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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배우 수기—나의 고백서—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남녀 배우 수기—나의 고백서— 男女俳優手記—나의告白書—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독은기 獨銀麒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1-06 昭和十六年六月
면    수 264 (264)
기사
[사진] 獨銀麒
『저사람은 映畵人이다』
『저건 映畵排優다 藝術家이다』
世上사람들은 나를 가르쳐 映畵人이라고 했다. 조금도 그릇된 소리가 안일줄은안다. 내 오늘날까지 學窓을 버서나온後로 별다른 事業에 從事를해서 몸을닥고 이름을 높여본적이 없는터이라 社會에 뛰여나선 第一步부터 映畵界에 入門을해서 벌써 十年이가까운 歲月을 두고 可謂 미친놈처럼 시골과 서울을 안방에서 건넌방가듯이 오르내렸으니 그야 누가보든지 映畵人은 名色映畵人이라 할게다 十萬個의 作品에도恒常 같은 表情이나마 나 여기있다는듯이 얼굴을 치껴들고 出演을했고 紙上으로나 雜誌나 廣告紙쪼각에까지 姓名三字를 뚜렷하게 或은 붉은색으로 或은푸른색으로 거침없이 印을찍어 街頭에까지 휘날였으니 어찌 世上사람들이 如事로 알었겠으랴.
그것뿐도 아니다 映畵令實施規定에依해서 榮光스러운 登錄證書까지 奉受했으니 어찌 映畵人이 아니겠느냐.
그러나 事實, 眞正코 내가 그만큼 充實한 內容을 갖었느냐 그만한 經歷은 갖었느냐 演技者면 그러할만한 演技를發揮한作品이 한개라도 있었느냐.
良心은 正直하다고 보겠다.
오늘도 東大門行 電車속에서 얼굴을 붉히고 中道下車를하고 말었다. 그많은 乘客中에 何必 나를 빼내여 곁눈총알을 쏘면서 수군거리는 二三젊은 靑年들을 보았다. 좋은 얘기인지 나뿐얘기인지는 몰으겠으나 如何튼 나를 두고 무슨 批評한다는것만은 그들의 表情動作을 봐서 能히 알수가 있었다.
그러했음에 왜 버젓이 벗튀지못하고 얼굴을 붉이고 땀을짜며 逃亡을했느냐 勿論 내天性이 나弱한것도 있으나 確實이 내良心 참된 良心이 不知中에 그러했으리라고 보겠다. 生覺할수록 부끄러운 노릇이다. 가엾기도하다, 十年이라면 決코 짧은時日은 안일것이라 映畵를사랑하는 精神과熱情, 勞力과 硏究心만은 조곰도 他國人에게까지 못지지않을만큼 갖었고 또 行하고 있을줄 믿는다.
그러나슬푼일이다 그것은 내 自身만이가진 熱情이며 硏究밖에 더되었는냐 自畵 自讚밖에 더 되었는냐, 그렇기도하다.
내 아즉까지 貴重한 남의作品에 出演을해서 맡은 그配役에 化身되여 充實하게 滿足하게 表現을 해놓은 記憶이 한번도 없는터이다.
試寫室에서 새作品을 試寫해볼때마다 느낌은 不滿뿐이였다. 不快한때도 있었다. 이것만은 平生을 두고해도 그러할 내藝術性일는지 모르겠다.
올해도 벌써 春風이 바야흐로 너풀거리고 있다. 今年에는 그여코 좋은作品을 만들어보자 두주먹을 힘있게 쥐고 焦燥하게 期待하는마음 안타가웁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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