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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기생학교 구경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평양 기생학교 구경 平壤妓生學校求景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옥노반 玉露盤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4-05 昭和九年五月
면    수 117 (117)
기사
[사진] 童妓
西都平壤의花柳淸調
련광정(煉光亭)에서 대동강을 고 부벽루(浮碧樓)잇는 곳으로 향하야한참 올너가노라면 바람결에 거문고소리가 은은히 들녀오는 긔정장춘관(旗亭長春舘)이 잇고 그리로 두어집 더올너가면 강물우에 호화로운 삼층다락이 가르눕고잇는 양식절반 조선식절반의 크다란 건물이 잇스니 이곳이 색향(色鄕)평양에도 유명한 평양긔생학교(妓生學校)이다
바로 작년에 교실를 신축하여노아서 주홍칠한 기둥에나 학두룸과 룡(龍)가튼 오색그림을 그린 벽화가 틔하나 아니뭇은채 그냥잇다 녜전에는 대동문(大同門)부근의 채관리골목에잇더니 몃해아니되어 재산도 상당히모여 작년에 신축하여 노흔것이다
나는 십이월구일 석양이 련광정아래 옷기에급한 서도각씨들 당기우에 흐를에 긔생학교 구경차로 학교문을 두드렷다
이층의 응접실로 드러서자 동백기름내음새가 코를 른다 어대서 간드러지게웃는젊은 녀자의 우슴소리도 새어나온다 그리고 마루에는 외씨가튼 조고마한 하얀갓신들이 을 지어가즈런히여러켤네노여잇다
응접실은 체경도달아노앗고 등의자도 가추어노은 양실로 되엇다 젊은녀사무원이 응대하여준다. 온을간단히 이약이하엿더니 대단히 반기며 자긔가 압장을 서서 학교사무실이며 교실이며 심지어 학생들이 자는 긔숙사지 보여준다.퍽으나 자미잇게보얏슴으로 본대로 적으리라
○춤추는색씨들
나는 교사에게 잇글니어 맨처음벽돌삼층우에잇는 큰교실문을 녹크하엿다 안에서는 바야흐로 춤이 버러젓다 무용시간(舞踊時間)인것이다
아마 춤을 가르키는 교실이되야더욱 그러하겟지만 몹시너르다 서울종로청년회관의 사교실을 련상하리만치 약이십여평이나되는 대광간으로 바닥은 판장널로 앗는데 윤이흐르도록 잘닥거노앗다 여기에는 맨버선바닥으로라야 출입하게되엇다 이 무용교실과 련하여 기억자형으로 아조 너른 강당한개가잇스니 이것이아마 전교학생을 모아놋코 무슨 훈시할일이잇스면 하는곳이요 경우에 라서는 야회장(夜會場)으로나 긔생 연주음악회장(妓生演奏音樂會場)등으로 씨우는듯하다
지금 무용교실에서는 사진에서 보는바와가치 왜청빗흐로 삼팔장삼을하여입은 긔생 아니학생넷이 칼춤(劍舞)를추고잇다 박자마처 잘낭잘낭 젓는 칼자루의 구슬가튼방울이 울니는 소리가 들닌다
그리고 한놉흔 고대에는 교실모양으로 흑판이잇고 그흑판우에는 쓰, 교실에가면 스텝밟는 도해(圖解를 긔호(記號)로하여노은 모양으로검무의 박자와 승무의 발자곡는 순서등을 그려노앗다 그엽헤서는
생황피리 젓대를갓춘 악사(樂師)오륙인이 삼헌륙각을 잡히고잇다
그소리멀니 대동강일대에 아름답게 흘너내린다 한가한 풍경이다
나는 한참이나 곡조에마처 나비가치 가비엽게 춤추는 학생넷의모양을 취하야 물럼히 보다가 안내자의재촉에못이겨 이번에는 맨아랫층으로내려왓다 나려오면서 듯건대 이년급과 삼학년 생도에게만 가르친다는데 지금 추든 학생이 하나가 채봉(彩鳳)이 학선이(鶴仙), 옥희(玉姬), 춘월(春月)으로 모다열칠팔세나되는 삼학년학생들이라한다 그아름다운 용모들은 과연 녯서울 평양의 이 로구나하고 감탄불이하엿다.
◇소리배우는 학생
아랫층교실도 역시 구조는 마천가지엇다 다만 서울명월관의 대광간에서 보는것가치 호화롭게민 산수평풍이 둘너잇고 벽에는 소상팔경을그린 남화(南畵)들이 부처잇다
아마 저것이 바둑두던 상산사호되고 저것이 한산사(寒山寺)의 만종(晩鍾)인가보다 하게모다 그럴듯한 화제(畵題)가 부터잇다
여기서는 가곡을 배운다 팔구십명학생이전후좌우에 벌녀안저 제비가치일제히 조고마한 입을 벌녀가며
『반남아 늙엇스니
다시젊든 못하리라』
하는 수심가 곡조도 웨우고 한편에서는
『낙양성 십리허
놉고나즌 저무덤에
재자가인이몃々치고
영웅호걸이누구누구』
하는 길게는 륙자박이도 나오고
혹은 청간수도 박연폭포도 연달아나온다 세련된목소리 과연 아름답다
듯고듯고 듯고십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거문고를 가르친다 무듼줄을 은어가튼 힌손락으로누르며 박자마처 날새게 이줄우저줄우를 날닐 장부의 간장을 다녹이는 역금도나오고 단가별곡도 나온다.
