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헌
검색 > 문헌 > 기사
자하문 어귀 「굿당」―유한『마담』 굿 놀이터―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자하문 어귀 「굿당」―유한『마담』 굿 놀이터― 紫霞門어구「굿당」―有閑『매담』굿노리터―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복면 여기자 覆面女記者
출처정보 조광 朝光
연    도 1937-06 昭和十二年六月
면    수 55 55
기사
자霞門 어구 「굿당」엔 날마다 사람이 무척많이 모인다 꽹과리, 피리, 장구가 울고 사람들소리 언제나 왁자지글하다 나는 날마다. 오고가는길에 이집앞을 으레 지나게되는데 料理집 문전보다 自動車의 來往이 빈번하고 비단옷에 금부치 장식한 정체모를女人과 사내들이 듸끓는다 그사이에 술병, 북어마리 만수항봉지 백지장, 실과나브랭이를 든 사람과 「목판」에 뭘바처인 어멈계급의 허줄한꼴도 보이지만-.
나는 이집에 들어가기전부터 이집은 뭘하는집이며 또 이집에 드나드는 人物들은 뭘하려 이리로 모여든다는것을 미리부터 잘알고있었다.
路程은 孝子町電車終點에서 十五分가량 걸린다고 하지만 이집에 드나드는 部類의女人네들 걸음에는 四五十分을 걸을 턱마루진 길이다. 그렇기에「목판」이나 보꾸렘이를 이고 들지않은 잘채린女人네들은 으레 自動車를 달려서 그길을 길걷는사람에게 숨이 꽉맥히도록 몬지를 뒤집어 씨이는 밉광스런짓들을 하는것이다.
나는 오늘오후 다섯時집에 나가든길에 이집마당에 고달픈발길을 돌리기로했다. 넓은마당에 장구소리, 피리소리, 꽹과리소리에 사람무리가 정신을 잃을지경이고 아까부터 불든 흙바람이 더심해서 벗꽃 살구꽃 개나리를 흔들어 떨어트린다.
堂廳은 다섯으로 나누워있고 어드메나 죄다 뷔여있지않은데 군데 군데 떼를지어 파리떼같이 사람들이 몰려있다. 나는 제일사람많은 왼편쪽-둘재「당청」-「굿터」엘 부비고밀고 뚜루고해서 겨우 머리를 드리밀었다.
거기서 나는 제일먼저 꼬갈을쓰고, 홍치마에 쑥고사「장삼」에 홍띄를 둘는 三十이못된 에쁜女人하나가 잡스럽게 팔을내저으며 춤을추고 그곁에 늙은 마나님과 또 그마나님의 딸인상싶은 단발을지저부치고 洋裝을 좋게입은 二十代의 어린女子가 두손을 모아 싹싹부비며 뭐라고 중얼거리는꼴을 보았다.
춤추든女人은 한참이나 궁뎅이를 저으며 신이나서 날뛰더니 웬일인지 꼬깔과 장삼과 제몸에입은옷까지 갈기갈기 뜯는다. 그러다가 마루바닥에 나가 탕쓰러지고 마는것이아닌가 그러니 구경꾼할것없이 모다 눈이 둥그래저서 야단법석이고 마루에 잡바진 춤추든女人은 더위먹은 개처럼 헐덕거리며 일어날 생각도없어한다.
『냉수가저노라』
곁에서서 손을 부비던 마나님이 황당해서 지르는소린데 꽹과리보다 더싫은소리다.
『냉수가져와』
洋裝美人이 또 소리를 지른다 하나 아무도 얼른냉수를 갖다 드리대는 사람이없다.
『아주 죽었나…히히』
『내가 봐줬더니 신이나서 추느라고……』
『옷은 웨찢었을까?』
『에로를 발산하려구 그런게지』
이것은 내바로 옆에 아까부터 침생킬것도 잊고섰든 목덜미가 돼지같은 中年신사들이 서로 주고받는對話다.
나는 얼른 그곳을 떠나서 다른데로 걸었다.
