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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학 연구초(4)―가사「강호별곡」해설―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조선문학 연구초(4)―가사「강호별곡」해설― 朝鮮文學硏究鈔(四)―歌詞「江湖別曲」解說―
종    류 논문 論文
필    자 이희승 李熙昇
출처정보 문장 文章
연    도 1939-06 昭和十四年六月
면    수 149 149
기사
一, 解 題
朝鮮의 歌詞中에는, 이 世上의 富貴功名을 헌신 같이 더져버리고, 애오라지 幽遂閒靜한 田園에 隱居하여 山水泉石에 情을 붙이고 白眼으로써 紅塵俗世를 睥睨하려는 高士의 述懷가 많다. 이것은 屈原의 漁父辭로부터 陶潜의 歸去來辭, 王維의 田園詩等이 모두 그 軌를 한가지하여, 그 影響을 받은것이라고도 볼수 있으나, 그보다도 騷人墨客의 氣質은 古今을 通하야 狷介不覇한 탓으로 當世에 浮游하거나 容納되지 못하여, 恒常 物外에 逍遙하며感恢를 自然 風物에 하소연 하는것이었다.
이와 같은 노래 中에서 오늘날까지 우리 입에 널리 膾炙되는것이 이 「江湖別曲」이다. 扁舟에 몸을실고 主人 없는 山水風月의 大自然을 독차지하여 江上에 笑嗷하며 다른 사람이 알가봐 두려워한다는 心境은, 저 退溪의 作이라고 일컫는 時調
淸涼山 六六峯을 아는이 나와白鷗
白鷗야 헌사하랴 못믿을손 桃花—로다
桃花야 떠나지마라 漁子—알가하노라
와 一致된다고 볼수 있으니, 그들의 富貴는 한갓 白雲이요 靑山이요 流水요 明月이요 淸風이었다.
이러한 心緖를 遺憾 없이 吐露하여 몇 줄 안되는 글귀에 담어놓은 이 노래로, 다른 歌詞와 마찬가지로 漢文詞華의 累를 입어, 곳곳이 解釋을 要할 個所가 없지않다. 다음에 적어놓은 原歌라는것은 亦是 博文書舘에서 發行한「新舊流行雜歌」라는 小冊子에 收錄된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요, 傍書한 漢字는 括弧 안으로 몰아넣었다.

二, 原 歌
(一)세상공명(世上公名) (二)부운(浮雲)이라, (三)강호어옹(江湖漁翁) 되오리라. (四)일엽편주(一葉片舟) (五)흘리저어 (六)임기소지(任期所之) 하올적에 (七)만경창파(萬頃蒼波) 너른 곳에 (八)호호탕탕(浩浩蕩蕩) 떠나간다. (九)주경(舟輕)하니 산사주(山似舟)요, 파급(波及)하니 야여주(野如舟)라. (一○)은인옥척(銀鱗玉尺) 펄펄 뛰고 (一一)백구편편(白鷗片片) 비꼈는데, (一二)청풍(淸風)은 서래(徐來)하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좌우산천(左右山川) 살펴보니 경개(景槪) 무궁(無窮) 좋을시고.
(一三)격안전촌양삼가(隔岸前村兩三家)에 저녁 연기 일어나고, (一四)반조입강반석벽(半照入江半石壁)에 거울낯을 열었에라. 언덕 우에 초동(樵童)이요, 석벽(石壁) 아래 어옹이라. (一五)창랑일곡(滄浪一曲) 반겨 듣고 소리좇아 나려가니, (一六)엄릉(嚴陵)려를 다달았다. 경개(景槪) 무궁(無窮) 좋을시고.
천척단안(千尺斷岸) 높은 곳에 창송녹죽(蒼松綠竹) 푸르렀고, (一七)칠리청탄(七里靑灘) 고요한데 쌍쌍(雙雙) 오리 높이 떳다. (一八)양개(兩介) 어옹 (一九)흘림낚시 (二○)거구세린(巨口細鱗) 낚아내어 고기 주고 술을 사서 취ㅎ게 먹기 맹세한다.
