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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 영화사 (조선권번)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명기 영화사 (조선권번) 名妓榮華史 朝鮮券番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낭랑공자 浪浪公子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6-06 昭和十一年六月
면    수 163 (163)
기사
[사진]기생으로 추정되는 여인 둘
서울장안에 긔생권번(妓生券番)이 멫이든가?
조선권번(朝鮮券番)이있고
한양권번(漢陽券番)이있고
종로권번(鍾路券番)이있다.
이세개의 긔생권번에는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한 긔생들이 있는가?
한권번에 근五百명, 세권번이면一千五百名의 긔생들이있다.
긔생권번이란 한마듸로 말한다면「긔생」을 맨드러내는 긔생학교이다 이들권번에서는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양금이면 양금, 모두가제각기선생이 앉어있어 밤과낮을 가리지않고 우스며 욕해가면서 긔생들을 기르는데가 여기로다.
그러면 조선에 긔생이 언제부터 잇어왔든고?하면 그야 역사가들의 알배로서 아마 신라, 백제, 고구려의 삼국시대부터 있어왔다기도하고 또 엇던사람들은 고려때에야 비로소 완전한 긔생이있었다고하나 이런것은 우리들의 알배가 아니라, 다만 조선에은 자고(自古)로 긔생이 하두 유명하여왓든것만은 숨길수없는 사실이요, 누구나 아는 일이다.
궁안에 무슨 연회(宴會)가 있을때도 긔생. 고관대작이나 돈푼있는 풍유객들에게도 거저 긔생
이러한 긔생들도 그옛날엔 다만「긔생서방」이 있어 깃것해야 한집에 四五名이아니면 五六名이모이면 대작이고 돈푼이나 발겨먹자는 야비한수단을 모르는 깨끗한「긔생」도의 품성을 길느기에만 힘을쓰는 한개의 예술가들이엿다.
이자리에서는 이세권번중에서 가장력사가오래이고 유명한 긔생을하두많이 이강산(江山)에 내보내인「조선권번」을 먼저 차저 한때에 그일홈이 휘날니든 유명한 긔생들의영화사(榮華史)를 다시금 한번 더듬어볼가한다.
그러면「조선권번」의 연혁(沿革)은 엇더한길을 밟어왓나함부터간단히 적어나 볼가
개명이후 모든 제도가 일신하고 새로워지는통에 이 긔생에대한 제도도 새로생겨낫든것이다.
그전에 긔생들은 긔생서방에게매달여서 일생을 긔생으로 그서방에게 모든것을 다-바처오든 지난날의 서방제도를 없이하고 새로히긔생권번을 만들엇든것이니 이것이明治四十三年, 河奎一氏와 그밧게 멧멧분이 널니 전선으로 긔생을 모집하여 소위 긔생조합을 맨들엇든것이다 이때에 모여온 긔생들이란 대부분이 평양긔생들이엿다. 이것이 大正八年에와서 비로서「大正券番」이란 일홈으로 오늘의 朝鮮券番의전신(前身)이 되엿든것이다. 明治四十三年에서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이「조선권번」은 오로지 河奎一氏의 공로이요 꾸준한 지도가 잇섯다한다. 또한 이권번의 초창긔로 부터 오늘날까지 河奎一氏의 손밑에서자라난 긔생이 數三千名을 헤아린다고하니 실로 조선긔생권번사의 첫페-지를 일우는 河奎一氏의 존재는 뚜렷한바가있다할것이다. 지금에河奎一氏는「조선권번」을움즉이는한주인으로 되엿다
조선의 정악(正樂)은 물론이지만 춤잘추고 노래잘부르는 河奎一氏의손아래에서 하나에서 수천을 헤아리는 수많은 妓生들가운데서도 얼골잘나고 재조가 용하고 춤 잘추고 노래잘불너서 장안의 호객과 풍유객들이 너도나도하며 단춤을 삼키며 연연사모하든 긔생들이 하나요 단둘이아니려니 인제 이들의 지난날의 성망(盛望)과 그들의자취도알어나보련다.
元花紅이가 그러하고 吳小紅이또한 그러하다.
그박게는 金珊瑚珠 또한 빼일수없는 한다하는 名妓들이엿다. 이들은 모다 河奎一氏의 손아래에서노래를 배우고 춤을 배운 유명한긔생들이엿다.
고향은 본래가 모다 평양이엿스나 서울에올너와 한동안수많은 남자의 흠모와 사랑을 무던히 바더오든 긔생들이다. 그중에도 더구나 金珊瑚珠같은 긔생은「一聞十知」하는 가진재조를 구비한데다가 평양에서부터 일훔있는 어엽븐얼골을가진 긔생이다「패성」의 풍유객도풍유객이려니와 그당시 서울장안의긔생방을 드나드든 고관대작의 아들까지 사랑을 아끼지안튼 一代名妓들이엿다. 그때가 바로大正元年경이여서 아직 예적도 업시 지나든때의일이다. 지금의 이들은 모다 어느 돈많은 남자들을어더가서 곱다라케 가정을 이루고 사라가는지! 그러치못하면 일즉이 세상을 떠나갓는지? 그들의소식은 도모지 알수가없다.
