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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배우 수기—실없는 표정—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남녀 배우 수기—실없는 표정— 男女俳優手記—실없은表情—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이금룡 李錦龍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1-06 昭和十六年六月
면    수 263 (263)
기사
[사진] 李錦龍
나는 내 얼굴을 거울에 빛어놓고 얼마던지 오래동안 노려보아도 시비하는 이 없어 좋다. 진종일 발아보아도 실증나지않고, 슬슬 문질르거나 꾹꾹 찔러보거나 또는 뺨따구니를 슬그머니 꼬집어 보아도 좋은것이 내 얼굴이다.
사람들은 다 제각기 제얼굴을 잘생긴양으로 믿고 산다하지만 나는 내 얼굴처럼 웃읍광스럽게 생긴 얼굴은 다시 없으리라고도 역여진다. 이까진 얼굴을 그 헤일수없으리만치 많은 觀衆앞에 비처놓고 우는척, 웃는척 하다니甚히 뻔뻔스럽기도한 일이다.
그러나 가만이 볼것같으면 내 얼굴이 잘생기지는 못했을망정 누구에게나 惡印象은 줄것같지않다. 숭글숭글하고 柔順하디 柔順하게 생겼기에 누구에게나 그렇게 惡스러운 印象은 끼치지않을게라고도 믿어진다. 뿐만아니라 또 다시 살필것같으면 내 얼굴은 마치 깊고깊은 山谷間에, 사람의 발자취도 드문 深山속에 들리느니 다만 시냇물 졸졸 흘으는 소리와, 숲속에 서성거리는 바람소리와, 어여뿐 새들노래하는 소리뿐, 이따금 풍경소리 댕그랑! 나는 용마루 끝에 구름조각 몸부림하는 잇기끼인 옛절에 벽을안고 앉어 어득 침침한 바다속으로 잠겨드는양 깊은 생각에 사로잡힌 중의 얼굴모양으로 언제나 黙黙하기를 좋아하는것이 내 얼굴이다. 이러한 내 얼굴에 가끔 아주 흉한表情—그것은 惡魔란 여석이나 가질수있는 망칙스런 表情을 짓기도한단다.
그것은 내가接하는 世界—이 世界에도 열사람中에 두세사람쯤은 實로 고약한 사람이어서 망난이, 도척이, 불한당, 색마—아니 이렇게 낮낮이 꺼들어내고보면 그것은 곧 누어 침뱃는格인지라 고만두거니와 어쨋던 藝術家로서 참아 그래서는 안될짓을 뻔뻔스레 저질르고 있는것을 훤-이 알수있다. 나는 이런짓들을 보거나 들을제 그여석을 곧 처억척 두들겨주고 싶은 心情이 끌어올으는데 그럴때마다 내 表情은 惡魔란여석이나 가질수있는 그런 흉한 눈찌와 코찌와 입술을 일그러트리고귀를쭝긋 세워보군하는것이다. 잔잔히 고인물에 돌을 던지면 가뭇없이 살작 드러가버리고 마는것이 아니라 풍-덩! 소리가 나고 물결이 출렁거려 내몸에까지 影響이 믿침으로 그렇게 흉한 表情을 짓게쯤 되는것이란다.
그러나 오늘날은 저하나를 爲해서 제마음대로는(個人主義와 自由主義) 무슨일이나 할수없을뿐아니라, 우리映畵人들은 國民文化를 爲해 努力하겠다고 決心했고 또 나라에서 지워주시는 使命이 크니 우리들은 藝術家로서 더욱이 映畵人으로서 참아 하지못할 언잖은짓은 안하기로 마음을 가다듬었을것이요 또 反省하는中에있는 이도 있을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부터 그런 흉한 表情은 하지않어도 좋게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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