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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출 씨 만담 방청기―관대한 남편―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신불출 씨 만담 방청기―관대한 남편― 申不出氏漫談傍聽記―寬大한男便―
종    류 만담 漫談
필    자 일기자 一記者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5-08 昭和十年八月
면    수 237 (237)
기사
〇첫머리의말
語學과 文學과의 確然한區別이 서질수잇다고 할것같으면 漫談과 漫文과는 그形式을 原則的으로 달니하는것임니다 申不出氏의 漫談을 記者가 처음 듯고 늣긴것은「말」노서뿐 表現할수있는것이고 「글」노서는到底히 表現식힐수 없다는것이있읍니다 萬一漫文의形式을 빌어가지고 漫談을 表現하랴면 그것이야말노專然不能에 屬하는일인것은 勿論이려니와 况且 그漫談이 가지는 特徵的인 眞味境에 이르러서는 實노別界에것인양하야 그모습의 한구퉁이나마 시늉하기를 不許하는것이외다 申不出氏가 發表한 作品들의 內容上問題는 稿를 달니하야 말하겟지만「말재조」를 通해보는 申不出氏의 藝術的 素質이야말노 文字그대로의 才士외다 이 申不出氏를 세상에서는 레코-드에吹込한 우슴거리들만을듯고 或時 漫談이란 그런것이나 않인가하고 誤解하는사람들도 있겟지만實은 그러치않이하야 漫談家 申不出氏에게 對한 期待는 큰것임니다最近에 그가 發表한漫談도 數多하지만 그녯날發表하엿든 漫談에하나로 「寬大한男便」을 이번號부터 記載하게되엿는데 먼저도言及한바와같이 「말」이않인 「글」노서 엇더케 敢히 그面貌를 살닐까 하는것이 疑問이매 다만그內容만을 發表하는셈으로하고 于先申不出氏에게 未安함을 謝하는바외다 (文責在記者)

『······정말 나를 사랑하우?』
結婚한지가 벌서 一年이넘는 안해의 말인지라 뜻박게質擬에 愕然하기도 하겟지만 워낙 子正이 훨신 넘은때요 더구나 베개를 같이한자리에서라 응당 男子에게 귀염받는女人으로서는 아양과 응석이 범으러저서 나오는 하나의 어엽분 發作인동시에 가장 안타까운心情의 하소이기도 한것임니다
『그야 사랑하다뿐이겟소 그런데 새삼스럽게 물어보는것이 도리혀정소하지않소?』
男便의 咸激한말대답과 능청스러운抱擁밑에 안해는 그엇던 벅찬生理的衝動을 받으면서
『여보?』
『응?』
『저어 당신이 정말정말 나를사랑해준다고 하면 나는 그쓸데없는 虛榮의世界와는 아조 영영하늘높은障壁을 쌓어버리고 말테야요!』
男便이 안해의말뜻을 모를理가 있겟슴니까만은 으뭉스럽게 호박씨를까노라고 짐짓
『虛榮이라는건 뭔구?』
『虛榮이란것이 그거지뭐야 一等化粧品이니 다이야몬도半指니 여호털목도리니 비단양말이니 文化住宅이니 뭐니뭐니하는것들이 다 그게虛榮이지뭐요』
『아니그럼 내가 정말노 사랑만해준다면 그런虛榮이 다 일없단말이지?』
『그럼!』
『정말?』
『응!』
『비록 다해진 신을끌고 값없는옷을 글치드라도·········』
『당신의 사랑만 참이요 또한변치않는다고 하면······』
『정말?』
『응!』
그잇흔날
會社帳簿우에는 男便의 愉快한氣分에서 움지기는 鐵筆이 춤을 추는것이엿습니다 그러나 元來 즐거움이란녀석의 목슴은 그러케 긴것이못되여서 그다음순간 그의손에 반갑지않케 고마운 月給封套가 쥐여젓슬 그는 다시금 차디찬現實을쓰리게도 울지 않을수 없엇든것임니다,
쌀 값!
물 값!
반찬값!
나무값!
양복값!
구두값!
신문값!
불 값!
약 값!
땅 세!
집 세! 等等等·········
赤字波濤에서 헤염을 않칠수없는노릇이라 이젠긔맥힌 嘆息도 慢性이되여서 매우 유둘유둘한 뱃심만느러가게되엿습니다 그래서 月給封套를 들고 우물주물하다가는 빗쟁이들에게 다빼끼고 븬 皮封으로 吸淚紙를 맨들생각을하며 事情이 미상불 딱한지라 窮餘의一策으로 所謂犯罪性演劇 한幕을 제법 맹랑하게演出해가지고 巧妙하게도 빗쟁이들의 視線을속여가며 아즉 封切되지않은 月給封套로 이마에 땀을씨서가면서 안해가 긔대리는 自宅을向해서 陸上 競技를 햇습니다
냅따 뛰여오느라고 숨이차서 헐떡어리고앉은 男便을본 안해는 똥그래진 눈속에서 놀날驚字가 뛰여나옴니다.
男便은 풋밤번의를 씹은것같은 떨분우슴을 땀흘닌 얼골에다 描寫하드니만
『여보 우리 月給탄김에 同婦人해가지고 散步나 한번 나갑시다』
한달동안이나 이벤벤치못한 싸라리멘인 男便을 爲해서 밥장수노릇을해준 그안해가 너무도 가엽슨생각이나서 그男便은 안해의對答을듯기前눈물이 핑돈 눈을 감추느라고나무한가치없는 헷간쪽으로 視線을돌녓습니다
散步나가자는 말이 떠러지자마자 안해는 벌서 化粧을맟이고 나드리 옷을말쑥하게 가러입고 다시 陽傘을찾느라고 법석이낫습니다

