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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화장실 구경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여우 화장실 구경 女優化粧室求景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 +++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8-08 昭和十三年八月
면    수 180 (180)
기사
脂粉의내음새 觸鼻하다

李瑞求氏의作「深夜의太陽」을 出演하는 어느날저녁에 東洋劇塲事業部에게신 金寬洙氏案內로 「靑春座」俳優들의 粉粧室을 보았다. 동무와둘이서 깊숙한 골목진데를 도라 舞臺뒤에를 드러서니 벌서 舞臺에는 喜劇이 버러진듯 觀客들의 웃는소리야단법석이다.
粉粧室은 長方形의 사치하지 못한방으로 한편쪽에 스토-부가 맹열히타고 한복판에 停車塲에서 볼수있는 洗面臺와같은化粧臺가 길게 느러저있었다.
黃撤, 李貴禮, 金鮮英 諸氏와또 그밖에 내가 일즉이 알지못했든분들이 化粧臺앞에서 「메이컆」箱子 한개식 차지해가지고 걸터앉어 눈섭을 그리고 머리를 지지고했다.
黃撤, 鮮英, 貴禮 이런분들은전등불이 눈부시게 밝은 그아래에 점점곻아만지고 그외에 다른분들은 시간이 갈수록 병든마나님이 되고 毛筆이 한두번 더 그어질사록 무서운 惡漢이되고 혐잡꾼이되고 딱정떼가되고 깍정이가되고 하는것이였다.
나는 그이들이 그적은化粧品箱子 한개와 크지못한거울과 또그처럼 짧은時間에 自己가目的하는 自己-그렇나 自己와는 아주달른 自己를 훌륭히 쉽게 맨드러내는 것이 신기하고 신통하여 아모데도 안보고 거저 化粧臺 양쪽에 줄을지어앉은 그분들만 눈이둥그래서 바라보았다. 그러는데 널마루를 통통툥굴느는 소리가 들니며 地京順氏의 복송아같이 귀여운 얼굴이 드러났다.
「아즈머머니 웨인제오세요」
「오냐 느젓지?」
여듧살멕이 애기俳優와 地京順氏의 이 갈얄핀 對話外엔 아모소리도없고 모다 거울속을 듸레다보며 얼굴 매만지기에 정신을 못채리였다. 그렇나 모다 엄숙한 표정이다. 무었을 創造하려는 사람의 가장 심각한 얼굴들이였다. 누가 드러오거나 나가거나 도모지 상관치않었다.
자기하는 일을 하고 또 자기나가는때를 마처나가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態度였다.
뻴이 한번 따르릉 울었다. 웬일인가 싶어서 나는 化粧臺사람들의 그많은얼굴을 한꺼번에 쭉훌터 살폇다. 그러는사이에 金鮮英氏가 지지든 머리를 어느새거더붓치고 그리고도 거기에 꽃까지 다라가지고 舞臺로 뛰여나가는데 그것이 어떻게도 빨났든지 기에와같다고 나는 생각되였다.
鮮英氏가 나가자 二分도못돼서 먼저나같든 분들이 우-몰여왔다. 갔쓴 싀굴 주책망난이 영감님, 수염을발나부친 허줄한中年두르맥이紳士, 色의調和를못마춘 집신은 시굴색씨, 어쨋든한번 얼는보아도 喜劇俳優들의 粉粧임은 알수있는것이 그이들이 서로 아모말도 없었느나 나는 우숨을 참을수없었든것이다.
「東圭란놈이 얻지 소리를 질넛든지 귀가 왱왱하구나」
수염을 발나붓친 키적고 똥똥한 두르막입은 싀굴紳士가 귀박휘를 어르만지며 같쓴 싀굴주책망난이같은 늙은연감님 더러눈흘기는것이였다.
그러는데도 그 외에 다른이들은 역시 웃지도 않고 치여다보지도 않었다. 그래서 그우수운 꼴들을 보면 粉粧室안에 우슴판이 터지리라고하든 내期待는 아주 산산히 깨여지고 말지않을수 없었다.
鮮英氏가 다시 빨간 자리옷을 입고 드러오고 京順氏의 洋裝맵씨의 곻은얼골이 더익어가고 貴禮의 노랑반회장저고리와 분홍치마에 당태같이 따어내린 머리가 추렁추렁 귀여웠을때 黃撤氏는 회색조선 바지를 버서버리고 곤색의양복으로 가라입었다.
「어서하세요」
이것은 그날저녁에 主人公으로 東京留學生이요 또詩人인 黃在喆 黃撤氏가 그의 相對요 愛人인 裴英子(金鮮英)에게 화장이 느젔다고 독촉하는 말이었다.
「워디 쾌쾌듸 니듸 만만듸」
英子는 그신비하게 움즉이는 눈으로 在喆을 바라보며 이렇게대답하고 방긋이 웃어보였다.
또다시 뻴이 울었다. 이번엔 鮮英氏가 빨간자리옷채 짧고 굽실거리는 머리를 풀어 제친채로 舞臺로 다름박질해 나갔다. 그뒤로 떠러저서 貴禮씨가 나가고 京順, 黃撤씨등이 차레대로 나가는데 회색인조두르막의 복덕방영감비슷하나 깍쟁이같이 밉쌀마진 中年 늙은이가 고개를 수굿하고 무슨思索에뭇인듯이 더벅더벅 거러서나가는 黃撤氏뒤를 쪼츠며
「이사람아 오늘저녁엘랑 제발좀가많이 쥐여밖게나 아직두 가슴이 뻑적지근 하다니까」
黃撤氏는 언제나 잘하는 그눈짓으로 힐끔 한번 도라다보고 한쪽입 귀텡이로 웃어버리기만혔다.
粉粧室의 俳優들도 거진 舞臺로 다 나같을때 우리도 案內하는분을 따라 數없이많은 觀客席한구석에 자리를定하고 舞臺뒤에서 보든 그이들을 舞臺앞에서 求景하기로했다.
舞臺뒤에서는 그저 엄숙하게 自己를 爲해서 自己와 전언 딴自己를 맨들기에만 열중하든 이들이 舞臺에서는 또 自己가 맨드러낸 自己의役割을 하느라고웃고 울고, 남을害하고, 또 슬퍼하고, 심술을부리고, 병들어알코, 戀愛를하고, 죽고 하는것이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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