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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에 피는 꽃들(완)―강석연 편―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예원에 피는 꽃들(완)―강석연 편― 藝苑에피는꼿들[完]―姜石燕篇―
종    류 대담 對談
필    자 H기자 H記者
출처정보 중앙 中央
연    도 1934-09 昭和九年九月
면    수 55 55
기사
「制服의處女」와같은明眸의歌姬
百合의香氣품는藝苑의세뇨리타

『금수강산은 어데가고요
황막한 광야가웬일인가
에헤라 이것이 원한이란다
에헤라 이것이 설음이라오』
한참동안 京鄕을 물론하고 靑年男女들의 입에서 입으로 옴겨지든 스윗한 멜로듸를 이江山 坊坊谷谷에 퍼지게한것은 姜石燕孃의 레코-드이다. 朝鮮이나은 明眸의 歌手! 레코-드歌手界의 스타! 고흔목소리의主人公! 이아름다운 讚辭들을 독차지한 姜石燕孃 滿都靑年들의 끌는피를읍조리며 數萬의 을 한몸에 독차지한 幸運兒-姜石燕孃! 그가 스타-가되기까지의 밟어온길은 果然 어떠하엿든가
그어느해 동짓달눈나리는 저녁에 朝鮮의 名歌手姜石燕孃의 自殺이란題目에 一號活字로비롯한 三段記事는 姜孃의들로 하여금 紙上에 눈물을 떠러트리게 한후부터 그의名聲은 더널리 퍼지게 되엿다. 그러면그가 밟어온길은 어떠하며 近況은 어떠한가? [사진] 姜孃과그의싸인
지난 二十八日 午後 다섯時! 럿아워의 複雜한 鐘路를 건너 南쪽大廣橋를 向하야 記者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姜孃을 머리속에 그리며 페이부멘트를 밟앗다. 洋裝한 우둥퉁하고 검어죽죽하고 서글 서글한姜孃? 不然이면 所謂 요새俳優들이 입는 숏트 웨이스트와 롱스캇트에 눈섭을 밀어버리고 입술에 연지를 찍은 姜孃? 이렇게 머리속에 自由畵를 그리며 廣橋川邊을끼고 姜孃이잇다는 貫鐵洞二四九ノ 五番地를 찾엇다 크도 적도 않은 똑알마진 개와집 中門을 들어서서 姜孃의 그림자를 찾엇스나 意外에 아모도 보이지가 안헛다. 約束한 時間에서 十五分이나 웨누리를 한 記者는 時間이느저서 姜孃을 노첫나하야 가슴이 덜꺽내려안젓다. 그러나 珠簾을느린 건넌房속이 한줄기 希望을 記者에게 남겨준다. 二三分間 기웃 거리다가 「계십니까?」하니 梨花高普의 막크를단小女가나오며 「누구서요」한다「저姜石燕氏계서요?」하니 그제야 무엇을 알엇다는드시 건넌房으로 뛰여 들어가서 「언니…언니 ×러나! ×러나 응 왓서!」슴여나오는 뿌로큰 쌘탠쓰를 마추어 推測을 해본다면 곤한몸을 잠깐쉬는 모양이다. 이윽고 姜孃이나왓다. 늘씬한 키에 균형된 體格에 하늘하늘한 하이얀 앞파파를걸친 孃은 情다운 微笑를띄이며 반가히마저주엇다. 희고맑은살결에 둥글넙쩍한 얼골 똑바루탄 가림자는 어딘지모르게理智的으로 보엿다.
「時間이 느저서 未安합니다」
「아이 千萬에요 심심해서 잠깐누엇뎃서요」
「날이 퍽 더웁지요 비가 또 오려나봐요」
「아이 어쩌면 비두 그렇게………」이렇게말하는 孃은 말소리나 表情에 귀염성이 뚝뚝떠러젓다. 그 어글어글한 얼골에 어질대로 어지러보이는 큼직하고도 서늘한 눈! 번뜻한이마 그 귀염성잇고도 德性스러워 보이는 얼굴은 正月 大보름에 떠오르는 달덩이 같이 음전하고도 탐스러웟다. 그리고 한둥 만둥한 열분화장이라든가 그야말로 「야사시이」하면서도 무게잇는 그몸가짐가짐이 記者의 첫印象을 말할수없이 좋게 해주엇다. 어듸로보든지 부잣집 맛며누리감이다.
