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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방랑기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여우 방랑기 女優放浪記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현대극장 김양춘 現代劇場 金陽春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2-01 昭和十七年一月
면    수 130 (130)
기사
[사진] 金陽春孃
一, 志望하든時節
벌서 七年인가 옛일입니다. 단한알 액이 보리(麥)알같은 女子의人生도 무슨 의미로서든지 태어난意義를 보람있게 갖어야할것이다.
나는 이런생각으로 여배우가 되길 작정했든가봅니다.
그러나 只今 여게까지와서 열심히 제자신을 반성한때 제입을 찢어바리고싶은 생각을하는적이있습니다.
대담하게 엄격한제집을나와서 七年이라는 세월이흘으는동안- 나는아직보리알그대로있을뿐, 여배우로서의아무런 터전도 닦지못했으므로 그런가봄니다.
하긴 운명이라는것은 조정한다든가 바꿀순없겠지요.
(참고 이겨나가는수밖에요?)
하지만 어느샌가연극하는무대우에서 나를발견하고 또생각하게되었습니다.
실상 조선에서 여배우가 된다는것은 뛰여들기나 헤여나가기나 매일반으로 어렵고 괴로운길이라고할것입니다.
더군다나 나의고향은 商都 개성입니다. 그런곳 장사하는집의큰딸로 태여난내가 집을튀여나와 무대에선일을 생각하면 남의일같이 놀라운일입니다
단한분 나를 어데까지던지 리해하시며 무슨일이던지 이끌어주시던 오빠께서도 배우가된다는일만은 통——허락하시지않었습니다.
꼭사흘밤, 나는 오빠의 서재에 꿀어앉아서 결심에대한시련을받었습니다
나는 그사흘동안을 긔도하는 여승모양으로 오빠의앞에꿀어앉아 내양심과, 결심의빛을 구피지않었습니다.
문학이나 그밖에 딴예술은 자기혼자서 공부하고 기회를타서 살그먼히 내놓아야될것이지만 연극배우라는것은 집안에서나 혼자는 일워질수없는것입니다. 단체와 여러사람이 보아주는무대! 그바다에 뛰어들지않고선 안되는것 이 관문은 오늘날 여배우로 나선사람이면 十中八九까지 다-체험한 무서운 고개었겠지만 내게있어선 한칭 어려운고개였습니다,
이런비유와 저런비유를 들어가면서 그시절연극게의 튀영적분위기랄지 너는 女학교만 그대로 잠잫고다니면 어데까지든지 높은공부를 얼마든지 할수있다는등의-차므로 간절한훈계—그보다도 거이 애원이었습니다. 그런오빠도 마침내는 나의고집에 풀을꺾이어 夜半 트렁크에 옷몇벌과 용돈얼마를 쥐어주어 도망을 치게하였습니다.
나는 只今까지도 각금그때 생각을 하면 감사한오빠의생각에 눈물이저절로 흘음을금치못합니다.
아직도 잊어바릴수 없는 十一月六日, 水原停車場에서 一行과함께 내려서 지금은 없어졌지만 소위 마찌마와리를하노라고 人力車위에 원숭이처럼 올나앉아 나팔대를 앞에세우고 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人力車는 妓生이나 타는것인줄알았기때문에 생전처음 탔든것은 물론이었습니다만 어떻게타는것인지도몰라 車夫한테 코취를받어가며 얼굴을불켰든 생각 마침 날은 차거워 눈보라가 함박같이 퍼붓는 매운날이었습니다.
처음 분발으고 처음人力車탄 그날의劇團은 요새經營體와는 달러졌지만, 黃金座라는 團體였는데 그때主宰하던 분은 시방 朝鮮演劇協會常務理事로 게신 金寬洙氏, 그리고 脚本家로 有名하신 朴英鎬氏等이였는데 첫번 내가 開城서旅舘 으로 찾아갔을때 高等女學校를 다녔다는것이 못믿어웠다든가, it is a book이라고 써놓고는읽어보라고 하는가하면 다시 그걸써보라그랫고 다음엔 푸로그람한장을 펼처놓고 읽으라고하는등……….
어쨌든 나는 이극단에서 몇일못되어 그시절엔 꼭끼어야하던 소위막간촌극에 일약 선발되어 대역(?)을 맡게되었는데 그역에 선공하였던지 화장실로 돌아왔을때 단장이하 여러사람들은 나를 에워싸고 칭찬 하여주었습니다.
무대에나서면 처음엔 무엇인가 목구멍에 꼭 째어들어서 말주머니가 매킬뿐더러 관객편은 노한과도이는 바다속 같이 아무것도 안뵈고 까-마아득한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차츰 무대에발이 얽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관객석도 뵈여젔고 심지어는 저-쪽 한편구석에서 누구 누구에게 귀ㅅ속말하는것까지 죄-다 들니는것입니다. 그러기로 반연쯤연극하니까 얘-양춘인 오늘은 제법잘하는데—혹은 눈섭을 아주길게 그렸어—등의 귀ㅅ속말까지 들리어젔습니다.