그래서 여긔 저긔 散步를하다가 급긔야 엇던커다런 百貨店을 드러가게되엿습니다 勿論이 百貨店에는 一等化粧品 다이야몬도半指 비단양말 여호털목도리 비단옷감 等等 華麗를極한 奢侈品이 山같이쌓여서 보는사람의눈을 眩慌케하지않코는 마지않코 있는것임니다
안해되는사람이야 철없이 좋와서 이百貨店 안을 날어가는것같이 들어가겟지만 돈없는 가난뱅이 男便되는사람은 그안해를데리고 그러한百貨店을 드러가기가 맛치무슨 罪나 진것같해서 일없이 된장덩어리를 고긴줄알고 잘못씹은 表情을해가지고 비마진녀석모양으로 청숭맛게도 그안해의 뒤를 어슬넝어슬넝 따러드러가는 것임니다
『아이구 엇저면!』
『아이구 저것좀봐』
『아이구 저를엇째!』
『아이구 요것좀보게!』
『아이구 깜즉스러워라!』
『아이구············!』
『이것좀 삿스면』
『저것두』
『아이구 모두좀!』
이거야말노 異口同聲이 않이라 同口異聲으로 感嘆詞를 連發하는 그안해의모양이 男便의 눈속에다 불을키게하는것임니다
한참을 침을생켜가면서 精神없이밋친사람모양으로 떠들든 그안해가男便의 얼골과 視線이 마조 첫슬제 비로소 自身을發見하는동시에 어제밤에 男便앞에서分明하게 다짐하든 생각이 떠올나 今時로 무안한마음에 얼골에다가 모닥불을 끼언지는듯 하엿습니다.
아모리 百貨店에 쌓인 物件들이煇煌燦爛하다할지라도 또한 見物生心이 사람의常情이라 할지라도 집에서 간밤에 男便앞에서 말에다가못을 박어가면서 虛榮脫退를 宣言하든 自己로서 이무슨 醜態냐 생각할때 그의가슴은 날카라운 恥辱의 칼날이꼬치는 것같이 압헛슬것이올시다
이러한 안해의 擧動을보는 그男便의 가슴은 더욱이 압흘것이외다 그것은 이百貨店에 있는物件이 모두 돈만주면 살수있는 物件임에不拘하구 내가 그럿틋 愛至重至하는안해가 그럿케도 가지고싶어하는그物件들을 왜못사주나? 하는것을생각할제 自己自身이 돈없는 가난뱅이男便이란것이 압흐게도 가슴을쥐여질으고 피가무든 月給封套에다가목슴을담어놓은 쓰라린 살님사리의 바탕이 눈앞에 뚜렷하게도 밟펴저서 마음이압흐고 乃至 이세상이 압허지는것임니다