「吹込하고 오시다가 비때문에 中路에서 고생많이 하섯지요」
「뭘요 별루 하지 않엇서요 이틀동안 釜山서 더묵고 잇섯지요」
「불행중 다행이엿습니다그려」붓채로 입을 가리며 「호호!」하는 姜孃의 聰明한눈에서는 이상한 광채가 빗나고 잇섯다
「記者라는 야릇한先入見을 버리시고 같은 女性끼리니 툭 터놓고 이야기나 하십시다.」
「네! 호호 그럼은요」
아모리 아름다운목소리의 主人公이기로 平素의 말소리까지 이렇게 부드럽고 고운것은 처음보는일이다. 그의 장미같은 입에서 흘러 나오는 열분 불류빗의 音波는 공단결같이 부드러웟다.
이러는 동안에 시원한 컷트 글라스에 차고도 달콤한 麥茶가 나왓다. 이여서 싱그러운과실이 먹음직하게 담겨나왓다. 姜孃은 나이푸를 손에들드니 大理石같이희고 비단결같이 부드러워보이는 도톰한손으로 솜씨잇게 샛빩안자두를 벳겨 나를주엇다.
「이것좀 잡수어 보서요」
「네 고맙습니다.」더위도 들이구 초면인사도끗이난후 좀 어색하기 짝이없엇스나할수없이 明眸의 歌姬 姜石燕孃과 記者의 一問一答을 始作하엿다.
藝苑으로 나슨지가 멧해나 되섯나요」
孃은 聰明에빗나는 눈을 깜박거리드니
「한四年 되엿나봐요.」
제가 열일곱살때시작한것이 지금제가스물한살이니까요! 그러치요?」
「父母님들이 다계심니까? 그리고 兄弟분이많으신가요?」
「저-아버지는 제가열한살때 돌아가시구 어머니만계셔요. 형제는 오남매인데 제가바루 넷재지요」
「아버지가 안계셔서 고적하실때가 만켓습니다」
「아니요 그래두 그러치않어요 어머니를 둘러싸고 안저서 옵바는 바요링을 하고 저는하-모니카를 불며 五男妹가 떠들어대면 아주 퍽자미잇서요 그런데 형님들이 出嫁하신 후로는 前같이 재미잇지를 못해요」
이말을 하는 姜孃의表情에떠도는 가벼운 哀愁를 記者는 노칠수가 없엇다. 시원한茶를 마셔가며이제로부터 우리의인 姜石燕孃의이야기를드러보자! [사진] 매담風의姜孃
二十餘年前 五月二十七日에 그는 昌德宮옆苑洞一隅에서 呱呱聲을 울렷스니 남부럽지않은 家庭에서 고히 고히 자라낫다. 그러나 造物主의 시기라할가 자미러운 姜氏의 家庭엔 때아닌 서리가내렷스니 그것은 姜孃의 아버지의 別世엿다. 때마츰양은 한참 배울시절이엿스나 家運이기울어지는때의 姜孃이엿스매 그는남과같이순조롭게 공부를하지못하고 當時申알벳트氏가 經營하든 女子基督靑年會舘과 附屬師節學校를 거쳐서겨우 五年이라는 쩔분學窓生活이 그에게잇슬뿐이엇다. 그러든中그가 二八의人生의몸을 마지할때 그에게는 이상히도 타올으는 끌수없는불꼿이잇엇스니舞踊家가되겟다는 一片丹心이그것이엿다. 그래서 그는 大阪에잇는 寶塚少女歌劇團에 보내달라고 매일같이 옵바에게 졸랏든것이다. 그러나 완고한 어머니는 왜광대서기가 平生所願이냐고하며 끄떡도하지를 않엇다. 이때에 姜孃의 귀에들린消息은 裵龜子의 舞踊硏究所엿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自己를 理解해줄힘이되여주는 옵바를졸라 姜孃의 수양아버지인 尹白南氏와 의론을해서 硏究所에를 다니게되엿스나 그러나 어머니는 嚴然히말을안들으매 姜孃은 벽장속에들어가서 五日동안이나 斷食을하는 示威運動을 하엿다. 여긔에는 어머니도할수가없어 姜孃을 往十里裵龜子 硏究所로 보내게되엿다. 여긔에理想이 實現되는 曙光을본 姜孃의 마음이야 오작이나 깃벗스랴! 그는 自己를 다려다주고가는 옵바에게 너무깃거워 인사조차안헛다고 한다. 깃뿜과 아름다운 꿈속에서 硏究所의二週日은 살같이 지나갓다. 이때 姜孃의어머니는 「스미또」를사가지고 딸을보러나왓섯다. 그러나 藝術에陶醉하야 舞踊三昧境에 處한 姜孃에게는 어머니가 그다지 반갑지 않엇다. 그래서 어머니를 보는둥 마는둥하고 연습한다고 다러나고마니 딸을보러왓든 그어머니의 마음이 그얼마나 서운하고쓰렷스랴! 「어머니는 그때 硏究所에서 電車길까지 나오는 어지간이 먼길을 내내울며 가섯다나요」
이말을하는 姜孃의 그어글어글한 큰눈에는 새삼스럽게 눈물이필-돌앗다. 음천하고 굳어보이는 孃의 多情多感한 一面을 엿볼수잇섯다. 센치해지려는 孃의 感情을 깨트려주기위하야 나는 얼른다른 質問으로 옴겻다.