이들이 한번 긔생의자리를 물너간뒤에는 玄梅紅과金月仙이 또한당대의 한다하는 일홈을 이江山에날니든 名妓들이다. 玄梅紅의 本名은 達順이요 金月仙이의本名은 卜順이라 둘이 모다 지금에는 四十을 갓가히바라다보는 이들로서 梅紅이는열넷에 月仙이는 열다섯에 똑같이 긔생이되여서 河先生의 귀여움을바더가면서 밤낮을 가리지않고 춤추고 노래부르게되엿스니 둘이 모다 京城雜歌와 西道雜歌를 잘하는 名唱들이엿다. 더구나 梅紅은 金相淳氏에게서 洋琴까지 배워서 양금잘띄우기로도 당대에 그일홈이 자자하엿든 긔생이다 모다 十五年동안이나 긔생으로잇스면서 十餘年前까지도 일홈잇는 名妓로치든 긔생들이다. 지금에는 모다 현모양처가되여 돈잇는남자의 가정으로들어갓다한다.
그런데 이들과 거의갓치 나와서 멧해앞서 긔적에서 물러간이로는
金明玉이가있다. 明玉이 역시 지금은 五十의고개를 바라보게되는몸이나 한이십년전까지는 춤잘추고노래잘부르기로 (더욱이 西道雜歌)는 빼여노흘수없는 名妓의 하나이엿다 지금엔 이긔생도 전라도 엇든부호와짝을지어 평온한가정을 이루워여생을 보낸다고한다. 그담에 나타난名妓가운데는
朱山月이가잇다 本名은 朱○京이다. 일즉이「천○교의×대 교주 손○희」의 뜨거운 총애를 바더오든朱山月이는 어려서 十四歲에 긔생으로나섯든것이다.
얼골은 비록 잘나지못한 편이나 노래잘부르고 춤잘추고 더구나 마음세가 곱고 태도가 아련해서 장안의수많은남자들이 그의뒤를 딸앗다
손○희시가 세상을 떠날때에는비록 긔생의몸으로있으나마 침식을이저가면서 극진한간호를 하엿든것이며 그가 도라가매뜨거운 피눈물을 그의 무덤우에 몃번이고 뿌렷다고한다. 그가 긔적을떠나 천○교의 돈으로 동경에건너가 녀가 영어숙(英語塾)학교에까지 졸업하고 돌아와오늘날까지 내々 독신으로 지내면서 지금엔 천○교의 녀자부의 총무로써 五十의고개가 넘도록 피로를모르고 부즈런히 일을하여가고잇다.
그가 간후에는 또한,
李蘭香과徐珊瑚珠를 손꼽을것이다
李蘭香의 본일홈은 仙妃요 徐珊瑚珠의 본일홈은 順鳳이다. 둘이다大正八年부터 긔생으로 나섯스니蘭香이 나이十九요 珊瑚珠는十五엿다
평양이 역시 이들의 고향이엿고 똑같이 춤잘추고 노래잘하고 양금잘띄우기로 그당시 장안의 남자들은 어느누구 모르는이가 업섯다. 더욱이 李蘭香은 얼골잘나고 거동곱고 말소리가 맑을뿐더러 한아물으면 열을아는 재조 떵어리엿스니 그것은 란향의 맑은두눈동자와 넓죽한이마에 그재조가 들엇다고나할것이다. 글잘하는 사람들도「란향」이요 돈잘쓰는 궐자들도「란향」이엿다. 그러드니 란향이나 산호주나 긔적에 몸을 둔지 十五年째되는昭和八年 봄, 꽃피고 새지저귀든때 이들의 나히도모다 三十年의 고개를넘게되니 이들에게는 머지않어 닥처올 얼골의 주름살을 막을길 바이없음을 늣겻든지 란향은 령남의 어떤 부호의사랑과짝을지어 화류게에서 사라저버렷스니 지금에는 아들딸많이 낳코 무심한 세월만을손꼽고잇스리라.
그러면 란향이와 산호주가 간뒤의 조선권번에는 엇든 名妓가 오늘날까지 잇서오는가?
白雲仙이가 그일홈이요, 金水晶이또한 그러하다.
白雲仙의 본일홈은 純鄕이요 明治三十三年三月十七日이 그에 生日이다. 인제 나이는 먹을만치 먹어大正八年에서 오늘날까지 내려오니 실로 긔적에 몸을 던진지 二十年을 헤아리게되엿다. 긔생으로 더구나 한다하는名妓로 이러틋이 오랜동안을 게속해서오는이는 오직 白雲仙이하나뿐일것이요 三十의고개를넘으나 그노래 그춤은 조금도 변할줄몰나 그에人氣는 도모지 사라질쭐몰으니 이를가르처「萬年名妓」라고나 할것이다. 모도가 河奎一氏 손에 길이우면서 귀여움을 많히받은名妓가 그누구랴마는 유독히「백운선」은 그중에서도 가장 귀여움을 받어오고 앳겨오는 긔생이다.
金水晶은 아직 활작 피지못한한떨기백장미화, 그에나이 二十四다.
일즉이는 고향에서 보통학교를 졸업하엿고 졸업하든 즉시 열다섯에 긔적에 몸을두어 오늘에 이르럿다 경긔잡가 서도잡가가기맥히지마는 양금도 신간이녹고 춤도 탄복할만하니 그에재조가 어느名妓에 뒤지지않는다. 요사히장안에서 白雲仙이를아는자 또한 金水晶을 알게되엿다. 한가지 풍편에들이는바는 水晶은오라지않어 긔적에서 정든 남자를 따라 가정으로 들어간다니 水晶이 간뒤에는 과연 뉘가 또한나슬것인가.
「조선권번」이 잇서온지 이제二十五여년 그동안 얼골잘난 名妓 이박게도 많었섰고 소리잘하고 춤잘추든긔생 또한 허다하며 엇던긔생은 비관하고 목슴을 끊은이도잇고 엇든긔생, 해외의 손님과정을듸려머나먼 외지로 가서 소식조차없는이가 하두많으니 이것을 모조리 적을수도 없는일이요 그것을 다-추려낼 시간의 여유를 못가젓슴을한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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