이따위 하치않은 일노말미암아서 저질너진 그男便과 그안해의 가슴에 압흠이한 덩어리가 그들의 살님사리 복판에다가 씨가되여빽혀가지고 뿌리를 뻣고 줄거리가 올노오고 가지가솟고 닢이피고 꽃이떠러지고 열매가 맺는데 그열매의일홈은 離婚이란 차디찬 菓實이되여버리고 마는것임니다

그러면 돈없는男便은 그안해를데리고살수가 없느냐하면 실상그런것도 않이외다 그러면 대체 엇더한方法으로써 아모러한 杞憂가없이또는 그지긋지긋한 破綻의 그림자가꼬리를 치지않토록썩 도저하게 그안해를操縱하는고하니!

우선 그百貨店엘 드러갈때서부터
男便되는사람이 月給封套를 自身이 가지고 있을것이 않이라 그안해에게다 주워서 財政全權을 맨드러 버릴것이외다 그래 一塲 그돈이 안해의것이 되엿을때에는 그百貨店을 드러갈때에 비마진녀석모양으로 청승을 떨고 뒤쪼처 드러갈것이 않이라 이제는 그안해보다도 멫거름 앞서서 드러가면서
『아 그것 뭘그럿케 우물주물하시우 얼는얼는 따러들어오지않쿠!』
아주 秋霜같은 號令을해가며 막뽑내 드러가 가지고는
『야-그것참 훌륭하군 여보 우리저것 하나살까? 우리이것하나살까? 그건엇덧소?』
그러지 않어도 사고싶어서 虛慾이턱을 치바치는판인데 덩다러 豪氣萬丈해서 衝動을 하는 男便의말인지라 그안해가 쉽사리 돈封套열고그物件들 살법도하겟지만 실상은그럿치가 못하게되는것이니 眞實로안해의마음에 그物件이 가지고싶다손처드라도 自己가 自己의 돈을끄내주고 사가기에는 너무도 돈이앗까운생각이나서 그여히는 하나못토 사가지고 빈손을 들고 그 百貨店을나오게되는것이올시다
男便은 집으로 도라와 가지고 한번더 生色을내지요
『여보! 그거 살님사리에 必要한物件이면 사가지고오지 왜않사가지고 왓소?』하고 짐짓책망을하여보면 영낙재없이 그안해는 입을 넙적하게 쭉내밀고서 아주 저도 내뻐친거름이라 男便에게 큰소리를 하지요
『아니 뭐요? 그래 그까짓것을사요? 원참내 愾가맥혀서······그前에 내가 철이없엇슬제나 이것저것 보면보는대로 사고싶엇섯지만 지금두 그런줄 알우? 그리구 어제밤에 約束가지 해놓왓는데······』

여러분!
萬一 일이 이쯤만 되엿다고 할것같으면 엇더켓슴니까?
돈한푼 않쓰고
生色은 죽도록내고
안해는 안해대로 딴 사람이되는동시에 조곰도 그안해로하여금 感情을 害치않케되고
離婚할 念慮없고
참 그럴뜻한 妙方이 않임니까? 그러나 이따위것이 이러케하는 手段만으로서 果然寬大한男便일수가 있느냐하면 千萬意外로 그런것이 않이올시다
그야말노 하나의 가장野卑한 작란일박게 다른 아모것도 않이외다 病的으로 發作되는 안해의心理 다시말하면 生活現實을 冷靜하게 凝視할줄모르고 浮華輕薄한 안해의 虛榮心을一時的으로 塗糊하고 訝謟하는 얄미운 彌縫策에 지나지 못하는것이지 眞實노 좀더큰 人間性을 가지고살어가는 사람의 行爲가 않이라고봐서 그따위 男便은 專혀 非人間으로 돌녀바릴박게 없읍니다.
그럼면 엇던것이 정말노 寬大한男便일수있느냐하면·········
(以下次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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