나는 딴사람들의 괴롬이나 로력보담도 비교적 헐하게 좋은역을 얼는맡었습니다. 황금좌를떠나서 소설가 최독견선생이 지배인으로계시던 동양극장 경영단체 동극좌에 넘어가서부터는 일약 주연급으로 데뷰-하였고, 거기엔 한참 눈물의여배우로 어름날니든 車紅女도 있었습니다. 벌써 그는 이세상를떠나 슬픈무대 고초의一生을 우리들에게 본보여준 추억의여우입니다만—.

二, 洋順이와離別의表情
電車소리와 醉客의 노래소리가「오바랍」이되여 흘으며 울긋불긋헌 네온만이 손님을불으는 밤거리입니다. 연극하다말고 돌아오는때의마음 洋順이는 限없는 空想에싸여 컹컴한 N町골목을돌아왔음니다. 별안간 洋順이앞에발을멈추고 황급히「나는只今車로 떠남니다. ××行입니다」하며 洋順이의 對答도 듯지않고 對答할새도없이 달아나바림니다. 그의 허둥지둥하는뒷모양만 바라보고섰다 아무生覺없이 너무어이없이 洋順이는 다시 것기 始作했습니다.
집에돌아온洋順이는「핸드빽」을 든채 문에지대서서 꿈아닌 꿈을꾼듯 아무런 感覺조차 이젔습니다. 힘없이떨어뜨린「핸드빽」소리에 精神을차려 문뜩 汽車時間表를 보았습니다. 그가 떠난다는 車는 아직二十分의餘裕가있습니다.
쫓기는듯 쫓는듯 뛰어나갔습니다.
洋順의 가슴에는 다만 鍾路의 客을 맞으려는 빈自動車만이「크로즈엎」됨니다. 元來 洋順이는 女高時代의자랑이든 리-레選手였슴으로 最后의힘을다하여 니를악물고 뛰어 和信앞까지 나갔습니다. 交通巡査의 動作을 빌어 이손 저손 들기에 바뻣습니다. 그러나 洋順이가 希望하던 空車는 눈에 보이지않고 醉客을 실고가기바쁜 運轉手는오히려 防害物로바께 取扱할줄몰났습니다.
그러면 電車라도 타야지해서 다시 電車를탔슴니다. 普通때 빨으다 늘이다 生覺조차하지않든電車는 洋順이의마음을 더욱 조急히 해줄뿐입니다. 時計를 보니 四分前입니다 밋친듯 電車를 내려 待合室로 달어갔습니다. 덮어놓고 改札口로 가니 入場券이없음을 이제야 비로소알고 다시 나와 拾錢을 던저 사가지고보니 改札口는 닫첬습니다.
저편에섯는 驛員을 불러 덮어놓고「お願ひします」하며 문을여자마자 홈으로 너머지듯 업허지듯 내려서니 汽車는 汽笛과함께 움즉이려합니다. 이窓에서 저窓으로 옴겨 찾으나 그는 보이지 않었습니다. 汽車窓만을 부뜰고 찾을勇氣를잃었습니다. 손에서 미끄러저 如地없이 달니는 汽車는 洋順의손을 괴롭다는듯 달어남니다.
떠나는車를 바라보며 일부러 敬禮를한것은아니었으나 自身도 몰으게 머리는숙어졌습니다. 그래도或나를그는보지는않는가하여 다시 머리를들었슴니다. 볼理는 만무였습니다. 힘없이 한걸음 두걸음 뒷걸음처 나옴니다. 홈은 어느새 客이다나갔는가 靜寂합니다. 그가운데 洋順이는 自己의 呼吸을 들을수있을만치 고요해졌습니다. 무엇이洋順이의 힘없는몸과 부디침에 精神을 차려돌아보니「出口」라쓴 立標였습니다 只今 洋順의 表情은 完壁에가차운名俳優였습니다. 입살을 물고 우는듯한그얼굴! 힘없이欄干을잡고 階段을올라서니 부끄럽기도하고 창피한生覺이들었습니다. 손수건을 끄내여얼굴을가리며 化粧室 문을여니 和服을입은 婦人두명은 들고 나는사람이 누구냐는듯「꾸지베니」발으기萬事를 忘却한듯함니다.
바처올으는 울음을 抑制하려고 한便기둥에 얼굴을 파묻고 애를쓰나 效果도없이울음은 그여이 場所와體面을 가추지못하고 터젔습니다.
울고나는 마음이 풀린듯 만듯 거울볼생각도하지않고 거리로나서니 如前히 등불은 흐리었습니다. 말없이간 그를 怨望하는것보다 洋順의 두눈에는 오직「空車」만이 怨望스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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