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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기생의 고백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문학 기생의 고백 文學妓生의告白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장연화 張蓮花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4-05 昭和九年五月
면    수 140 (140)
기사
[사진]
내 동무들은 나를 가라처 문학을 조화하는 기생이라한다
사실 나는 평양서 긔생학교를 다닐때부터 시와소설을 퍽으나 조와하엿다 그래서 내손에서 문예책이 떠나본때가 업섯다 그뒤 바람에날니는 버들입과가치 한양이라 서울까지 올너와서도 신문에나는 소설이나 잡지에나는 시를 차저보기를 잇지안엇다
그러나 실상말이지 문학이라하여도 내가 문학을 리해하는 정도는 유치하다 깁흔뜻이 숨어잇는듯하면서도 아모리 쟁각하여보아도 잘몰나서 그저넘겨버리는 시도만코 소설가운데의 문구도만타
그래도 문학을 조와하는 열은결코 식어지지안는다
이런말을쓰면 모교에 큰 불명여를끼칠는지 모르지만 내가 열여섯살때 평양서 녀자고등보통학교를다닐때에 우리반을 담당한 젊은선생한분이 문학을 퍽으나 즐기어하여 그분이 처음으로「톨스토이」의「갓쮸사」이약이를 들녀주고「트르게넵」의「그전날밤」과「첫사랑」을이약이하여줄때에 내가슴속에는 때아닌불길이일어 마치 어두운밤에 고개너머 반달이오르는것을보는것가튼 상쾌한 감정을 맛보앗다
그때가 문학즐기기시작한 처음이엇다 그래서 그제부터는 평양시내의 책점을 도라다니며 소설책을사드리어 읽기시작하엿다
이것저것 읽는가운데「트루께프」의작품이 부드럽고 열정적이되어몹시마음에드러 되는대로 그분의작품을 작고읽엇다「아버지와아들」이라거나「煙氣」가튼 작품은 읽어도잘몰낫섯지만 그리면서도 그의산문시라거나「엽인일긔」까지 빼어노치안코 깡그리읽엇다
그분의 작품을 읽고나자 나는새세상 하나를 더발견한듯하여 퍽으나 유쾌하엿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트르게넵」그양반이 내가슴속의 첩첩이 다친문을 여러준어른이시다 나는 행복스러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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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들과가치 유여한 가정에 그냥 태어낫더면 지금쯤은 아마평양녀자고보를졸업하고 그때 내동무들의 리상하든모양으로 동경 드러가서「메지로」의 녀자대학 영문과를 마추고나와서 리화전문학교의 교수가 되엇섯슬는지 모른다 그러케 아니된다 셈치드라도 지금은신문이나 잡지에 나도 녀류문사로서 시와소설을 발표하게되어 세상사람의 칭찬과 귀염을 밧고잇섯슬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삼학년되는해에 양모에게 끄을니어대동강 련광정까에잇는 긔생학교로 드러가서 장고치는법 춤추는법을 배우는 몸이되엇다
일즉 부모를여윈 긔구한 소녀는 양부모의 명령으로 장차 긔생이되려는 길을 강제밧엇슴이다
긔생학교!거기드러가서 문학의향긔라고 마튼것이 시조엿다
달이 벽공에 걸녓스니
만고풍상에 떠러짐즉도 하다만은
장안취객을 위하야 장조금준
이러한 구절을 작고배웟다 엇던것은 뜻을몰나 선생에게 물어도 선생조차 모르지만 그저 입을 이러케 윗죽뱃죽 놀니고 억양에마추어 장고장단만치면 그만으로되어잇섯다
긔생학교에서 일년반 잇는사이에 나는 한가지 어든것이 잇섯다 그것은 조선사람이지은 시와 소설을 보고십다는 충동이엇다 시조와가치 맥이늘고 시조와가치 노루꼬리만치 짤막짤막한것이 아니고 시조와가치 녯것이 아닌문예 작품을 차저보고십흔 충동이잇섯다
이리하야 학교에서 나오면 나는 양모의 눈을 도적하여 현대문단의 여러작가의 작품을 접할수잇섯다
내가 그때에 읽은것이 시로는 주요한씨의「아름다운 새벽」안서의「봄노래」파인의「국경의밤」포석의「잔듸밧우에서」와 소월, 김여수 지용오천석 심훈 변수주 한룡운씨등의 시엇고 소설로는 헌진건씨 김동인씨 리광수씨 염상섭씨 리기영씨 등의것을 중심으로 기외 여러작가것을 한두번은 아니본것이 업섯다
지금도 내집으로 놀너오는 손님들이 내책상우에 싸여노은 문학서책을보고 놀난다 과연나는 읽은것이 수십편을 헤이리라
이리하는사이에 역시 문예작품은 제말로 자긔사회의일을 긔록한것이 아니면 아니되겟구나하는 생각을갓게되엇다 몃해전에 일본번역을 통하여읽든「트르게네프」나「톨스토이」들의 작품이 위대하기는 하다하면서도 엇전지 구두신은채 발끗을극는드시 실감이나지안엇섯다
문학은역시 제문학이라야 하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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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명월관 연회에갓다가 나는 소설가한분을 맛낫다 이분은 언젠가 평양으로와서 부벽루아래 수양버들이 축-드리운것을보고 향기러운 글를만히지어발표하엿든분이다
녯날부터 아든이를 비로소 얼골을 처음 대하엿든 터이다
나는 그이가 나을퍽으나 먹은줄알엇더니 아직도 젊은이엇다 그는 술잔을거듭하며 내고향이 평양이란말에 능라도와 대동강의 아름다움을 다시되푸리하엿다
그러나 나는 문예을조화한다는빗을 조곰도 보이지안엇다 실로각금온갓 연회석상에서 저이가 문단에 유명한 아무개란말을듯고 얼골을붉히며 퍽으나 반가운 표정을지으려하다가도 혼자속으로 그감정을 삭여버리고만다 천한 긔생이 문예운운함은 무슨수작인고?할가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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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잡지에서 김명순씨의 시를 읽은일이잇다 김명순씨도 평양녀자고보를맛추엇다고 전하는데 그러타면 나의 모교의 선배다 김명순씨의 시는 퍽 깁피가 잇는듯하다 그의필치는 다타고남은 차듸찬 숫불을 보는드시 어대엔지 차듸찬 감각을주지만은 역시 뜨겁기는 뜨거웟다
그의 칠면조(七面鳥)라는 소설도 보앗다 퍽 나근나근한 필치를 가진이라 생각하엿다
그의저작집인「생명의과실」속에는 나의가슴을치는 아름다운 작품이만엇다 더구나 청춘잡지에내어 격상을 밧엇다는「의문의소녀」라는글은 안개속에핀 향그러운 꼿덜기가치쥐일듯 쥐일듯하면서 마음을 끄으는 조흔소품이엇다 녀성이되어 그런지 그러한 글이 나는조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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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붓을 들때에는 쓰고십흔말이 만을것갓더니 정작 원고지에 대하니 적을말이업다 압흐로긔회잇으면 나는 일흠을 숨기고 작품을 발표하고저 생각한다
마즈막으로 그동안 연회에서 도라와서 때때로 늣긴대로적어둔 두어편 노래를 적어보리라

노릿터의 노래에 목이쉬여
도라와선 화나서 함부로뜻는
가야금이여 줄끈어지도록 뜻으며
뜻으며 이밤을새일거나

거문머리 발에드리우는 이거문머리이조혼머리깔이 날가튼, 妓女의머리우에 나지안엇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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