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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죽음―여류 가인 박정진 양 비련의 음독 자살―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사랑과 죽음―여류 가인 박정진 양 비련의 음독 자살― 사랑과죽엄―女流歌人 朴貞珍娘 悲戀의飮毒自殺―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 +++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1-03 昭和六年三月
면    수 38 (38)
기사
[사진] 박정진의 사진으로 추정
◇ ◇
——東京女子高師지 맛치고 生涯를막은——
× ×
여기이노래는女流歌人 朴貞珍娘이멀니東京의하늘아래에서 毒藥을마시고 이세상을날 사랑하든 愛人과父母와 兄弟잇는반도산하에마즈막남기고간 辭世의노래다. 文中에「彼れ, 彼れ」라하고 애틋하게 작고 번복하엿슴은 當時早稻田大學을 다니든 秀才 L氏를 가르첫슴이요「母よ」「母よ」라함은 한故國에게신 그의어머니를마즈막 부르는 소리엿다. 朴娘은 서울서女子高等普通學校를卒業하고東京女子高等師範學校에 드러가 數十名留學生중에 第一간다는 秀才란 稱譽을敎授들에게서 밧어가면서專攻하는「文學」의길을 닥고잇슬에 그의가슴은 無限히거운 피와 希望의노래에가득 차섯다 그러치만人生은「學校」와「詩」와「노래」가 그全部가 아니엿섯다.
二十四五라는 純潔한 女性의 가슴속에는「마돈나」와가튼 殉敎者的 敬虔한 피가 흐르는反面에「칼멘」이나「삽포-」와가튼 異性에對한 情熱的의불길이 훨-훨타올으고잇섯다 그는 제가슴에불붓고잇는이불길을 어버리려고애쓰다가 어버러지못하고그불길에그만타죽은 애는女性이다. 그는 제가슴에 붓는 그불을 제손으로 지못할줄아럿다. 그래서 毒藥긔운에四肢의맥이 점점점 거두어지는 그마즈막瞬間지 어느한분의救援을 바랏섯다. 그분이 조금만 救援의손을 벌니어주엇든들마치 지가 물한목음 입에다물고서방금부터오르는 치둥주리에 한방울의물을리어주드시 그러케 적은努力이라도 앗기지안어 주엇든들 그의 생명은 혹은 건지어질수잇섯슬는지. 더구나「開拓者」의閔은볼상하게죽은「性淳」의 屍體를안고
「性아 갓구나, 아니가든 못하겟드냐」
아아, 새벽하늘에 만흔별이 는데
그대는 어느별 을타고게신가
별일홈이나 가르처주럼, 位置나일너주럼』
하고 寂寞하게 흐터저잇는 저하늘의 星座를바라다 愛人의靈을 불너주엇건만 朴娘은 사라서 가슴의불을 외로히 태엇고죽어서 靈魂마저 愛人의입으로 불니워지지못하는 몸이되엇다.
그가간지 이미 四年이라 그의무덤엔올봄에도 비가오고가을이되면 덧업시 흐터저가더래도 菖蒲 두어송이 피어주리라에도 봄비가 러어지는이 우리도 외로히간그의「死의그림자」를 한번 차저보기로하자.
× ×
朴娘은 權門勢家의 맛님으로 태어낫다. 그의옵바가 詩人 朴八陽氏인것으로보아娘도 잘울고잘웃는 多血質의 多情多恨한女人이엇던듯머리태고 女子高普의門을아츰저녁 드나들에벌서有島武郞과톨스토이를 알엇다 그의눈압헤는「툴으케넙」의「그前전날밤」속에나오는 불가리아獨立運動의젊은志士를르든「에리나」가보이엿다그는넘처흐르는 생각을 노래와 글에담어읊헛다. 그의天才를담은 그릇은 점점커갓다.
그는 女高를마치든해 東京으로가서「御茶の水」언덕우 女子高等師範學校에드러가자주빗「하마」를입는아담한學生의양자를비최는몸이되엇다. 그圓熟해가는才質과 바야흐로 映窓박게서 피어오르는 한기 冬栢가튼 아름다운 양자를 바라서 차저드는 나비는 만햇다. 그중에는 帝大를마치고 學士院에다닌다는 K, 慶應大學에籍을두고 銀行頭取를 는 M모다 故國의가튼 힌옷입은 子弟들이엇다 그러치만 朴娘은 거기엔 눈한번돌니지안엇다. 그 그의눈압헨 括目할 出現이잇섯스니자긔보다 나이젊은 早稻田에다니는 L氏라 L氏는 本國잇슬 자긔 옵바朴八陽氏를 차저각금 사랑에 놀러오고 가든일이잇섯다. 그에 잠간얼골을 불키고 目禮할이든 두젊은이는 山설고 물다른 異域에 흘너와잇게되매 서로相思하는 사람이되어버렷다.
