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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장서 듣는 민요정조―구곡에 사무치는 단장곡―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제 고장서 듣는 민요정조―구곡에 사무치는 단장곡― 제고장서듯는民謠情調―九曲에사모치는斷膓曲―
종    류 비평 批評
필    자 박상희 朴相羲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6-08 昭和十一年八月
면    수 111 (111)
기사
「鄕土에 풍겨진 人情이, 無名의歌手아름다운 목소리를 타고 흘너나오는 詩-그것이 民謠이 다.
山봉오리 영그럽고 물소리 맑은 關北의 東海岸엔 녜로부터 눈물을 자아내는 애 끗는 노래, 젊은이들의 가슴을 울넝거리게하는 사랑의 노래를 퍽으나 많이 가지고 잇다
太白의 줄기찬 山脈이 南으로달니며 가다 가다 펼처진 멫개의벌판, -그중에서도 國泰의連峯이 蒼海바다와 이마를 마주대인 山골, 東海는 저멀리서 아물거리는데가 바로 내 자라난 곳이다.
離鄕 十年 關北의 山골에서 東海바다를 바라보며 자라난 나는 어린時節의 내故鄕에 넘우나많은 로맨쓰를 가지고잇서 아직도 記憶에 새로웁다.
내고장의鄕土色-地理, 歷史, 人情, 風俗, 生活等-이 或은 한숨에 석긴 哀調로, 或은 허구푼 우슴으로 口傳되여 내려오는 온갓 民謠는, 時代의 거울이 엿고 農村生活의 反映이엿다.
北國(咸鏡道)의 民謠는 넘우나 눈물에 저저잇고 悲劇을 품고잇다 이로미루워보아 北國의 坊々谷々에는 녜로부터 얼마나 눈물과 悲劇이많어왓나함을 짐작하게 된다
「山高谷深 無人之處에
내 누를보려고 예-왓나
에헤예, 에헤야, 에-헤에헤라
멀화낙구 내여기 왓네.」
이「哀怨聲」은 咸鏡道民謠의 代表的이다.
自古고 더벙머리總角, 숙성한處女들-이 애끗는 悲哀의 노래를 부르면서 대관절 얼마나 많은눈물을 흘니여왓든가?
새 소리, 물 소리 만이 간간히 들여오는 深山幽谷 호젓한데로 不遠千里하고 깃껏 찾어왓더니 그리운님은 간데 온데 자취조차 업고보니, 그의 갈곳이 어데멜가? 앞에는 泰山만이 疊々으로 가로막혓고 뒤로 돌여다보니 갈곳은 아득하니 나오는것은 한숨뿐이요, 흘으는것은 눈물뿐일게다
이 가엽슨 情景! 「哀怨聲」의눈물겨운 曲調가 엇찌 업슬소냐!
「一世英雄 金德齡도 때를못맛나
山中에 풀막짓고 지는달 솟는
해 바라봣네
에헤예, 에헤야, 에-헤에헤라
멀화낙구 내여기 왓네」
이노래 또한 九曲肝臟을 녹이는一節이다.
北쪽나라 朝鮮만이 가질수잇는또한가지 애끗는 노래이다 將軍李舜臣에 못지않은 빼난才操와 빛나는 威武를 갓추면서도 不遇의 가엽슨 몸이되여 關北의山골에서 덧업시一生을 끗막게되는 안탁가운 事情! 넘우나 不公平한 世事를 慨嘆하는 나머지에 녹쓰른長劒을 힘업시 어루만지고 한울을 우러러 때가차저오기만 기다리며 山中에 풀막 짓고, 지는달 솟는해나 덧업시 보내면서 悲憤慷慨에 넘치는 피눈물을 흘녀가며 부르짓는 이 한曲調의斷膓曲은 李朝의 世相이 만들어놓은 한가닥 悲曲이 아니든가? 더구나 李朝末葉에 이르러 世事가 어즈러워저감을 바라보든 그當時 咸鏡道의 坊々谷々에는 이 애끗는 노래가 더한層 피끌는 젊은男兒들의 心膓에서 힘잇게 소스라처나와 마을마다 퍼저흐르게 되엿든것이다.
