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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자의 괴벽 기벽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방송자의 괴벽 기벽 放送者의 怪癖奇癖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백동아 白童兒
출처정보 조광 朝光
연    도 1939-10 昭和十四年十月
면    수 274 274
기사
放送者의 音聲만을 들을수있는 우리들 聽衆으로서 恒常 궁금하게 생각키는것은「마이크로폰」앞에서 或은 앉아서 或은 서서 또 或은 걸어다니면서 하는 放送者의「제스츄어」다.
自己 音聲以外에는 아모것도 聽衆에게 내노치안는 放送者의 立場으로서는 假令 우서운 이야기를 하면서 怒氣滿滿한 表情을 지어도 괜잖을께고 허리가 아프면 大字形으로 번뜻 나가자빠저서 해도 無關할것이며 심심한 분은 동지깨로 코털을 빼면서 해도 되고 배고픈 분은 설농탕 그릇이나 사다 잡수시면서 해도 音聲에만 關係없으면 聽取者로서는 통 알배가 없으니까 언제던지 神妙한 얼굴로「라디오」앞에 귀를 기우리기를 熱心히 할것이다.
그러나 聽取者 諸君이요. 筆者는 이제부터 諸君을 모시고 中央放送局을 訪問하여 「마크로폰」앞에 앉은 諸名士들이 어떠한 態度로 放送을 하는지 그것을 한번 기웃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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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椿氏의「落書放送」
經濟講演으로서 名聲이 높은 徐椿氏는 술을 몇잔 얼근하니 잡수시고「마이크로폰」앞에 나가야 講演이 빛난다. 그러니까 放送局으로서는 放送謝禮以外에 술값을 着實히 내야겠고 徐椿氏로서는 그술값을 放送하기 約한時間쯤前에 받어야겠다고.
그것은 하여튼 徐椿氏는 放送室에 들어갈때에는 반드시「자라紙」를 한뭉치 들고「마이크로폰」앞에 앉는다. 그럼 그「ザラ紙」에는講演內容이 적혀있나 하고 기웃해보아도 아모것도 적혀있지안는 白紙다.
이윽고 放送이 始作되면 氏는 그 굶다란 목소리로 연방「왜냐하면……어째 그러냐하면……」을 連發하면서 한편「테—불」에 없디여서 가지고온「ザラ紙」에다 무엇인가 분주스레 記錄한다. 다른 사람의 講演을 速記하는 例는 여러번 보았으나 自己의 講演을 自己自身이 速記하는 法은 없으리라고 다시한번 기웃해 보았더니 이건 講演의 速記가 아니고 똥그래미와 三角과 四角과 線과 接續詞없는 쎈텐쓰와 連絡없는글字을 자꾸만 쓰신다. 아니 그리신다. 이것을 三十分동안이나 繼續하면「ザラ紙」四五十枚쯤은 빈틈없는 落書帳으로 變貌한다고—
△黃義敦氏의「散步放送」
史學家로 有名한 黃義敦氏가 講演放送할때의「에피쏘—드」하나가 있다.
氏가 放送을 始作한後「아나운써—」는 무슨 볼일이 생겨서 放送室을 나왔다가 얼마후에 보니 黃義敦氏의 放送이 中斷되였길래 분주스레 放送室로 돌아와보았다. 그랬더니 「마이크로폰」앞에 앉어 있어야할 氏가 온데간데없이 없어지고 말었다. 그래 어떻게 됏는가고 放送室을 뛰처나온「아나운써—」는 어디를 가섰댓는지 廊下 저편쪽으로부터 이리로 천천히 걸어오시는 氏를 發見하고
「아 어데를 가섰읍니까?」
하고 물었더니
「잠깐 便所엘——」
하는 氏의 對答이었다.
△權悳奎氏의「콧소리放送」
亦是 史學家 權悳奎氏가 放送할 때의 이야기.
放送하면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다가 그만 꼭 끊여저 버리고 다음에는 講演代身 으르렁 으르렁 하는 콧소리가 들리기에 뛰여가보니「마이크로폰」앞「테—불」우에 이마를 좁고 無事泰平之勢로 코를 쿨쿨 굴면서 주무시더라고. 이것은 너무나 有名한 이야기다.
△崔南善氏의「자꾸절하는放送」
亦是 史學者로 有名한 崔南善氏는 書堂에서 글읽듯이 「마이크로폰」을 向하여 자꾸 절을 하신다고. 上半身을 굽혔다 폇다 굽혔다 폇다——孟子曰 孔子曰 時節의 버릇을 아직까지 버리지못했다고.
△文明琦氏의「永遠中斷放送」
愛國機獻納으로 有名한 文明琦氏는 放送을하다가 그만 딱 매켜놔서「에이 난 못하겠다!」고 그만 두었다고.
△朴興植氏의「억망진창放送」
和信社長 朴興植氏가 處女放送을할때 이건 冊을 읽는것두 아니구 말을하는것두 아니구 게다가 平安道사투리를 그대로 내뽑아놓은 實로「억망진창放送」이었다고.
△金益斗氏의「돈내고하려는放送」
牧師 金益斗氏는 처음으로 放送을 한後에「아나운써—」를 향하여 曰
「돈은 얼마나 내면 되는가요?」
「아나운써— 茫然自若하여 曰
「천만에 말씀입니다. 저이가 謝禮을 드리야조.」
△金尙鎔氏의「傳道放送」
詩人 金尙鎔氏는 처음에는 아주 文藝講演으로 잘 나가다가도 後半에 이르서는 어느듯 시골牧師님의 傳道式講演을한다고.
△金晋變氏의「睡中放送」
權悳奎氏처럼「마이크로폰」앞에서 주무시는것은 아니지만 聽取者에게는 꼭 졸면서 하는것같이 들린다. 「이—리—하—야—獨逸의—文學으로—말—하—면」云云.
△鄭寅變氏의「떠들썩放送」
鄭寅變氏의「떠들썩放送」은 하도 有名하다. 손찟 몸 할것없이 막떠드러대는데 옆에 앉은 「아나운써—」는 氣絶할 지경이고 聽取者는 얼벙벙………
△金容瓘氏의「百科全書放送」
「放送프로」가 豫定대로 꼭꼭 맞아들기는 어렵다. 或은 病으로 或은 其他여러가지 事情으로 放送者가 放送을 不得已하여 못할적이 때때로있다. 이러한 빈자리를 채울려먼 時日이促迫한 때문에 編輯者는 많을 苦心을 하는데 이런때에 그것이 어떠한 課題의 放送이던 金容瓘氏에게 附託을하면 그만이다. 어떤 種類의 題目이던 「O·K」하는 氏의 放送은 實로 「百科全書放送」이라하겠다.
△車相讃氏의「수수꺼끼放送」
車相讃氏는 무슨 放送을 하던지 꼭 수수꺼끼를 한가지 남겨놓는다. 卽 한개의 疑問은 疑問 그대로 남겨놓고 거기對한 何等의 說明도 없이 放送을 끄처버리는 버릇이있다.
△廋秋岡氏의「기침放送」
氏는 野談을 放送하면서 기침을 너무 자주하는 때문에「기침放送」이라한다.
△申鼎言氏의 「점잔케뽑내는엿장사放送」
「마이크로폰」앞에 나타나는 氏는 大端히——아니 무섭게 점잔타. 아주 점잖게 뽑낸다. 그런데 엿장사放送이란 무엇인고하니 엿장사가 엿을 늘리듯이 짤막한 이야기를 자꾸 길게늘리는데서 나온 名稱이라고.
이밖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紙面이 없음으로 오늘은 이만하고 後機會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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