朴娘은 등무들과가치 下學하고 도라나오다가도 本鄕區에잇는 제下宿으로아니가고駿河臺에서바로早稻田行電車에 각금오른다. 그의손에는 이슬에저진「진달내」이나「勿忘草」한줌이 쥐어잇섯다. 그은「戶塚」에잇는 愛人의宿舍를차저가서 冊床우에 처노으려는 사랑의象徵이 되기에 充分하엿다. 둘은 보고 맹세도하엿겟고 둘은 의幸福에 지지말자고 生活이푸랜도몃겟다. 두분의그림자를上野公園不忍池畔蓮 못가에서 찻거나 飛鳥山櫻花 밋헤서본것이 엇지明月이라할가.
「베니스」의 저녁엔 배젓는 놀와가치곤도라의 가드다란 노래가락이 흘너내린다. 그러나이속에서도 늙는法이잇다「니스」의靑春男女들도 늙어서늙어서나종엔파리가튼 힌머리를 제頭上에서 發見하고嘆息한다 朴娘에도 靑春의흐름이잇섯다. 그가 女子高師의 卒業證을손에감아쥐엇슬는 벌서 二十八의올드, 미쓰엇다. 白玉가튼 둥글납작한 얼굴에도주름살 한두어가달이 流星가치 가로빗겻다. 청춘을 앗기는 그마음은 成熟한 佳人의마음을 더욱 焦燥하게하엿다. 그의 가슴의불길은더욱커지고 더욱 거워지엇다.
그러나 그「사랑의불길」이 너무겁고너무커진데서 早大의L氏는 그것을밧기에躊躇하엿든가 朴娘의 思慕가 하로하로더커저가면 L氏의 거름은 한거름두거름그反對方向으로 물너저갓다, 무슨문에?
그는 L氏만이아는 이宇宙가운데의 秘密속 한가지다.
이에 朴娘에게는 煩悶이 생기엇다. 그러케잘웃고 잘드든 朴娘은 쥐죽은드시종일방안에덥듸어우는가 종종잇섯고아츰에 영창압헤핀 梅花을 無心히바라보든눈은 그냥저녁지 가튼을 물그럼히처다보는 失神에갓가운 사람이되엇다. 그는冊도 보지안엇다 본다면 獨逸의 厭世哲學者「니」의「즈라우드라우」全篇이엇다. 그의머리엔「쏘펜하엘」의 그림자가 火輪가치들들들 구을고 지나갓다. 數만흔失戀의先人들이 或은 웃고 或은 울며그머리를스첫다.
그는 새벽세시면 반드시 이러나 早稻田의 하늘을 물럼히 처다보고는 새벽맑은精神에 붓을날니어 便紙를 썻다. 쓰고는 눈물지엇다. 여기에는 逃避하는 男性의 그림자와 追慕하는 女性의 발자치以外에 한 殉道者的敬虔한 風情이흘넛다.
× ×
한번은 朴娘은 그리운L氏 을차저 早稻田으로갓다 그 차츰식기시작하는 L氏는 試驗工夫하느라고 冊床에 마조안저녯날의정다움이 업섯다. 朴娘은 겻방에가서 그미다지를 반즘 열어노코 그틈으로愛人의姿態를 종일바라보다가 나종에는방안에드러가그이가 보든冊子를 저버리고 왓다.
「人生을 이른곳에 무슨工夫가잇느냐」
함이 뒷날 切親한동무 李淑鍾氏에게述懷한 談片이다.
 한번은 L氏집에가더니 L氏가 마이든 茶찬의 손쥐는지를 어 手巾에싸가지고 왓섯다. L氏가 주드란「마돈나」의 畵額뒤에는 둘이 雜書(落書き)한 조히각를 가득 수集되여잇섯섯다.
어느날 비가 축축오는에 L氏가 진흑투성이된 外套를닙고 朴娘을차저왓다. 朴娘은 그外套를 버서 고히 를터러새것가치 만들어傳하엿다 愛慕하는마음은 男性의心琴에서부터 이제는 그의가진物品에 올맛다. 拜物敎를 한갓 原始的이라웃지마라. 愛의極致는 近代人조차 붓잡어다가 往々原始人을 만든다.