「그러면 거긔서 멧해나 연구를 하섯나요」
「不過한 댓달밖에못햇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편찬타구하여서 왓다가 그만 아주못가게되여버렷답니다.
그리고 이여서 孃은 當時新劇運動史上에 일홈이높은 土月會에들어가게되엿다. 그리하야 劇中少女役과 幕間의 獨唱같은것을 햇다고한다. 「獨唱하실때 엔코어를많이 받으섯겟습니다그려」「웬걸요처음에 朝鮮劇場에서 獨唱을햇는데 들어가라는 소리가 우박쏘더지듯하는 바람에 땀을쭉뺏답니다. 그랫다가 平壤가서 「오동나무」를해가지고 여긔서 비로소 제存在를 世人들이알게되엿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舞踊을 뜻했든것이 音樂으로 傳向하게되엿답니다.」그리하야 孃은 一年이란 歲月을土月會에서 보낸후 그다음에는 콜럼비아의 歌手가되엿다고 한다. [사진] 公會堂마이크앞에선姜孃의포-스
「제일처음에 레코-드에 너흐신것이 무엇입니까?」
「오동나무란것이잇서요」
그후孃은 그몸을 빅타-로 옴기게되엿스니 여긔에잇서서 서로 名歌手를 얻으랴는 競爭心에서 姜石燕孃을 가온대 놓고 콜럼비아와 빅타사이에는 暗鬪까지始作되엿섯다한다.
「그런데 그언젠가 한번 양잿물을 잡숫고 소동을 이르키섯지요?」
「네! 지금생각하면 제가 퍽輕率햇서요」
「最後의길을 밟으시랴든 k君과의 哀戀悲戀의 로맨쓰나좀 들려주시지요 같은 女子끼린데 어때요 넌즛이 말슴하서요」
「네! 그것이 바루 二年前 음력동짓달초열흘날이엿는데 그원인은 집에서는 작구 歌手의 生活을 그만두라고 하시고 밖에서들은 안나온다고 야단들을하니 가온데끼인 내괴로움이란 여간하지않엇서요 그래 나만죽어 없어지면 그만이겟지 하고 그랫든것이랍니다. 그것을 世上에서들은 그이(?)가 돈이없어서 우리어머니가 結婚을 反對하니까 그랫다고 그러지요 정말 그와 내가 戀愛를햇다면 둘이情死를하지 혼자 어리석게죽겟습니까? 그러치않어요」
「웨요 眞情으로 불상한戀人을 위해 죽는다면 卽戀人의 앞날의 幸福을 빌며혼자서 죽는것이 더아름다운 죽음일가하는데요」
「하여튼 原因은 퍽 單純햇서요」
「그러타면 그것은 너무 薄弱한데요 그보다도 裏面에 말못할 어떤事情이 잇스시겟지요!」
「하기는 世上사람들이 誤解도 할만해요 그리와 알게된것은 제가 明日劇場이라는데서 같이일을 할때인데 여러사람中에서 그이와제가서로 남달리친하게 지냇스니까요! 그것을가지고들……」
姜孃은 어쨋든 이問題만은 回避하랴고努力하는눈치엿다. 쩌나리쓰트들에게 많이시달린孃임에 時間만걸렷지 事實대로 말하기에는 孃이지나치게 鍛鍊되엿스매 孃의 러부애피어는 못이기는 척하고 노처버리고 記者는 話題를 돌렷다. (k君은 現市內某劇場에서 視務하는분) [사진] 全國第一回中繼放送時放送局에서의孃과斯界의關係者들
「아마 戀愛편지도 많이오고 지긋지긋하게 귀찬케 구는男子들도 많을걸요? 其中에는 마음에 괜찬타고 생각되시는분도 잇겟지요」
「호호호 그런일이야만치요 허지만 진정을 가진 참된 男子가어듸잇서야지요」…
「아마도 一時的 憂鬱을 풀기위해 희롱삼아 그러는 사람도 많을것입니다」
「그럼은요 맨이지요」
「집에서 出嫁하라고 귀찬케 구시지안하요?」
「아니요 옵바는 수물다섯만되거든천천히가라고 그러신답니다」
姜孃의 들 空然한 에너지를 없애가며 김치국들을 먼저마시고 줄대서 서잇는 모던 뽀이들이여! 까마아득한 四年을 엇지 기다릴것인고? 그보다도 姜孃집大門안에 다가 「晩婚危險!」이란 投書를넛는것이 어떠켓소?
