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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가」와 이동백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춘향가」와 이동백 「春香歌」와 李東伯
종    류 대담 對談
필    자 +++ +++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6-11 昭和十一年十一月
면    수 190 (190)
기사
記……「춘향가극 (春香歌劇) 의문예적가치(文藝的價値)를어떻게 생각하십니까
李……「춘향가극」은 처음부터 끗까지가 모다 기맥흰 노래가락뿐이지요 미문려구(美文麗句)의 명문(名文)만이 아니라 어떤대목에 이르러서는 그당시의 세상(世相)과 사회상(社會相)을 기맥히게 그려내인 훌융한 예술품이 아닌가 하외다 천존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요는 만성고(天樽美酒千人血玉盤嘉肴萬成膏)같은 글구는 자고로 일홈있는 유명한 글구가 아닌가합니다 나는 본래 문예(文藝)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배지마는 소위 신소설 (新小說) 이 낱아나기 이전(以前)의 조선 고대소설로서는 이 「춘향가극」만치 조선사람의 귀중한 문헌(文獻)이 업는줄노 생각됩니다 가령 십장가(十杖歌)나 농부가(農夫歌)같은 유명한 노래도 노래려니와 그시대와 그때 사회제도를 잘그려내였다는점과 더구나「춘향」 이같은 꽃다은 처녀를 내세워 억천만년을 두고두고 송죽(松竹)같이 굳은 절개, 철석(鐵石)같이 굳은정조를 기리기리 본받게하는점에서 「춘향가극」의가치(價値)는 영원한 생명이 빛날줄압니다
記……「춘향가극」을 해 나려가는중 어느 대목에 이르러서 가장힘을 많이 드리게되는지요?
李……「춘향」이 옥중(獄中)고초를 다격거가며 모진매를 마저가는 대목 「십장가」나, 이도령(李道令)을 리별하는 장면이나 어느대목 어느장면에 힘안드리는데가 없지마는 그중에서도 유독히 있는힘과목청을다—뽑아내기는 어삿도(御使道)나오는대목도 그러려니와 농부가(農夫歌)에 제일힘을 너케되지요
記……「춘향가극」중 듯는 사람의 가슴을 저리게하고 뜨거운눈물을 쏟다놓게하는 대목은 어느장면 인가요?
李……글세요 울음통이 옅든이는 「춘향」이 리도령과작하는데서부터 눈물을쥐여짜게되고또 제아모리 눈물이별없는 이라도 「춘향」이 옥중에가친몸되여 모진매를 마저가면서도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는 불사이부」를 부르지즈며 입을다문채 일자로아뢰이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가슴을 쥐여뜯게되고 목을놓아울게되지요
記……「춘향」! 다시말하면 지금으로부터 약사백년전 남원(南原)고을 기생 월매(月梅)의 딸 「춘향」의 끼친자최와 남긴행동을 어떻게보심니까
李……심청의 지극한효성 화용도의 두터운신의 수궁가의 고든충성 흥부가의 두터운우애에 비해서 춘향의 열열한절개는 만고역대 천추만대를 두고두고 이땅사람들에게 던지는 위대한교훈이지요 더구나 기생의 가문에서태여나 이러틋 송죽같이 깨끗할데가또 어데있겠읍니까? 오늘날에와서는 몇푼의 돈과쥐꼬리만한명예때문에 바람에불리는 갈대와같이 이리저리흔들리는 세상인심을보매 춘향이 옥중고초를 격거가면서까지 자기의정조를 직히는데 이르러서야 어느누가 감탄치 않겠서요
記……남원(南原)에 이르러 광한루(廣寒樓)나 오작교(烏鵲橋)를 보든 감개(感慨)가 어떻햇서요?
李……내가 맨처음으로 남원에가서 광한루와 오작교를 구경하든때는 지금에서부터 이십년전의 일이외다 내가 광한루와 오작교를 보기전에는 남원부사 리도령이 한가로히 소요하고 월매딸춘향이 숲속에서 그네뛰며놀든데라 산천도좋고 경치도 좋을시고, 「광한루 오작교」는 녯날녯자최가 그럴뜻하게 남어있으려니 했드니만, 흥분되는호기심에서 남원땅으로 정작들어서서 광한루다락에올러 건너편오작교를구버보니 산천은 의구(依舊)하련만도 광한루 마지마지 쓰러저가고 오작교역시 별로히 신통치못하매 차라리 내가남원을 일부러차저든것이 후회낙담되든일이 아즉도기억에 새롭구려! 다만 내 지금서서 오작교저편 바라보는 이난간(欄干)은 바로멫백년전 남원부사리도령이 노든곳이겠고 저편나무숲욱어진데는 월매딸춘향이 화용월태고흔몸에 삽분삽분거러와 그네줄 휘여잡든데로구나!하든생각이떠돌자 내 입속으로는 「춘향가」의 대목대목이 빙빙떠돌아올으든일이 생각키우는군요 요사히와서는 광한루나 오작교를 모다 그럴뜻하게 새로증축도하여서 보는사람에게 깁흔감회를 주게쯤되였다고 하지마는 나는 근년에는 가본일이 없읍니다. 춘향은가고 광한루도갈지라도 춘향이남긴 굳고깨끄한 절개(節介)만은 천추만대에 빛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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