朴娘이 미친듯한이 愛慕하는 情緖조차부을곳이업서 울울轉々할적에 L氏의 冷淡은 더 一層甚하엿다. 娘의 失望은 아조 커젓다 그는 失戀에서 이제는온전히悲戀으로옴기어갓다.
娘은 總督府에서보내는 月三十圓의 官費를 郵便局에서찻든날 三越가튼 百貨店에가서 온갖化粧品을 三十圓어치를 다사다가는 冊床압헤 羅列하여노코는 무슨인지 그저 미친듯이 웃고지낸일도 종종잇섯다. 그리다가「네고이라즈」라는 毒藥도 사다가 마시려하는것을 그의동무李淑鍾(現女商敎授)氏가 아서 동댕이첫다 李淑鍾氏는朴娘의마음이 激化된것을 憂慮하여조흔말로 늘위로 하여주엇다. 그리고둘은 今春에 女高師를 마친뒤 東京帝大에드러가 一年동안을 더工夫하려고 卒業하든이튼날「赤門」에가서 入學手績지다하엿다.
그런지 一週日만이다. 朴娘은 突然唯一의벗 李淑鍾娘를차처와서
「너는 엇든女性이 男性을 熱愛하다가排斥을밧으면 とうするんだよ?」
「潔きよく 死ぬね」
「そらそうね やつばり 死ねるわね」
하고는  웃섯다. 그는 늘「死ぬ死ぬ」라는말을 입버릇모양으로 하는닭에弄談인줄만알고 李娘도그리말하엿든것이다. 그는이말에더욱 自信을어덧슴인가?
그이튼날 새벽네시경에 本鄕弓町에잇는 李淑鍾氏 下宿에朴娘이止宿하고잇는 旅舘집日人主人이蒼慌히달려왓다 朴貞珍氏가毒藥을마시엇다고李氏가 달려가보니벌서얼골은 蒼白하여지고 머리마테는 빈毒藥病이구을너잇섯다 너무 多量을 먹은닭에이미손톱과 발톱은 식어오르고 脈博도 금금치엇다. 울면서 順天堂病院에 옴겨다노코 한으로 早稻田에 사람을 보내어L氏에이急을通하엿다.
그로부터 約四十分間을지낸뒤 그는 永遠히 눈을 감엇다. 감기前에
「나는 몹시 苦しんだよ たけれど 妾し又 處女なのよ」
「彼の人 又來ないの?じれつたいのね, しかし 彼の人を 怨むなよ 彼の人には罪がないによ」
마즈막 맥업시 두눈을 감으면서지L氏의 그림자를 차젓스나 죽어가는 그마당에조차 生前에 그러케熱慕하든 그이의그림자는 내나타나지안코말엇섯다.
죽은이의 옷을벗기니그속에서는 遺書석장이나왓다 한 장은愛人에게 한 장은 故國에게신그兩親에게 한 장은동무李淑鍾氏에게엇다. 그리고「노-트」세책에 가득쓴感想을愛人에게傳하라고 벼개밋헤니어잇섯다.
외롭게 세상에왓다가 한분을르다가그만失戀하고 죽음의길을차즌二十八才의나젊은處女의肉身은本國에서울며달려온親弟朴八陽氏와모든學友의눈물속에서火葬場에나아가煙氣로化하엇다. 엇더한닭인가그愛人되는早稻田의L氏는 葬禮에도 한참만에야 차저와섯다 그리고드른즉 그「노-트」세책도 저버렷다는말이잇다.
그를 弱한女性이라고도 하리라 그러나 그마음이 얼마나 긋하고 거웟든가?
(以下는 누이의 죽엄에 衝動을밧어佛門에드러가歸依 修禪하는 그의親弟朴八陽氏의手記이다)

누이의죽엄
朴八陽
巴人學兄.
社務로얼마나 紛忙하심닛가 弟는벌일업시 잘잇슴니다.
그런데 前日 面談時에도 대강 말슴드린바와가티 나는兄서 이미五, 六年前에作故한 내누이의죽엄을 한 개의事件으로서雜誌「三千里」誌上에 실리신다는데 對하여는 大體로거긔에 同意하고십지 안타는것이 正直한 나의告白이되겟슴니다.
엇재서 그러냐고 날더러 그理由를물으신다면 나는이러케 對答하겟슴니다.
