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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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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표준화 정보 |
원문정보 |
기사제목 |
자서전 |
自敍傳 |
종 류 |
수기 |
手記 |
필 자 |
송만갑 |
宋萬甲 |
출처정보 |
삼천리 |
三千里 |
연 도 |
1931-04 |
昭和六年四月 |
면 수 |
32 |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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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농악무를 추고 있는 여인들
[사진] 송만갑의 사진
一, 半生을囘憶함애
내나히 이미 예순여덜이라 自古로 人生七十이 古來稀라 하옵나니 이만하오면 이山河에러지는 雨露를바더마시고넉넉히 壽를하엿다할것이외다. 이젠늙은肉身이 北邙山의一杯土로化하여 봄마다 가를마다 차저오는 제비와 기럭소리드르며 天地의 悠久와함의 흔적업시 자자드러도 餘恨이 업겟소이다. 그러하오나 이뒷날三南街路큰길가 버들방축미테 한줌흙이되어서 눕고잇는 이몸의 무덤을 보시거든
「저기 를못맛난 名唱 宋萬甲이누어잇고나」하고 가든거름멈추시고 잠간돌아다보기나 하여주십시요. 或더 잇는분이 게시거든 차고가시든 술병을기우려서 한잔 술을 려서 무덤 잔듸우에 부어주신다면 地下에잇는 이몸은얼마나 깃버하오리가! 그러나 생각하오매 餘年이 이제얼마업는터인지라 조선팔도 방방곡々 도라다니면서다첫든 부채살을 화락펴가며
「洛陽城十里許 놉고나즌저무덤에 英雄豪傑이 몃々치요 絶大佳人이 누구누구 우리도 앗차한번 죽어지면 저기저모양되리로다 억화만수-얼화대세니라」
하고 성수나게부르든내소리가 이제는도로혀 밋헤 겨드려老少名唱들이 興겨워 부르는이소리를 가만히 누어드를身勢임을 생각하옴애 엇전지 天地이 한구통이 소리업시물너나고 晴々하든九天에 日月조차구름속에 잠기어버리는듯 무어라말할수업시 愴然한늣김을禁할길이업소이다. 나도紅顔時節이 잇섯소이다. 全羅道五十三州 너르나너른天地에서도「젊은名唱 宋萬甲이낫다」하고 선소리 칠에는 두볼이 갑사당기가티 젊은빗에 븕엇고치릉치릉 하느린少童머리태는 옷빗가티앗소이다 草笠에 道袍를걸치고 順天監營의 射亭, 淸流亭에 올나서서 正月대보름날밤 대사십노리를할에는 營門通人과本門通人 五百餘名이 歡聲를치며 나를마즈려달녀오는 數萬群衆을 制止하기에 피이흐르도록 그 한에는 일홈도잇섯거니와 少年豪氣가 全身에치어섯나이다. 人物이傾國이요 歌舞가絶才이든수만흔南道名妓들도 나와한번말한마듸건니는것을 光榮으로알게지 그러케 내나히젊엇고 四肢에도 젊은피가 돌가잇섯나이다 四十에宮廷에 出入할인들엇더케나 조와스리가 그는 사람이란 늙는것인줄몰낫나이다. 아니 아랏더래도 곳이저버리려하엿나이다. 長安大路에서 白수寒身의老嫗老爺를보아도 저분들은 나와는 세상에사는 어른들이거니 하는생각밧게는업섯나이다. 그리든몸이 이러케늙엇나이다. 머리이저절로 파리가티 히여지고 굵은소리, 가는소리, 긴소리, 른소리 任意대로나오든 내목청도그만세여저버리엇나이다. 「獨逸哲學者(데칼트)는 사람이 산다는것이즉 늙는단것이라」하엿다드니 實로 千古의名言이로소이다.
해가 가고 날이오고 봄이가고 가을이오고 이피고 열매맷고 눈이 오고 비가리는사이에 人生은 저절로 저절로 늙어저버리는것이외다. 山절로 水절로 모다 절로절로 하는사이에 어서 이조흔우리人生조차늙어지고 어제靑春이 오늘백발로化하는것이로소이다. 실로하늘님이귀가잇고 눈이잇다면 이宋萬甲을 다시한번 젊게하여주신들 後悔하실일은 업슬것이외다.
噫라, 秦의 始皇帝가 人世의萬福을 다누리다가 餘命이얼마엄는것을 닷고 童子軍三千을 東海바다로 仙藥求하려보내든그心情을 엇지 이宋萬甲이가모르릿가이글을적고안젓는 내눈압헤는 九重宮闕至深의 內庭에서 三絃六角을잡히며 風流에醉하여 荒惚하든 이大帝도 窓너머드리브는 가을바람에 微醉하엿든酒氣를 훨이고 나비가튼 侍女들에게 부축이되어 寢室로드러오다가 가는세월 붓잡을길업서 宮廷의 朱紅欄干을 붓잡고「우후후」한숨을 몃번이나 지엇사오리.
