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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의 예술·연애, 생활―문사 부인을 꿈꾸는 왕수복―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가희의 예술·연애, 생활―문사 부인을 꿈꾸는 왕수복― 歌姬의藝術·戀愛, 生活―文士夫人을는王壽福―
종    류 대담 對談
필    자 김여산 金如山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5-06 昭和十年六月
면    수 139 (139)
기사
[사진] 왕수복
삼월이라 초칠일, 평양성에는 아직 봄비치 일느다. 그러나 어럿더 대동강물이 어느덧풀니어기름가튼 윤긔잇는 푸른물결이 부벽루 그림자를 안고 웃줄웃줄 춤을 추면서 鍊光亭이라 大同門아래로 시름업시 흘너나린다. (寫眞은王壽福)
서도(西道)의 봄은 이대동강에 가장몬저 차저오는듯 이제 조곰만더잇스면 초록빗갈에저진 수양버들이 삼단가튼 머리를 휠-훨- 풀어곱다라케물우에우고 봄바람에 가비여히 날닐것이다. 그가되면 멀니 선교리너머 보리빗우으로는 종달새가 재질거리고 우름울겟고 대동강물가에는 물찬제비가 시름업시 날닐것이다.
봄이다 봄! 춘삼월이라 봄이다.
나는 무엇인가 소리놉히 부르짓고십흔 충동을 늣기엿다 몸에 날개가도처 마치 새모양으로 푸른하늘에 이리저리 달니고십다.
내입으로는 「갓쥬사」노래의 고요히 흐르는 리듬에마처휘파람이 입설로 흘너나왓다 그리고는 두다리는『보레로』의 멜로듸에마처 스라도할것가치 경쾌스럽게 스텝이 날님을 달엇다.
이러는사이에
千里鶯啼 絲映紅
水村山郭 酒旗風
南朝四百 八十寺
多少樓台 煙雨中
하든 唐宋文章 杜枚之의 情調를 이古都속에서 늣기면서 다다른곳이 긋하게 소슨 一閣大門 압히라. 杏花村을찻는 江南才士의 녯 氣分인들 이에서 더훈훈하고 멋지랴 나는 소슬 대문압헤서 고개를드러 門碑을처다보앗다.

「王 壽 福」
이라고 砂器門牌우에다가 分明히 半草書로 흘너쓴 아릿다운 일홈이 잇지안는가 생각건데. 내발길은 처음에 平安百貨店압지나 光明書觀을  뒤로두고 鐘路큰거리를도로 올너가 一信印刷所엽골목을도라 不知到君家格으로 어느새에 다다른것이엇다.

「열두점에起寢하는 단잠에든王孃」
는 열두점 서울이라면 南山마루턱에서 점심고동소리가 소리크게 영각할다 조심스럽게 문을두다리니, 아마 어제밤 어느 연회자리에 나아가 밥늣도록 춤추고 勸酒歌하고 도라오섯슴인가 아직 就寢中이라고 어멈이나와 엿주어라한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서울서 내려온 몸이아인가 지금 本社에서 천하에 공모하는 人氣歌姬投票에 王壽福孃은 놀납게도 最高點의 得票를어더 지금 장안안의 인긔를 독점하여 잇지안은가 젊은 청년이 모힌자리에지금 인긔가수푸토 이약이 나지안는곳이 잇든가 둘이고셋이고 시체 하이칼나 재사가모힌자리에 「왕수복」의 이약이 나지안튼곳이잇든가 레코-드회사에서는 이문에 왕수복이 불어너흔 레코-드판이 날개가 도처 팔려간다고 하지안는가 그러한 인긔의 녀왕을 륙칠백리되는 먼서울에서 일부러 방문하려 나는 중대한 사명을 고 오지안엇는가 잠이야 아모인들 못자랴 실상은 나도 어제밤 세시에 서울남대문에서 「히리」 (光) 급행을타고 내려온지라 한잠못자서 곤하기 여간이아니 엇스나 왕수복씨를 찻고저 려관에들자 곳 이리로 온거름이 아닌가.
속으로 『왕수복씨여 잠을조곰덜 자시소 이러케 와서 성가시게 함도 인긔세(人氣稅) 거니하고 참어주시구려』
혼자 중얼거릴에 양은 서울삼천리사에서 왓다는
두번재 전갈에 과연 단잠을 고 얼는이러나 평풍 뒤에숨어 옷을 분주히 주서입고 문을열고 드러옵시사고한다.
방안은 눈부시게 차렷다 「印度나일」강가에 遊客船을 어노코 四絃琴타고 안젓든 「쿠레오파도라」의 침실가치 왼벽을차지한 큰 體鏡잇는데다가 조고마한 겨울 사오개가잇고 방한으로 자개를 물닌 三層花草衣장 막케윤이흐르게칠한 洋服장 그리고 조흔 山水畵 무에라 말할수업는 아름다운 香氣······
『李夢龍』이라면 여기에모다 韻부칠수잇스련만 이러한 미묘한정서에는 지인 내가 무에라고 표현하랴 오직 화려한 생활과 아름다운 여왕을 여기에서 발견하엿슬.