엇던는 천인절벽에서 러지는폭포수밋헤선듯 웅장 호탕한 소리 들려오는가하면 엇던는 갈대밧헤 새벽달 흐르고 그흐른새벽달아래 물새두어마리 고요히 나라가는 날개소리인듯시 들닐듯 말듯한 연한소리가 무-드를 잡는다.
이러케 노래와 거문고는 모양도 아른답거니와 그안즌모양이 오색평풍을와락 방안에펴노흔것갓다 오색평풍이란말이 어색하다면 겨울에피는 동백 여름에피는 해당화 가을에 피는 국화 봄에피는 수선화송이를 한아름안어다가 와락려노흔것가치 모다 열칠팔세 한창 피는 젊은색씨들의 어엽분얼골이 오골오골 모힌광경은 흡사 한빈유녀(漢賓遊女)가 노드란 신선터전을 생각케한다.
어느 색씨든지 연지고 보-얏케분바르고 윤흐르는 머리를 내렷스니 붉은치마 힌저고리를 밧처입은이가잇는가하면 한편에는 옥색저고리에초록치마를 입은이들
길게 말한대도 다 표현할수업시미상불밧치다 너르다 너르다란 아닌 밧이 여기에 전개되어잇는것이다.
◇서화배우는童妓들
그리고 그엽대이에잇는방은 일학년 학생들이 서화(書畵)치는 시간이다 청황모 무심필을 심지깁게 와락푸러 힌조희우에 점을 고선을고 곡선을 이리저리 는사이에 박연폭포도 되어나오고 부벽루엽헤 짓튼 단풍입도 되어나오며  국화도 그리고 홀로 푸른 힌눈속 참대도 되어나온다
애송이 학생들이니만치 겻눈팔줄도 모르고 상급학생가치 사내가 방에드러왓다고 추파보낼줄도 모르고 그저모다 단정하게어안저 그림그리기에 열중한다
녯날 황진이(黃眞伊)이라거나 게월향(桂月香)이가튼 긔생들은 모다 매란국죽을 칠줄아럿다 그러기에 그네들은 정승들압헤서 휘필도하엿고 한림학사(翰林學士)들과 자리를가치하여시도 지엇다.
오늘 이속에 어느가인이 녯 일홈놉든 선배긔생의 뒤를 이으려하는고
그리고는 긔숙사를 보앗다 앗가보든 귀여운 아가씨들이 여기 드러와 이불펴고 곤한몸을 쉬이는가함애 대갓집 규방인듯 얼는 문을닷고 도라젓다
◇絶勝한三層樓
구경을낸 나는 긔생학교 뒷늘에섯다 순조선식으로 민 삼층란간이 호화찬란하게 푸른 대동강물에 그림자를 던지고섯다 그러토록 이학교건물은 바로강변에섯다 돌각담에서나려다보면 바로그아래가 출넝출넝 흐르는 대동강물이다 지금 선교리잇는데로 돗단배두세척이 고요히 길가치 흘너나린다
마당에 수양버들이나 심어놋는다면 풍치 조키로도 부벽루와 일이를 다트리라 지금은 겨울이로되 그래도눈아래 저멀리 부벽루와 련광정을 부감할수잇거든 서늘한강풍을 그리워하는삼복녀름날 이다락에 안지면 이제일강산의 어느모퉁이가 보이지안으랴 실로지리를 어든 곳에 이다락을 지엇다
◇이백오십명의학생들
사무실로오니 소장되는이가 일일히 자세히 설명하여준다
긔생학교의 교수과목이라고 일너주는것을드르면
第一學年 歌曲, 書畵, 修身, 唱歌, 朝鮮語, 算術, 國語
第二學年 羽調, 時調, 歌詞, 朝鮮語, 算術, 音樂, 國語, 書畵, 修身, 唱歌, 舞踊
第三學年 歌詞, 舞踊, 雜歌, 唱歌, 日本唄, 朝鮮語, 國語, 東西音樂, 書畵, 修身, 唱歌
이다 무척 만히 배운다 여기는모다 보통학교 륙학년을 마춘 열세살이상 열다섯살지의 아히들을 밧음으로 보통교육우에 이러케 규모잇는 각학과를 삼년씩이나 가르처 내어놋는다면 그상식이 놀나울것이다
여기도 녀학교모양으로 학긔도하고 월사금도잇다 월사금은 일학년이 한달에 이원, 이학년이 이원오십전, 삼학년이삼원이요 로 입학금이 삼원씩잇다 학긔도
第一學期
自四月一日 至八月三十一日
第二學期
自九月一日 至十二月三十一日
第三學期
自一月一日 至三月三十一日
로되어잇다 그리고 이학교장은 긔성권번취체역사장이 겸임하고잇다.
X
현재 수용하고잇는 학생은 모다이백오십명의 다수에달한다 이학생이삼년동안의 업을마치고는 평양바닥에러지기도 하고 혹은 서울로 대구로 의주로 흐터저가서 평양긔생의 성를 올니고잇다
그리고 긔생학교가 이고도의 한명물이 되어잇느니만치 상해 남경등지로오는 서양사람이나 동경 대판등지로오는 일본사람이나 서울 기타각처로부터 구경오는 귀한손님들이 칠새가업시구경으로 차저온다고한다
패성의 자랑은 이리하야 이향긔놉흔 긔생학교를 가젓기에 더욱 빗나간다.
나는나오면서 여러번 되도라보앗다 그가야금소리 그춤추는자태가 그립고앗가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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