재산가의아들이 후원자가되겠다고 만나자고합디다.』
소리가들리면 그당장에
『실여요 내가 기생인가 갈본가 싫여 싫여―』
속사포거절이 나오고 말것이다. 그 좋은전례로는 이경설(李景雪)이가 결국 서일성(徐一星)이의 애인으로죽고 이애리스가 이광(李光)의 안해가된뒤 극단을떠났다. 이광이는 유수한 재산가의아들이었으나 극단밖의사람과 놀기를 질겨하지않는 자근아씨기풍의 조선의여배우를 사로잡는데는 자기자신이 극단의 일원이 되지않고는 될수없는일로알자 마침내 그는 당시에『애리스』의몸이 부처있는 연극사(演劇舍)에 출자를하고 지방순회까지 돌아다니다가 겨우 뜻을이루어 안해로얻었다. 『애리스』가 자살소동을 일으킨것도 그의순정을말하는 좋은 보람이라믿는다. 이경설이는 조선의여배우중에는 상당히 사교가넓었으나 마침내 극단에서자라 극단에서피어서 극단에서낙화가되고말았다.

살아가는뒷길
그들에게도 뒷길이 열려있다. 물론 살아가는데는 앞길만가지고는 답답할것이다. 뒷길이있어야한다. 변통이있어야하고 쥘락펼락이있어야한다. 짜른것과 긴것이 서로모여서 쓸만한두가닥을 이루게된다.
여배우들에게는 매일 一원내지七八十전의 일당(日當)이나온다. 그걸가지고는 아모래도 한목쓰기가 부족하다. 그러면 七八인이 조합을모아 오늘은 진숙이가모아쓰고 내일은 봉순이가 가저가고 모레는 은성이가 받는다. 그래서 저고리 치마 구쓰 등등을 돌려가며 작만하게된다.
그러나 이건 얌전한 아가씨네의일이나 S라는 남배우의걸작을 하나소개하자. 고향에서 전보가왔다. 부친이 별세헸다는전보다. S는 땅을치며 울었다.
『연극十년에 남은 것이라고는 노친의여년을 쓸쓸케해드리고 나종에는 임종조차못한 죄뿐이다』
푸념을했다. 그러나 극단형편으로는 가뜩이나 흥행이 불여의한판에 중요한 를 보내고보면 해산지경에 이를지몰랐다. 그래 주간(主幹)은 수입금전부(五十원)를 S의손에 쥐어주며 전단원의 향전이라고 예를갖후어 위문을하고
『제발 돈만붙히고 가지만말아다오』
하고 빌었다. S도 사정을 모르는배아니요 여러단원의호의와 동정에넘치는 돈을받고나니 감격한마음이 끌어올른다는 답례와함께 가지않기를 결심했다고언명했다. 일동은 겨우 안심을했다 피가나는 五十원이었으나 그래도 그편이 고마웠다.
그러나 이전보 이눈물이 모다 거짓말이었다. 그는 그돈五十원을가지고 그날밤에 애인인 여배우까지다리고 三十六게 줄행낭을 불러버렸다.
『놈참 별놈이야 연극쟁이를속이는 연극을한놈이 명배우지별수있나―』
일동은 껄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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