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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희 자전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여가희 자전 女歌姬自傳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김선초 金仙草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4-07 昭和九年七月
면    수 130 (130)
기사
해가 서으로 기우러지고 찬바람과함 바다비린내가 나의 가삼에부닷칠 나는 서울을 얼마나 그리워하엿스며 이 쓸쓸한 원산(元山)을 은제나 나가보나!
그러한 생각만이 자나나나 의가삼에 가득찻섯다
열여섯살되는해봄 원산서 보통학교를맛치고나니 나의가삼은 더구나 터지는것갓햇다 원악 완고한가뎡이라 보통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문밧게는 조곰도 나아가지못하게하고 어머니서 나를 아랫방구석에 가두어놋코「게집애년이 보통학교나마라도 졸업이라고 하엿스면 그만 무던하지 무에 서울가서 공부를 더허겟서……그냥 주는밥이나 처먹고 바누질이나 배우다가 싀집이나 가거라」
원악 엄격하신 어머님의 말슴이라 눈물노그냥 몃칠을지나다가 가만히생각을하니 처음붓터 서울노보내달나다가는 아모것도 다 틀닐것갓해서 우선 집문밧게라도 나가볼생각으로 아버지를 졸나서 루씨녀고보에단이게되엿다
그러나 나는 조곰도 공부는하고십지안엇다 웃더케하면 서울로 올너가서 음악과 연극울 배워볼수잇슬가?
이러한 생각으로 남몰내가슴을고 긴긴 겨울밤에 보리도 여러번싸보앗건만 마음약한 처녀의가슴이라 그냥 이불속에 드러파뭇처 눈물노 그밤을새우고 아츰이되면 다시책보를들고 학교에를가서는 정신진사람모양으로 헛 공상에 머리를 알코만잇섯다
그리다가 그이듬해 봄이오자 우주의 대자연은 나를불느는거와도갓치 창문으로 빗치여드러오는 달빗은 나를보고 방긋이 웃스며 불너내엿다
이마에흐른 을씻고 갑분 숨을 한번길게내쉬엿슬에는 벌서 경성행긔차를타고 한편구석에 보리를 고 안젓슬이다
×
그럿케 동경하든 서울!
이 서울은 나에게 무엇을갓다주엇슬가 우리가뎡에서 연극이나 활동사진이나 배우갓튼것을 광대색기로 알엇든것과도갓고 조선의사회에서는 한역시 천대시하엿든것이다 나에게는 큰락망을주엇다 그러나 이것은 조선이란곳에서 나에게만주는 서름이안이겟지! 그럿케생각하고 극단(劇團)생활을하엿스나 거기서 생기는 허무와 남몰리흐르는서름은 남과갓튼 처지에잇지안은 조선에서 연극은 수천년에 역사를가즌 훌융한예술가이다!하는 이러한 예술가들이 가질만한 자존심을나에게는 주지못하엿다
우후죽순갓치 생기는극단 한 봄볏에 눈녹아업서지듯하는 조선의극단에서 나의한입이나마 먹어가고잇슬것인가 동서양을물론하고 엇더한 훌융한 예술가이든지 빈곤한생활을할것은사실이나 조선과갓치 가뎡에서 버림을밧고 사회에서 천대밧는 안이 천대시하는 그들이 어리석기할량이업는 인간들이 지만 (물론 나의 부모도 말할것도업다) 과거의 훌융한 예술뎍 력사를가진조선에서 연극이나 활동사진을 비웃고 배우들을 비웃는 조선사회가 한심치안으랴!
사십만이나사는 조선의대표뎍 도시에 우리의 손으로 극장한아를 갓지를 못하엿다는것이 현대의 문화인으로써 수치가 안이고 무엇이랴 배우들의 개인행동의 단점을 드러내는것으로 일삼는것보다 그들의 일터한아라도 만드노아노치못한 우리조선사회가 넘우 현대인으로써 우리를울길만한일이안일가
이러한 조선사회니만큼 주린배를웅켜잡고 기한에못익이여 은적도 여러변이엿다 죽고십흔생각도잇섯지만 그것은 오히려 두러누어서 나의 얼골에 침을뱃는것과도갓햇다
무엇보다도 가뎡이 원망스러웟다 나의무대생활 삼사년동안에 우리집과나와는 모든것이 절교상태이엿스며 어머니와아버지는 나를보지 안엇다
양반의집안에 광대가낫다고……
이소리를듯고 코우슴을처야올을지 가슴을드리고 울어야올을지 다만 무심코 나오는 한줄기의 긴한숨밧게업섯다
아-시들픈신세 아-임자업는몸
북바치는설음 갈곳은그어대
눈물겨워 어이해 애달퍼서 어이해
북망산아 먼아먼곳
정든님차저 하소연할가 누구를위해 거러갈
이노래가 코럼비야 레코-드에 내가너은 류행가의「긴한숨」이다마는 나의좁은가삼을 엇다의지할업슬는 이노래를 불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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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량(聲量)이조흐니 동경가서 음악공부를잘하여가지고 조흔 소프라너가되서요!
이러한 말도몃변드럿다마는 오히려 지금과갓치 류행가수로 그냥잇는것이 나에게도 퍽 유리할것이라고 생각하엿다
엇재그러냐하면 조선사회라는곳이 누구를물론하고 남이잘되는것을 바라고 잇는 사회인가 그럿치안으면 남의 단처만 드러내는 사회인가를 생각하여볼필요가잇다
이삼년을두고 동경가서 음악공부를하고 조선에나온댓자 빈궁한 조선의문인(文人)들의 생활과도갓치 나의생활은 오늘의현재생활보다 더 저락되면저락될것이지 향상되지는안을것이다 자선사업으로 음악회에 무보수로 그냥나가주지안을진대는 조선사회에서 세게의명곡을 부를진대 그사람의 생활보장을 잘하여줄것인가 돈잇는집사람의 일종의 취미로 혹은 일평생의 연구물로 물질적조건은 생각지안는다면 모르거니와 의식주가 인생과 러지지 못할진대 원대한 희망과 포부가 비누거픔에지나지 안코무엇일가
그리하야 나는 늘생각하엿다 아모리 이맛는 연극인이 모혀잇다하드라도 그들의 발둘곳이업는이상 물업는 배와도 갓흘것이다 정말 조선사회에서 참다운 연극을요구하며 참다운 모든예술을 요구한다면 그리고 머지안어길에서헤매고잇는 우리들에게 일터를만드러준다면 과도기의 우리들의 이조고만한 희성은 아모것도안일것이다
삼년동안이나 콜럼비야 레코-드회사에 잇섯는대로 그냥 더잇슬터이냐고 무는사람도 만흐나 나는 이것을 한자랑으로알고 잇다 외그러냐하면 붓침성업는 우리들의 살님이나마 너머 경동한 행동을하지안코 한군대의 일자리가 잇슬진대 오래도록 발을머므르고잇는것이 나는 맛당할것이라고 생각을한다 요사이 레코-드회사에 소속되여잇는 예술가들 자신들도 생각하여볼문제가잇스며 레코-드회사의 문예부자체도 넘우 천박한행동에 러지지안키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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