오호(嗚呼)라 (二一)세상사(世上事)ㅣ 여몽(如夢)이라. (二二)거포준(擧匏樽)이 상속(相屬)하니 (二三)호리건곤(壺裏乾坤)되었구나. 일락황혼(日落黃昏) 되었으니 월출동령(月出東嶺) 솟아온다. 배를 저어 도라갈제 (二四)도착접리(到着接罹) 좋을시고. (二五)종일위지소여(縱一葦之所如)하야 능만경지망연(凌萬頃之茫然)이라. (二六)선압수중천여월(船壓水中天與月) 하니 어언간작천상인(於焉間作天上人)을. 무궁(無窮)하다, 이 내 흥미(興味), 세상(世上) (二七)알가두리노라.

三, 註 解
(一)이 世上의 功業과 名譽. 公名은 功名의 잘못이다.
(二)공중에 뜬 구름 같이 나에게 상관없다는 뜻이니 論語 述而篇에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이란 句節이 있다.
(三)三江과 五湖, 卽 물 있는 곳을 가르키는 말이나 一般으로 世間 或은 田野間이라는 뜻이다.
(四)片舟는 扁舟라고 써야 옳다.
(五)물결 흐르는 方向대로 저어 간다는 뜻.
(六)「期」는「其」와 잘못이니, 배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둔다는 말이다.
(七)田地의 面積 百畝를 「一頃」이라 이르고, 萬頃은 極히 넓은것을 表現한 말이다. 水面이나 原野에다 쓰는 말이다.
(八)「蕩蕩」은「湯湯」의 잘못이니 그音은「탕탕」이 아니라「상상」이라고 하여야 옳다. 浩浩湯湯은 바다나 큰 湖水의 물이 즐펀하게 넓음을 나타낸 말이다. 宋人 范仲淹의 岳陽樓記 中에
浩浩湯湯, 橫無際涯
라는 文句가 있다.
(九)「舟輕山似舟 波急野如舟」는 누구의 詩句인지 알수 없다. 아마 이 노래의 作者가 創作할것일는지도 모르겠다. 「舟輕山似舟」는 배가 흔들린다든지 빨리 흘러 가기 때문에 배 안에 앉어서 兩岸을 바라보면, 배는 그대로 있고 山이 도리어 뒤로 흘러가는것이 배같이 보이므로 한 말이오, 「波急野如舟」도 물결이 急하야 배가 빠르게 흐르면 兩岸의 들이 도리어 물에 떠서 흘러 가는것 같다는 意味인가 한다. 그러나「舟輕山似舟」는 「舟輕山似走」의 잘못이 아닌가 한다.
(一〇) 生鮮(물고기)을 아름답게 表現한 말이다.
(一一)片片은 翩翩이래야 할것이다.
(一二)蘇軾(號는 東坡)의 그 有名한 「前赤壁賦」첫머리에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이란 文句가 있다.
(一三)이 글구도 아직 누구의 作인지 상고하여 보지못하였다. 「蕭湘八景歌」에는「第看前村兩三家」로 나타나 있다.
(一四)杜甫의 詩「返照」에
返照入江翩石壁 歸雲擁樹失山村
의 一句가 있으니, 落照의 景趣를 읊은 句節이다 「半」字는 모두誤字다.
(一五)滄浪曲은 漁父의 노래라는 말이니, 楚辭 漁父篇에 屈原과 漁父와의 問答을 叙述하고, 그 끝에
漁父莞爾而笑, 皷枻而去, 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濁吾足.」遂去, 不復與言.
이라는 句節이 붙어있어서, 이 世上의 萬事를 모두 自然의 歸趨에 맡기어둔다는 意味를 包含시키었다. 「滄浪曲」이라는 이름 아래에 조선말로 된 노래도있다.
