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헌
검색 > 문헌 > 기사
어머니와 명우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어머니와 명우 어머니와名優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문예봉․김신재․김소영․한은진 文藝峰․金信哉․金素英․韓銀珍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1-07 昭和十六年七月
면    수 128 (128)
기사
[사진] 여배우와 그 가족 총 5매
悲哀에싸인어머님
文藝峰
어머니는 열네살에 아홉살잡수신 우리아버니한태 시집을 오셨는데 아버지는 성질이 고약하시여 밤낮밥투정 옷투정을하시고 또 그우에 밤자리에선 오좀을 싸고 잠자리가 험해서 벼개를 벼지않는짓을잘하시었단다. 그렇게하면 우리할머니인 어머니의 시어머님은 벼개에 떠러지는것도 실낭이 나이 적다고 업수여겨서 베여주지않는다 잔소리하시고 요에 오좀을 싸는것도 자주 깨어서 오좀을 뉘이지않어서 그랬다고 어머니만 치란하시었단다.
그래도 어머니는 한번 시어머님의 말대꾸해보신일이없고 항상 아버지를 똑 오랍동생처럼 걷어주시고했단다.
아버지가 열아홉 어머니는 스물넷에 나를 낳으시었는데 나를 난뒤로 우리아버지는 곳 연극단을 맨들어가지고 각처로 도라다니시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여배우로있는 여자를 좋와하시여 어머니를 슬프게했단다.
그래도 어머니는 아버지를 한번 원망하신일이없고 그색시와아버지가 집에 와게시는때면 어머니는 그색씨에게 담배도 시부모몰래사다주고 옷을 빨아서 다듬어서 해주는것은 둘재로 심지여, 女子의빨래까지 매만저 주시군했단다. (左가文藝峰氏, 右가母親)
우리어머니는 우리아버지가 첩을 열개씩하드래도 자기를 가란말만 말었으면 아버지가 그첩들을 죄다 대리고래도 집에만 와게시다면 좋겠느라고 애원하시였단다.
나는 어머니가 늘 우시는것을 보았다. 울다가울다가 하는수없어서 어머니는 쫓겨가시었다. 내가 재작년 十三年만에 어머니를 長津이란 곳에 찾었을때 어머니는 입을 담을지못한채 마디를 꺾지 못하는 우름을 며칠을 우시었다.

구름속의꽃포기같은어머니
金素英
우리어머님은 아주 에쁘셨다고합니다. 구름속에 피는 꽃포기처럼 고으셨다고 외할머님께서 자랑삼아 입버릇삼아 말슴하시며 우리더러
「너-들이 아무리 뀌며야 너 에미젊었을 시절을 따를나구…」
이렇게 말씀하시지않드래도 어머님이 에쁘시었다는것을 짐작할수있읍니다. 四十餘年이란 세월과 함께 따르는 고생으로해서 주름잡힌 얼굴이것만 그얼굴 윤곽속에 담긴 어버님의 눈은 아직도 별과같이 빛나고 맑습니다.
이렇게 에쁘신 어머님은 또 지극히 착하십니다. 착하신것以外엔 아시는것이 아무것도없으십니다. 나는 이렇게 에쁘시고 착하신 어머님의 둘재딸로 태여났읍니다.
우리의형제는 모다 七男妹. 맨우이로 큰형과 나와 나 바루 아랫동생까지 시집을가고 그아래동생들은 아직 학교에 다닙니다.
어머님은 시집을 간 자식이거나 집에 대리고 게신 자식이거나 항상 마찬가지로 생각하시는양으로 하로건너큼씩 만날수있는사이에 두고도 늘 궁금스러우세서 밤이면 우리들의꿈으로 밤을 새우신답니다. (左가金素英氏 中央이母親)
우리中에 누가 어머님의옷감을 사드리는일이있으면 어머님은 그것을 입지않고 두시면서 내동생 시집갈적에 주신다고합니다. 음식도 그러심니다. 맛있는것이면 죄다 뱅뱅돌려놓으시며 모려내놓으시며 잡숫지않으시고 아버지께 디리거나 우리들을 먹이심니다.
그러시느라고 우리어머님은 여위시었읍니다. 주름살이 쟆이였읍니다. 좀더 잘잡수시고 좀더 에쁜옷을 입을마음이였으면 아직도 젊고 눈이 더 빛나실것인데…….
하지만 우리어머님은 그래서 늙고 미워지시는것을 도모지 탓하지 않으십니다. 그것을 아시면서도 아버지와 우리들때문에 늙어지고미워지는것은 아깝다고 안하십니다.