人生은실로 덧업도소이다 누구나 늙어지고 누구나 죽고야 마는것이로소이다. 萬乘의秦始皇도늙고 보잘것업는半島의이宋萬甲이도 늙나이다. 애초에 이러케늙힐나면 나지말게하거나 늙히드래도 죽이지나말거나 이제六十平生을도라다보애 내一身을감고도는 重々疊々의波瀾에 스사로萬感이交集하나이다. 春宵千金이라 우리이한밤을「三千里」讀者로부터 자지말고 追憶이나하여봅시다 잠이야아모인들 못자오리가 宋萬甲의 身勢打令도 듯게되시는것이 이한 人世의緣分이시라생각하시면 快한일이아니오리가?
二, 八道에歌曲巡禮
나는全羅南道順天郡 樂安面에서 나서그곳에서 少年時代를보내엇슴니다 어릴부터소리를 조와하여서 이웃집아희들이 天家文이나 童蒙先習을가슴에안고 冠쓴訓長이안즌 글방을차저다닐에 이몸만은 아버지더러學채를달내서 이웃에게시는 朴萬淳이란 어룬의문턱을차저갓소이다.
朴萬淳이라하면 지금도 全羅道에서는모르는이가 別로업스리만치 有名한어룬으로 그이는 風采도 仙風道骨로 되엿슬더러 九天에 鶴두룸이 우는것가튼 淸々朗々, 豪壯華麗한 소리으로 一世를 風靡하엿든이니 오를全羅道名唱이란이들의 歌風이모다 이朴先生으로부터 傳함을 바든것이로소이다. 萬壽聖節이나 府使의 잔채날가튼면 朴先生은 依例히宴席에 모시움을바다興을 도들더러 각금 江邊旗亭가튼데서萬百姓이모아 노리할에도 依例히 朴先生이 狂大의총모갑이되여 先唱하엿든것이외다. 全羅道는 氣候가 常溫이고 物産이 豊富하고 人街가櫛比하기문에 百姓들이 놀기를잘하여 元來歌鄕이란 소리가 놉거니와 이歌鄕의 空氣를만든이는 實로 우리의스승 이朴萬淳先生일것이로소이다.
그의天才는 千代에 흐를것이외다 全南求禮의朴鳳來나 金正文이나 모도가그의高弟들이 아님니.
그 朴萬淳先生은 날더러華龍道속 赤壁江에曺操가 불지르고 다라나든대목을가장 잘한다고 하엿슴니다. 누구나 소리에 多少素質이 잇는분은 아실터이나 華龍道 그中에도 赤壁江불지르는대목은 마듸가大端히激하고 迫하고 限업시 길게어야하는닭에 조곰한 練習을하여가지고는 이대목을잘넘기지를못하는것임니다. 그런데 스승은 여러高弟中 나를가장잘한다고 하엿슴니다. 말이나 그러케因緣이깁든 華龍道도이제는 늙은탓인지 소리를 길게 오래도록 한숨에 일수가업서서 舞臺에 올나 섯다가도 갓금 失敗하고 마나이다 前日의 내소래를 드러보앗든 분들은 오그이도 나을먹어 저러커니 하고 고개를 덕어리며 諒解하지만은 처음(宋萬甲)의일홈을듯고 달려왓든 사람들은
「저다위 소리하는것이 一流名唱이냐」
하고 비방하고 도라서는터인데 이모양을볼마다 나는 가슴이 無限이앗픈터이외다. 狂大도 藝術家가안오니 그藝術을 담은그릇인 聲帶가 이와가티 破損이 되엇다면 藝術家의生命은 이미 을 본것이나 다름이 업슬것이외다.
엇지「赤壁江」이오리 길게 連續되는 박타령도 하기가困難한가 만케지되엿슴니다. 이點에잇서서 多幸히 日蓄가튼 蓄音機의「레코-드」에「鎭國名山」이고「春香歌」「박타령」「華龍道」등을 이전날 불어너흔것이 잘되엇다 할것이외다.
말이 너무 길어젓소이다 엇재든 十歲左右로부터 朴先生의門下에드러가 여러해를 歌詞工夫를 하고잇슬에 아마 내나히 스물한살되든 해든지요 스승은 急한病으로 그天稟을地上에다다남기지못하고不歸의손이 되엇슴니다.