(一六)다른 책에는 「엄릉여을 다달았다.」로되어 있다.「엄릉」은「嚴陵」이니 地名이요, 「여을」은「灘」이다. 後漢 때 사람 嚴光은 字가 子陵이요, 젊었을적에 光武帝(劉秀)로 더부러 함께 遊學하다가, 光武가 帝位에 나아가매 嚴光은 富春山에 隱居하야 낙시질을 일삼었으므로, 後人이 그 낙시질 하던 곳을 「嚴陵瀨」라 일컬었다. 이것이 곧 「嚴陵여울」이다.
(一七)「七里灘」은 浙江省 桐盧縣 嚴陵山 西便에 있으니,
兩山夾峙, 連亘七里, 水駛如箭
이라 하였고, 顧野王의 輿地志에 依하면
七里灘 東陽江下 與嚴陵瀨相接
이라하였다. 白樂天의 「新小灘」이란 詩에도
石淺沙平流水寒 水邊斜揷一漁竿 江南客見生鄕思 道似嚴陵七里灘
이라한것이 있다. 「靑灘」은「淸灘」의 잘못일 것이다.
(一八)「兩介」는「兩髻」의 잘못이니, 곧 「쌍상투」를 意味하는 말이다.
(一九)흘리어 놓는 낚시.
(二〇)「鱸魚」를 가르키는 말이니, 蘇軾의 後赤壁賦에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如松江之鱸
라는 句節이 있다.
(二一)王維의「酌酒與裴廸」詩의
世事浮雲何足問
과 같은 心境이다.
(二二)蘇軾의 前赤壁賦 中의
駕一葉之扁舟 擧匏樽以相屬
에서 나온 말이니, 바가지잔으로 술을 서루 勸한다는 뜻이다.
(二三)「壺中之天」이란 말과 같은 뜻이니, 仙人 壺公의 故事에 依하야 「別世界」를 이르는 말이다. 漢書 防衛傳에
費長房者, 汝南人也, 曾爲市掾, 市中有老翁賣藥, 懸一壺於肆頭, 及市罷, 輒跳入壺中, 市人莫之見, 唯長房, 於樓上覩之, 異焉, 因往再拜, 翁乃與俱入壺中, 唯見玉堂嚴麗, 旨酒甘肴盈衍其中, 共飮畢而出.
이라 하였고, 또 雲笈七籤이란 책에
施存魯人, 學大丹之道, 遇張申爲雲臺治官, 常懸一壺, 女五升器大, 化爲天地, 中有日月, 夜宿其內, 自號壺天人, 謂曰壺公因之得道.
라는 말이 있으니, 「壺天」, 「壺中天」, 「壺中天地」라고도 이른다. 唐人 元禾의 「幽栖」詩中에도
壺中天地乾坤外 夢裏身名旦暮閒
이란 一句가 있어 亦是 같은 意味를 가지고 있다.
(二四)「接罹」는「接䍦」의 잘못이다. 「白帽」라는 뜻이다. 晉나라 山簡(字는 季倫)이 질기어 高揚池(襄陽땅에 있는 園池)에 놀다가 술이 醉하여 도라오면서 부르던 노래에
山公時一醉 逍遙高揚池 日暮倒載歸 酩酊無所知 時時騎白馬 倒著白接䍦……
라 하였고, 李白의 「襄陽歌」에는 이것을 본받아
落日欲沒峴山西 倒著接䍦花下迷
라는 一句로서 그 첫머리에 얹었다. 술이 몹시 醉하여 帽子를 가꾸로 썼다는 말이다.
(二五)亦是 「前赤壁賦」에 있는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에서 나온 句節이다. 갈잎만한 조그만 배를 가는대로 띠어두어서, 넓으나 넓은 물을 무릅쓰고 나간다는 意味다.
(二六)이것도 누구의 詩句인지 알수 없으나, 그 意味는 西山에 해가 지고, 東嶺에 달이 솟으매, 물속에 비친 하늘과 달이 배 아래로 보이어, 於焉間(별안간 或은 어느듯)에 天上人 卽 仙人이 되었다는것이다. 結局「羽化而登仙」이라는 文句와 같은 意味가 된다.
(二七) 두려워하노라. 무서워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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