前者의 「哀怨聲」이 젊은이들 사이에 매저지든 사랑이 가저오는한가닥 個人間의 슲음이라면, 後者의 「哀怨聲」은 넘우나 커다란 抱負와理想을 품은 이들의 부르지즘이 아닐는가?
지금으로부터 十年前, 北國의 내고향은 퍽도 安穩하고 平和스러운 마을이엿다
늦인봄 뒷山에 올나 처량하게 山골작을 울여나오는 「哀怨聲」의 안탁가운 曲調를 들어가며 센치멘탈한 氣分에 잠겨지든 그때가 아직도 記憶에 새로웁구나!
「新高山이 우루룩
汽動車 떠나는 소리에
舊高山 큰애기
에루화 반보짐 싸누나
에랑 에랑 에헤야
에루화 유람 가-자」
「哀怨聲」이 咸鏡道北方의 代表的民謠이라면 이「新高山打鈴」은 咸鏡道南方의 代表的인 民謠일것이다.
新文明의 요란스러운 波濤소리, 北國의 그윽한 山골작에까지 처덕이며 밀여들어오게되자 封建的인原始生活속에 굳게갓처잇서 봄이면山에올나 산나물이나 뜻든 山골 색시들이, 보짐을 꾸려가지고 汽動車타고 어데론지(都市) 멀니멀니 동떠나가니, 늦인봄 山비탈에서 김매든 마을 總角들은 요란스러운汽笛소리 들어가며, 汽動車에 오른 마을 색시의 그얼골 그姿態를 머-ㅇ하니 그려보다가 까닭모를 기한숨만 뽑으며 호미ㅅ자루를 탈아쥐고 한曲調 읊는 이「新高山打鈴」의 情趣는 어린時節의 내고장에서 每日같이 듯든 노래엿다.
新과 舊의 衝突과 矛盾. 北國의 山골에는 이로 말미아마 許多한悲劇과 하도많은 눈물을 자아내게하엿다.
어느民謠치고 그러치 않은것이업지마는, 이 「新高山打鈴」은 北國의 山村 비탈밭에서 밭이랑을 타고앉은 마을總角의 입속으로 흘너나오는 그情趣는 다른地方의 사람들로는 到底히 맛보지못할것이다.
「바람이 불야면
東南風 불구요
豊年이 들랴면
님豊年 들어라」
이노래曲調는 앞벌에 나가 달내캐는 마을 색시들이, 젓가슴으로 슴여드는 五月의薰風을 마서가면서 누릿누릿 익어가는 麥波와 푸르러가는 곡식을 바라보면서 흥에 못겨워, 그고흔 紅唇을 방긋이 열어 南風에 띄워보내는 노래가아닐가?
바람은 불야면 東南風같은 부드러운 바람만이 불어서 이마을에平和와 깁붐을 실어다주고, 豊年이들야면 이마을에다 굿건한體格을 가진 씩씩한 사나히들만 많이 생겨나게 해주려무나! 그가운데서 내그리는 님이나 차저보게-
얼마나 牧歌的이 農村의 情緖가 넘처흐르는가?
十年前 내故鄕은 平和한 마을이엿고 고요한 山村이엿다
그런데 웬 緣故인지 十年이 흘너간 뒤--
「無産者 누구냐
한탄을 말어라
富貴와 貧賤은
돌고 돈단다.」
X
靑天 하날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살님사리
말성도 많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나가세
지금의 내 故鄕엔 이러한 노래曲調만이 마을의 철不知 樵童들의 핏끼업는 입까에서 흘너나올뿐이다
내고장에서 듯든 民謠의情調 조차 지금엔 차저볼수업구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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