『첫재 그「죽엄」은 個人的으로는 勿論「한슲은일」이오「한악가운죽엄」으로볼수잇는 일이지만은社會的으로 公的立場에서 볼에 그것을「意義잇는죽엄」이라고는할수업는것이 事實이겟슴니다. 그럼으로그것을取扱함으로 말미암어 社會的으로엇더한敎訓과利益잇이다면 몰으거니와 그러치못하고 單純한 興味的事實로서 그를取扱함에 긋친다할진대 그것은 事件當事者들로서도 그리愉快치못한 일일아니라社會的으로도 잘못하면 엇더한幣害는 칠망정 조곰도 裨益되는바가업슬것임니다. 그럼으로弟의생각으로는 이事件은 한個人의 私事로돌려버리고 黙殺해 버리는것이도리혀낫지아니할가 하는것이며
한가지는 일이이미 五, 六年前일이라故人의知己들도 임이그事實을거의 이저버러가는 이 그事實을 다시한번 들추어내는것은 녯傷處에 다시손을대이는것갓해서 故人의知己들에게는 매우가슴압픈일이며 한가지는 그일에 關係된 相手者關係도잇고하여서 여러 가지方面으로보아 同意하기를躊躇한다는말슴임니다』
巴人學兄.
그러나 이것은 兄과의友情을밋는 나의私事로운 所願에지나지안슴니다. 三千里社에서 不得不 이것을 取扱하지아니치 못하실事情이라면 나는 그것을 取扱지못하시도록할 아모러한權利가업슴니다. 그러케된다면 다만나는 三千里社에서 그죽엄의是非는 何如間에故人이 生과死에 對하여몹시 嚴肅한態度를 가젓든것만큼, 事件을 愼重, 嚴肅히 調査批判하여 주시기만을바랄밧게업슴니다. 그리하신다면 그것이곳故人에對한 貴社의禮儀가되실줄압니다.
巴人學兄.
兄서는 나에게對하야「누이의주엄」에對한 나의所感을물으섯슴니다.
勿論 슲은일에오 가슴압픈일임니다. 더욱이作故한 그貞珍누이는 나와어려서부터이마젓고 情이남달리들엇든關係로 (싸홈도만히 하엿슴니다만은) 그의죽엄이 나에게잇서서 나의精神生活에잇서서 한 큰打擊이 되엿든것만은 가릴수업는 事實임니다. 러서所感을 말하라하면만히말할수도잇겟슴니다.
그러나 巴人學兄.
나는近日 그자미업는事件을 거의이저버리려가는 途中에잇슴니다. 쓸데업는 過去를생각하는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라하야 몃해前부터 나는一切 그事件을 생각하지안어왓슴니다. 그러한 關係도 그當時는 何如間에지금에 와서는나에게別般感想이업슴니다 각금생각이나면 그저「불상하게 죽은누이……」하고 말입니다.
巴人學兄.
그것은 近日나의 禪的修養이나로하여금生死問題는 勿論其他모든 問題에對하여前처럼그다지 「」하게 생각하지안케하는原因도잇겟고 한가지는 그事件도 벌서五, 六年前일이라 歲月이지날스록 차차當時의悲哀가 살어저가는 닭도 잇겟슴니다.
巴人學兄.
나는더쓰려하지안슴니다도리(第六十一頁에)
-(四十二頁에서)-혀敬畏하고 信賴하는 兄對하야 失禮가될지도몰으겟슴으로. 다만兄바라는것은 萬若不得已그事件을 取扱하서야만될 境遇이거든 첫재는 故人이「生」의問題와「死」의問題에對하여 平素부터 眞摯 嚴肅한態度를가젓섯고 는 『恥辱에사는것보다는名譽에죽는다』고하든 故人平素의말이(날더러이말을 批評하라면 이것은 固執쟁이의 主張이라할것이나 죽엄은 絶對境이라비록男妹間이라도 故人이容啄을 許諾지안을지도몰으겟슴니다) 一面에잇서서는 純情의 東洋道德(勿論「消極」道德)을表示함이라고도 볼수잇는點으로보아서 제가말슴하지안트라도 故人에對한 어느程度의 禮儀는 직혀주실줄밋사오며 現在生存하여잇는그相對者의 處地도考慮하서서 그에게 別般支障이업게하여 주시기를바랄임니다지금와서는 나도그相對者에게아모러한 感情이업슴니다. 要컨대 나로서는 모든過去는이저버리고오직 將來만을向하야 進步와向上의걸음을걸어나아가랴고 하는것임니다. 쓸데업는말이 길어젓슴니다. 이만큼말슴드리고 失禮하겟슴니다.
흐로 兄의健康과 밋三千里社의發展에對하야 滿腔의祝願과 밋敬意를表함니다. -(李淑鍾氏執筆原稿는事情으로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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