나때문에속썩으시는어머니
韓銀珍
「너아님 웨 이속이 이렇게 상하겠니」
어머님은 정말 나까닭에 마음이 傷하신다. 七男妹를 길르시면서도 다들 저할일을 분명히하는 子息들이것만 나만은 웨 하필 어머님이 가장 싷어하시고 집안식구들이 第一 미워하는 俳優노릇을하는지 알수없다. 그렇지만 모다들 싫어하고 모다들미워하는것이래도 나는 제일 재미가있고 흥이나서 못견디겠다는걸 어떻게하랴고 끝끝내 이렇게버티고 본즉 어머님도하는수없으신지 아니 하는 수없다기보다, 내가 재미있어하고 흥겨워하는일이고보매 참아 말리지못해하시는것이다.
내가 처음 俳優가된다고 나섰을때 어머님은 통곡하시였다. 무슨일을못해서 사당패가 되겠느냐고하시면서 내가 소속되어있는劇團支配人을 찾어와 우리딸을 좀쫓아내어달라면서 사정사정하시었다. 그러시면서도 어머님은 한번도 나를 여러사람있는데서, 집식구들 있는데서, 꾸지즈시거나 책하시거나 하신일이없으셨다. (左가韓銀珍氏, 右가母親)
다른사람이 알사하시고 때때로 집식구들 아버지 오빠들이 나를 책하고 꾸짓고하시는때라도 되려 어머님은 오히려 아버지 오빠의 꾸지즘과책망을 대신 가루마터가지시고 나를 옹호하시는것이었다 아버지 오빠가 어머님더러 아무것도모르시면서 그러신다고하시면 내가 웨모를가부냐고 대여드시는것이었다. 정말 우리어머님은 아무것도 모르신다. 演劇이 무엇인것도 모르신다. 지난 正初에도 東劇에서 春香傳을할때 내가 春香이로 獄中에서「칼」을 쓴것을 보시고 正初부터 그런것을 써서 어떻게하느냐고 걱정걱정하시였다. 그만큼 우리어머님은 아무것도 모르시나 오직 딸이 귀엽기때문에 딸을 옹호하시기위해서 아버지나 오빠들앞에 내가하는일을 아주 썩잘 리해하시는체하신다.

나는어머님을닮았다
金信哉
보는사람마다 나와 우리어머니를 판에 꼭 박어낸듯 같다고한다. 내보기에도 나는 어머니모습을 신통히 따낸것같다.
世上에 다시없을 어머니 그처럼 貴하고 거륵한「어머님」의 形像고대로를따냈다는것을 나는 스스로 자랑하고 싶은마음일때가많다. (右가金信哉氏, 中央이母親, 左가夫君)
그러나 웬일인지 나는 어머님의마음 즉 성격을 닮지못했다. 어머니는 무척 강하시고 또 엄하시다. 그것은 아버지가 일즉도라가신탓으로 자기 身邊과 우리九男妹를 保護하려는 일종 護身術에서 생겨진것인지는모르나 어쨌든 강하고 엄하시다.
가만생각하면 일찌기 아버지를 잃은 우리九男妹가 無事히 자라서 다들 한사람의직책을 갖게까지된것은 오로지 어머님이 이강하고 엄하신성격때문인것같다.
옛날부터 義州에서 사시기시작해서 아직도 거기서 사시는데, 뿔뿔히 東으로 西으로 갈라진 자식들이 보고싶으신것이 큰病이시란다.
강하고 엄하신 성격이라하지만때때로 남의어머니가 도저히 가질수없는 인자함을 갖이신어머니시다.
죄다 자라서 자식낳고 손주 볼나이에 이른 아들딸까지도 아직도 어린애거니만, 추운때면 감기들랴, 걱정해서 편지하시고 더운땐 더위먹으랴 걱정해서 편지하시고 어째뜬 별난 어머니시다.
요전에는 내게 남빛 털배자하나를 보내주시었다. 봄엔 더 바람이 살낭대어서 몸이 차지기쉬우니 부디 몸 조심하라는 편지도그속에 끼여있었다.
참말 우리어머니같으신이 또있을까. 이처럼 좋으신 어머님의모습을 내가 고대로 따내다니 얼마나 기쁜일이랴. 나는 어머님의 形像을 곱게 거륵하게 貴하게 保存하기에 힘써야 할것이다. (끝)
이메일주소 무단 수집거부 권리침해신고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