「大體로 歌手의 生活이란 어떤가요?」
「快活한 反面에는 눈물겨운일도적지안탑니다.」
「結婚相對者는 어떤분을 願하서요?」記者의 이質問에 孃은 난처한드시 太極扇을입에다 세고 눈을 깜박 깜박하드니 微笑를띄이며
「아직 그런것을 생각해보지 않엇슴니다만은 結婚後라도 내藝術을 살려줄사람이라면 조켓서요」
「娛樂으로는 무엇을 조와하서요? 讀書도 더러 하시나요?」
「네 잡지를좀 보지요 그리구 저는 피아노가 퍽조와요? 그러구는 映畵도 별로 조와하지 않고 外出도하기실혀하고 동무도별로 없어요」
「吹込하신中 自信잇는 레코-드가 어떤것임니까?」
「自信이 잇다는것보다도 曲調가 歌詞가 제마음에드는것은 金億氏歌詞의 金敎聲氏作曲인「눈물에지는꼿」이라는것이야요」姜孃은 나를건넌房으로 引導하엿다. 淸楚한방안에는洋服장과 蓄音機가 잇고 벽에는 孃의 獨寫眞이 걸려잇다. 姜孃은 記者에게 「눈물에지는꼿」을틀어들려주엇다.
「어듸좀 따라해 보세요」
그는快히 許諾하야 노래를불러주엇다. 그瞬間 나는부드럽고 곱게꺽거지는 孃의 流暢한 리듬에 여지없이참잉되여 버렷다. 音樂을 들은후 그는 장문을 열어보엿다. 장속에는뜻밖에도 랍빠즈봉의 帽子를 빗두루쓴 모단뽀이가 끼-타를 타고잇다. 깜작놀라는 記者를 보고 孃은 우수며 「심심하니까 이런人形이나 동무삼어 논답니다.」房을나스랴고 할제방바닥의 삐종갑으로만든 돗자리가 記者의눈에 띄엿다.
「삐종을 많이 잡수시나 봅니다 그려」번연히알면서도 記者는 눈을깜짝하며 엄청난질문를 더지고 모른척하니 孃은어이없고 원망스럽다는듯이
「아-니요 옵바가 잡수신것이야요 호호 참」하며 말끗을 흐려버렷다. 魅力잇는姜孃과의 時間을 좀더 延長하고 싶엇스나 時間이없는 記者는 未練많은 孃의집 大門을 나스니 때는 저녁 七時 四十分이다.
「부듸 또 놀러오서요 그리구 많이좀 지도해 주서요」
「네 저의집에도 좀 오시지요」
孃은 골목까지 나를 情답게배웅해주엇다.
「어서 고만들어가서요」네그럼안녕히가서요 사람을녹일듯한 姜孃의 微笑띄인 얼골을 머리속에 印찍는記者는 姜孃의앞날에 運命의 작란이없기를빌며 보슬비나리는 黃昏의거리로 나와버리고 말엇다. [사진] 淸楚한맵시의姜孃(左)과 李愛利秀孃(右)
-一九三四, 七, 二九日夜半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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