「少年時節엔明倫學校로 處女時節엔妓生學校로」
나는 달큼한 술에 취한듯 한참 어리둥절하다가 수만명독자가 내의방문긔를 기대리고잇스리란 생각에 정신을내어
어듸서 나섯서요?
하고 이런일에는 「햇내기」 아니란듯 서슴지안코 인제한마듸 던젓다.
王, 저요, 저는 평양이야요 倉田里(덩거당 式으로 탕덩리하고 평양사투리 그대로 나온다) 장거리 외다
나, 그러면 나기를 평양 자라기를 평양죽기를 평양! 앗불사 벌서 도라가서야 쓰겟서요 엇제든 대동강 허고는 어릴부텀친하엿든게구려 그런데 지금芳紀는?
王, (가비여히웃스며) 芳紀랄것잇서요 大正六年 四月스무사흔날 낫담니다.
나, 그럼 열아홉이시구만 人生 열아홉! 이건 너무조흔구만요 지금 창 덩 조흐실철
王, 그래도 남들이 보기에는 저의 생활은 호화롭고 우슴속에 사는듯하지만 저에게도 슬품과 외롬과 탄식이 만히 잇담니다 저는 원악 운명의고아(運命의孤兒)여요 세살적 아버지를 여이엇서요 너무오래전일이되어아버지 얼골조차 잘긔억하지 못함니만은 속담에도『早失父母』한이상 세상에 樂이 半減이라고 그말이 오래요
그러케되니 우리 四男妹는 엇더케해요 어머니슬하에서 울기도만히하고 아버지그리운생각도 만히 하면서 자라낫담니다 이럭저럭 학교 라고 이곳 明倫普通學校에 드러섯지요 그래서 산술도 배우고 한문도 배우고 여러동무들과 먼-장래이약이도 하고 즐겁게 少年時節을 지내섯지요.
그러다가 내가 열살나든해 보통학교 삼학년에 올너가자 우리집안에 큰문제가 생기엇서요 그것은 다른것이 아니고 저어! 에이 슬푼이약이는 그만두지요 선생님도 드르서 오직 성가실일걸요
나, 어서 말슴하서요 누구나 초년고생업는 이가 잇슬나구
王, 그럴가요 글세······ 그래서 학교를 퇴학하엿서요, 저는-, 학비문에 마즈 단닐수업스니 요, 그학비도 염여업시 잇서서 학교를 순조롭게 마추엇든들 미국공부하고 지금은 이화전문학교 녀교수 되고 그리고 무슨 박사되엇슬넌지 몰낫지요
그러고 난뒤는 어머님말슴이잇서 妓生學校라고 드러갓지요 네 둘론 지금잇는 이곳 平壤妓生學校지요 그래서 성적은 조왓담니다 열세살에 우등으로 졸업햇서요 그런뒤는 내친거름에 긔생이되엇지요.
나, 긔생되기 실치안엇서요?
王, 긔생된데 動機가잇지요 언이가 나보다 몬저 긔생이 되어잇섯담니다. 그래서 화려한 옷을입고, 언이가 늘우스며 다니는것이 한편 부럽기도하엿슴니다 그런뒤 한번은 평양성에 西鮮名唱大會가 열니엇지요 나는 出演하엿다가 엇전지 古代俗謠는 실혀저 그제부터는 民謠나 時體流行歌를 배호고십혀 그편으로 노력하엿담니다 류행가 연습을 작고햇지요 남모르게

「레코-드로自信잇는것 孤島의情恨이래요」
나, 그리고는?
王, 그것이 再昨年五月이엇지요 서울 콜롬비아 회사에 入社하여 처음으로 다섯장 열面을 吹込하엿지요그뒤사정으로 다시 포리도-루회사와 게약을맷고 거기 入社하엿서요
나, 포리돌에 가서는 몃장이나 너섯서요
王, 글세요 이럭저럭 서른장을 넘을걸요
나, 다 조왓겟지만 그중에도 가장잘되엇다고 스사로 만족하는것은
王, 『孤兒의情恨』이여요 내心情을 붓으로 그려노은듯 퍽으나 조케생각하는 노래엇지요
나, ?
王, 그리고는 『靑春을 차저. 』
나, 그런데 대체 하로하로를 엇더케 보내세요
王, 아츰 열한시나 열두시면 일어나요 늣잠레기지만 오정을 지내본적은 업담니다 안심하세요 그러군 「피아노」연습을 좀하고 券番에갈 준비를하고, 그리하야 청하는 손님을러 밤열두시 새로한시지 이곳저곳 料亭에서『로동』하지요
나, 勞働?
王, 그럼요 娛樂이아니고 勞働이지요

