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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극과 첫 무대―「검찰관」의 퇴역 관리로―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문사극과 첫 무대―「검찰관」의 퇴역 관리로― 文士劇과첫舞臺―「檢察官」의 退役官吏로―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서항석 徐恒錫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6-11 昭和十一年十一月
면    수 172 (172)
기사
[사진] 공연중인 무대사진
나와 演劇과는 因緣이 깊다. 나는 八九歲때에 벌서 演劇에 對한 衝動이 내속에 强烈함을 느끼었다. 어느小說에 나오는 가장劇的인 部分을 따가지고 동무들에게 「口立」로 이야기하야 각각役을 맡기고. 나自身 主役이되어 이를實演한 일이있다. 遐鄕僻村에 태어난 나는 그때까지에 演劇이라면「탈노름」을 보았을뿐이오 新派演劇이란것은구경도 못하였었고 또 戱曲이란것도 읽은일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의最初의 演劇은 純全히 나의創意로 그構成과 形式을 가지게 된것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것은 一種의 野外劇이었다. 그러고 舞臺를 여러군데로 想定하여노코 劇의 進行을 따라 演者가 여기서 저기로 移動하면서 이야기를 展開시키도록 한것은 어찌보면 構成舞臺에도 가까운것이었다. 이러케하고보니 그構成은 입센式이라기보다 沙翁式이었었다. 이것을 나의첫舞臺라할까.
이 어린때의 無邪氣한 작난이 나의 骨髓에 演劇膏盲을 깊이 뿌리박어준탓인지 그後의 나는 내가 長成함을 따라 더큰 規模의 素人劇을 여러번 내손으로 맨들어내었고 그것이 내게 있어서는 無限히 기쁜일의 하나이군 하였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나의 演劇人以前의 에피소드에 지나지못하는것이오 정말 나의 첫舞臺라 할것은 劇藝術硏究會 第一回公演의 「檢察官」 第五幕에 잠간登場하는 退職官吏「라스타 콥스키-」로 出演한것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劇文學 乃至 劇藝術을 단지 硏究할뿐만 아니라 우리自身이 이를 實踐躬行함으로써 朝鮮의 劇文化樹立에 資하려하거니와 더구나 그때는 草創期의 氣勢와 熱情이 猪突的인 勇氣를 도두어 前後不顧하고 다같이 舞臺에 서기로 하였던 것이다. 昭和七年 五月四日과 五日의 이틀밤 京城의 朝鮮劇場에는 오래 演劇다운 演劇에 渴하였던 各界人士가 비록 서투르기는 하나마 良心的일것으로 생각된 우리들의 演劇을 보기 爲하야 超滿員의 盛況을 이루었었다. 내가 맡은役은 臺詞두어마디를 외면 되는것이니 當初부터 그리어렵게 생각하지도 않었을뿐 아니라 우리의 成敗를 占치는 初公演의 初日이 豫想보다도 더盛況이었다는것이 나에게 百倍의 勇氣를 더하야 正히 凱旋將軍의豪氣와 같은것이 몸과 마음에 넘침을 느끼었고 따라서 내앞에 萬難이 닥처와도 넉넉히 헤치고 나갈것만 같었으니 맡은役도 舞臺에만 나가면 아주 수월하게 해넘길것으로만 생각되었었다.
그러나 웬일일까, 觀客들이, 上下層에 빈틈없이 들어앉은 觀客들이 그총알같은 視線을 내게로 쏘아부치는것같이 느낀 그瞬間 갑작이 精神이 아찔하고 얼떨떨한것이 무었에 얻어맞은 사람과도 같었었다. 그러나 나의 登場劈頭의 臺詞—
「안톤⦁안토오뷔쥐氏 祝福함니다. 閣下와 新夫婦의 健康을 빌고 子孫萬代의 繁榮을 축수합니다. 안나⦁안드례에브나, 마리아⦁안토오노뷔취!」
이것만은 떨리는 목소리로나마 틀림없이 하였으나 한참이나 있다가 다른사람들의 對話에 끼어서 한마디 하게되는 나의둘재臺詞이자 마지막 臺詞—
「사람의 힘으로는 하는수 없지만 하나님의힘으로야 안될것이 없죠」
하는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멍하니 앉어있었었다. 演劇의 進行이 잠간동강이나고 모두들 내입을 처다본다. 그제서야 나는 내차례의 臺詞를 잊고있는줄을 알아채었다. 그러나 첫두머리가 입안에서 뱅뱅돌면서 얼른 나와주지를 안는다. 하하 그때의 焦燥하던것이란! 지금은 이러케 말하지마는 그자리에서는 땀이 全身을 적섰던것이다. 그러나 어찌어찌하야 그臺詞를 그리 서투르지안케 내노키는 하였었다.
이것이 나의첫舞臺였다. 그러고 그뒤에는 第三回公演때에 「記念祭」의 손님으로 나가가지고 말도없이 곁엣사람과 그덕이기나 멫번하는 役을 맡은以後에는 나는 다시 出演할 機會를 갖지못한채 지금까지 가끔 登場慾의 간즈림을 느끼면서 그대로 지나온다.
그러나 나와 演劇은 依然히 因緣이 깊다. 나는 演劇때문에 나自身을 괴롭히고 또 演劇으로써 나自身을 위로하는것으로써 나의一生 을 보낼것만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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