그 우리들여러弟子들은 모다 三年동안식 스승의喪을입엇섯슴니다 무덤가에草幕도짓고 단오나 추석명절이오면 분초도하고 祭酒도 러드리고. 그러다가 故鄕에서 소리잘한다는 말을듯게되자 半島山川 골고로 도라다니며 조흔景致도求景하고 各道의 人氣風俗도 차저보며 더구나 날가튼 歌客을 맛나볼作定으로 하로아츰에는 父母에게절하고 瓢然히 客地에나섯습니다. 그야 路資가업서도 坊々曲々도라다니며 소리마듸나하면 큰집舍廊에서 數三朔을 留할수는 잇섯스니 그리하야 全羅道를 치드라도 淳昌, 潭陽, 光州, 全州, 谷城 두루두루 도라 忠淸道에 이르러 한 忠州, 堤川, 扶餘 각고을 모다보고 그리고 慶尙道와 江原道 等 數十餘곳을 도라단녓슴니다 간곳마다「宋萬甲」의 소리듯자는 잇는 人士들이만허서 宿食에는괴로움이 업섯고 그고을소리한다는 사람사람을 만히만나보게 되엇지요 五臺山지나 通度寺들너 天安三巨里에나와 나중에 서울長安을 쓱드러오니 그 내나히 三十七이라 그로부터 마흔여섯지 서울에 박이어잇는동안 宮廷出仕로부터 온갓波亂이 實로만헛슴니다.
三, 淸流亭노리
그런데 三南잇슬 나의靑春을 華麗하게裝飾하여주든 事實한가지를 이약이하고 지나갑시다. 時代사람들은 想像하기에도困難할터이나 녯날 順天監營에는「대사십노름」이란 청말 豪華로운 노름이잇섯슴니다. 이노름은 每年 正月열나흔날과 열닷새날 즉대보름마다 열니는것으로 터전은 恒常射亭 淸流亭이란 크다란 다락이잇슴니다 이날은 監司以下 全羅道 各邑에서 守令方伯들이 모다 모힐더러 五十三州로부터 數萬의百姓들이 새옷을 가라입고 술병을차고 놀라들 順天邑으로 모혀들지요 이것은 民俗學上으로 보아도 興味잇는 일일것이외다 百姓과 官僚가 한마당에 모혀안저 詩도짓고 노래도하고 춤도추고― 士氣를鼓舞하며 民衆을團體的으로 訓鍊하고 한人民의 氣象을快活, 雄大하게하는도움이되엇슬것이외다.
자―十五夜의滿月이皎々하게 中天에걸니엇는데 이날저넉의 노름터인 저射亭에는 낫빗을 속일만하게 네단초롱에 黃초불이 數千개 上下左右로 流星가티 달니어잇고 서울 六廛에서 사내러간 五色비단帳幕이 무지게가티 욱 치이어잇는속에亭子압의 無邊曠野에는 監司, 守令을爲始하야 萬百姓이 구름가티 列을지어 혹은안고혹은선것이 실로壯觀이외다 나는 이날지 그러케만흔 사람이한곳에 모여안즌것을 본적이업소이다 이러케가티 장식한속에서 술에 약간취한皷手들이曲을마처 둥둥울니는 三絃六角의 風樂소리가 半空中에 아름답게 흘너내림니다.
이에 全羅道五十三州로부터 한다하는 판막이 狂大들이 하게차리고 太極扇지를들고 한사람씩亭子우에 쓱나타나
「고고 천변 일륜홍」
도부르고
「얼화만수 얼화대시니라」
도 부르는것이외다 그리하면 그만흔群衆은 물을린드시 기츰 한마듸업시 고요하여짐니다 豪壯하게 哀然하게 펴자는 狂大의노래 가락만 九天의靑제비 우지지는듯 러지는風情 이것은 中世紀의 그情調를 아는이가 아니면 實로理解할수업술것이외다.
여기에는 谷城에서온 金某도잇고 南原에서온 名妓朴某도잇슴니다 그러나자랑이 아니라 그한밤을 여러번이나.
「자, 이보소 宋萬甲의 소리 다시한번들읍시다」
하는歡聲이 여러번 터지는것을 나는記憶하고잇슴니다.
닭이 두홰채 울지 風流를 잡히고 名唱의소리는 칠줄모름니다 여기저기서「얼시구 조타」하는歡聲 이속에도 늙는법이 잇사오리 실로 幸福하엿소이다.
이날노름이 나면 全羅監司에게서 酒肴의대접을밧고 비단으로 옷한벌씩 하여주는걸바더가지고 그리고는 大全通寶 五十兩식 걸머지고 제各其故鄕으로 도라갓섯소이다. 이날모엿든 사람들은 모다 내일홈을긔억하여주더이다.