「장차職業으로는 큰樂器店, 큰書店」
나, 밤에는 노래와 춤을 팔고 낫에는 레코-드에 취입을하고 그래서 한달 수입이 얼마나 되서요 젊은 아가씨에게 년령과 수입을뭇는것은 여간 실례가 아니겟지만 여러독자는 그런것을 듯고 십혀해요
王, 수입이야 대중업지요 만흘도 잇고 적을도 잇지요 나라에다니는 관리나 은행 회사에다니는 살래리 맨이면 월급이 일정하겟지만-저이들 수입은 구름갓담니다.
만히생기는달은 七八百圓도되고 못생기는달이면 三四百圓도되구요
나, 그만흔돈 다 무얼하세요 한달 생활비는 얼마나 들관데?
王, 수입이 일정치못하니 支出도 一定치 못하지만 平均잡으면 百圓 될는지요,
나, 그래 얼마나 돈이잇스면 마음에 만족하겟서요
王, (우스며) 백만원!
나, 백만원 가지고 무얼하게
王, 큰 악긔점과 書店을 차리지요
나, 엇재서 거기에 그러케 마음이 려요
王, 큰樂器店이니 조흔 파아노를 칠수 잇겟고 큰書店이니 조흔 冊도 맘대로볼수잇고 그것 안조와요
나, 그건 너무 큰문제니 뒤로미루고-대체 지금 제일 깃분가 엇던여요
王, 어서 이 추하고 남의노리개가음가튼 긔생 직업을 나게됏스면 깁부겟서요 그리고서 자유롭게 좀더 공부하여 조흔노래를 불려드리고 십혀요 그것이 저의일생의 원이람니다.
나, 노래취입에도 불쾌한가 잇서요?
王, 잇고말고요 가령취입한 소리판이 잘못되엇다고 그것을 즛밟어 업새버리고 새로 소리판너흘 는 울고 십허요 슬퍼요

「戀愛해본적은업고 장차는文士夫人을憧憬」
나, 자-인제『연애』하든말슴이나 하시구려,
는 봄, 몸은 청춘 시절은 강남제비 올······이러할 젊은사람들의 話題는 음악이 아니면 춤, 춤이아니면「연애」이약이가 구수하여 듯기조와요.
王, 구수? (우스며) 구수하다면 語弊 잇구만요 연애는 생전에 한일업서요 혹 한번맛난 어룬가운대 다시한번 더보앗스면 하고 가비엽게 그리워지는분은 잇지만 어듸그정도가 연애는 아니겟지요
나, 그럼 마츰 잘되엇소이다.
王, 무에가
나, 王壽福氏에게 愛人이잇섯단말이 펴지면 天下의 好男子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애타하고 失望할가요
王, 그건 웨요.
나, 사내들 心理란 아모조록 處女대로 아모조록 어느 놈팽이 붓지안코 잇섯스면 해요 제가 憧憬하는 女性에게는. 그래 그는 그러타하고 장차엇던 사내를 남편으로 골나잡겟서요 엇던職業 엇던性格가진 이에게 一生을 맛기겟서요?
王, 性格이나 직업만 보구야 엇더케 정하겟서요 제마음에 마즈면 그만이지요 글세요 말로는 참아 못해서 글로 통정하는이도 조코요 월급쟁이도 조쿠요. 둔중한이보다 신경질한 분이조와요. 文士가조와요
나, 그래서 이제 시집가서 남의안해가되어 가정 살님을 마터하게되면 얼마나 가지면 生活費가 될것갓해요.
王, 아모래도 二百圓程度는 한달 收入이잇서야 할것갓해요. 二百圓이만흐면 百七八十圓程度는 잇서야 할것갓해요.
나, 그러면 相對男性의 나히는
王, 六七年以上이 조와요.
나, 앗가말에 詩쓰고 小說쓰는 文士를 조와하신다구요? 그런데 朝鮮形便에 어듸 文士치고 百圓이나 百七八十圓 生活費를 다달이만들 사람이 몇치나된다구요? 그런분이 出現하기를 기다리자면 거문머리 팟리 될지 기다려야 할터이니 일이되겟슴니 차라리 洋行이나 해서 配匹골누는것이 조흘걸요.
王, 文士男便이 어더진다면 百圓程度로 참지요 호호호
나, 흐로 한마듸더뭇겟서요 언제 生活革命을 이르키겟서요 눅거리 긔생살림을 발로 부수어버리고 藝術家로 나서겟서요
王, 올봄! 올봄을 두고 보세요.
이러케 이약이하고 王壽福孃은 다시 나를爲하여 피아노 한곡조 타준다 그리고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孤島의情恨」이란 레코-드에너흔 그노래를 불너준다.
둥-당-하는 妙한 音律이 담장밧그로 흘너나가 봄바람을 타고 고요히 평양성중에 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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