歲月은 흘너흘너 그의監司도 지금엔 업고 그러케豪華燦爛하든 順天, 淸流亭도이제는 익고 烏鵲이 슬피울고 지나갈이더이다.
四, 西道女과南道男子
이러케지내든 少時일을 모다記錄하자면 여러분도 하품이나실것갓하서 대강대강 추림니다 서울잇다가 丁未年에 나는 그內衙의 官命을밧들고 咸平兩道로 내려가게 되엇슴니다. 黃海道의 黃州. 谷山載寧, 어느곳인들 아니들는데가 잇스리 絶代佳人이 만히난다는 平安道의宣川, 安州, 義州, 厚昌, 定州, 平壤을휘돌아, 咸鏡道에 발을드리어 노앗지요 咸興監營을爲始하야 永興, 德源, 端川, 北靑, 城津, 吉州, 明川, 鏡城, 會寧, 鐘城―汽車도汽船도 노이지안은 이山川을 막대이 달토록 이리저리 저리이리 잘도단녀보앗지요 엇든는 草幕에들고잇든는 큰집舍廊에 留宿하면서 가는곳마다 소리하라면「六字박이」「城主푸리」들을하면서 千里千里又千里를 실로 잘도 다니엿든 것이외다. 그러다가 甲申政變이 일자 도라가신 閔忠正公을 모시고 上海를 들너 美國에지 三年동안이나 가잇섯슴니다 그 奉天, 北京, 上海等地를 골고로보앗건만여기쓰기엔거북하여 그만두거니와 左右間 나는세상에나서 나와가튼 힌옷입은同胞가 사는半島江山을 골고로 차저보앗슴은 勿論멀니海外로 中國, 滿洲, 美國지그風光을보앗든터이외다.
그런데 내가보기에는 西北은 녀자들이 잘나고 南道은 사나히들이잘난듯 하엿슴니다. 女子라하여도 平壤等地는 實로 人物들이 얌전하옵듸다. 豪俠하여 놀기조화하는 南道사나히와 人物잘난西北道女子!
그對照가이아니 좃슴니 西道소리를우리도각금듯는데 그眞味는 모르겟습듸다. 元來소리란 傳統的影響을 버서버일수업서서 아모리한다하는 南道歌客이라도 愁心歌가튼 西道소리는 잘못하는것이요 그反對로 西道歌客이 한南道소리를 잘못하든터이더이다.
大體로말하면 소리를 아려듯고 소리맛을理解하는이는 北道보다 西道보다 南道사람이라고 나는생각함니다.
爲先우리가튼 南道사람은 西北道의말을 잘아라못드를군데가만코 歌舞도한 그려하엿습데다.
그런데 오늘날지 四五十年동안에 내가 歌客의몸으로 舞臺에 올나본적이 數百次가되겟지요 내소리를 드러본이가數萬 아니數十萬名에이르겟지요 나의體驗으로말하면 소리란 實로「日德」이더이다. 엇든날은甚히잘되고 엇든날은 제마음대로 목청이 나주지안으니 迷信가트나「日德」에 달렷다고 밧게 할수업습듸다.
나는 今後로 年老한餘生의 事業으로한갓 弟子의養成에 全力을 다할가함니다.
내弟子라하여 븟그럽지안을이를들면
朴鳳來(全南求禮) 金正文, 金楚香, 金秋月, 李花仲仙, 裵雪香, 申錦紅, 金硏壽
들인데 그中에서도金硏壽란女人으로말하면只今蔚山朴氏와가티 살지만은 그人物도絶色일더러 실로 그소리가 絶唱의域에이르럿다할터이외다. 今年이스물둘인가 셋인가하니 將來가 가장有望한이로아옵니다.
그러고 소리란 歌客만잇서 되는것이아니외다 여기에는 반드시名皷手가잇서 가티어울너 주어야함니다. 내가보기에는 朝鮮十三道中 名皷手라고할분은
(東萊邑內) 金鳳官 (普州) 申皷主
(서울) 韓成俊 (忠淸道) 趙珍熙
등 여러분인줄암니다. 압프로는 歌詞에 잇는이들을 모아가지고내가배온모든才操를 後世에傳하기에 一心을다할가함니다.
朝鮮의傳統歌劇壇! 이것은 熱意를新進의손으로 完成되어가야 할것인줄밋는者의 한사람으로 우리조선사람중에 이方面에을기우리는이가 만히나서기를 바라는터이외다.
이제는 鷄鳴이갓가웟슴니다 이글을역는나의팔긔운도 점々줄어들고 잇슴니다 嗟乎人生六十에 무엇을 人類社會에 寄與하고 나는 蒼荒한 이발거름을 거두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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