여기는 장님 둘이 천정에서 시작된 농끈에 매인「북」을 한개씩 앞에놓고 「경」을 읽는것이다. 야단스레 상을 채린법도없이 거저 목판에다가 담은음식을 그냥놓고 웬허줄한 할머니가 합장하고 그곁에 앉어있다. 「당청」도 할머니와같이 가난꼴이돈다
들으니 이「당청」은 돈적은 사람들이 쓰는 데라고한다. 그러니까 이「당청」의 귀신은 귀신중에도가장 가난한 비러먹을 귀신이란 말인가?
『아이구 더워』
한십분가량 얼굴에 표정이라곤 실끝 만치도없는 장님은 經을읽다가 뚝끊지고 이마에 내려흐르는땀을 씻는다. 씻고나서는 할머니가 앉었으리라고 짐작되는方向에 얼굴을 돌려대고 뭐라고 한 장님이 이야기하고나더니 할머니는 반색을 하고 장님앞으로 닥아앉으며
『그럼 언제부터 한자리에 들겠수?』
『쉬이 듭니다. 五月보름께쯤가서 포대할걸입쇼』
장님은 할머니가 묻는말에 겨우 한두어마디 대답을마치고 할머니에게 돈을내라고 손을내밀은다. 할머니는 더묻지도 못하고 주머니에서 달달말린지전을 끄집어내주는 것이다. 장님은 급한듯이 도망하듯이 그자리를 허청 허청 걸어나간다.
나는 목판을 거더싸는 할머니앞에 가까히가서
『夫婦새가 좋차면 이래야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한참이나 나를훑어보다가 내게서 뭘발견했든지
『댁도 해보실유? 돈만있으면 해볼일이지… 젊은 것들이 서방각씨 재미모르고 사다니……』
하고 한숨을 후유내뿜고는 말하는것이다.
『돈이 얼마나 들어요?』
『장님을 七八名부르자면 수십원들지만 이렇게하면야 십원한장이면 되죠……』
할머니는 돈十圓만한것은 아모것도 아닌처럼 말하는것이다.
『이렇게말고 온전히 큰「굿」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잘하면 一, 二百圓 든다우』
『여기오는 女人네들은 대개 어떤사람들이얘요』
『뭐 그런것들이죠 남의적은집, 학생첩들, 기생나부랭들이죠……그래도 부자집에서들 많이오지요 요전에는 어느 貴族집이라는데 굉장히 큰「굿」을했읍니다……』
『누구라고 그래요?』
『저 그딸은 東京공부하고 어느학교에서 선생질두 했다는데 얼굴이 아주 상냥하게 잘생겼드군요, 뭐 어디가 늘아퍼서 「굿」을 했다나요』
이집에 모이는 사람들은 대개 어리석고 몽매한 人間들뿐인줄만 알었든 나는 또한번 놀라지 않을수없었다. 나는 그동경공부하고 어느여학교선생노릇했다는 女子가 누구라는것까지 잘알수있었다. 나뿐아니라 여기에 이름을 기록한다면 여러분도 알수있음즉한사람이다. 한참이나 나는 정신을못채리다가
『할머니는 어떻게 그리 잘아세요!』
하고 다시물었다. 그랬드니 할머니는 이집바로 옆-개천건너 움집보다 좀나은집에 산다는것과 오늘은 뭇그리할나 왔지만 가까운관계로 매일같이이집에와서 구경한다는것을 이야기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은 나는 할머니가사는 움집보다 좀나은 그집앞을 날마다 지나다니며 그집속에 사는사람은 무슨생각을하며 또무엇을 먹을가 하는생각을 여러번해봤든까닭에 아까 할머니가 잡님에게 준돈이 어디서 나설가 하는 생각도 한참해 보았다.
어느새해는 松林사이에 기우러젔다. 그래도 이집에 모인사람들은 헤여질줄 모르는것같구나 나도이왕이면 끝장을 볼생각에서 또한군데를 파고들었다 이번엔 좀늙수구레한 女人이 그넓은 「당청」복판에서 이리저리 뛰며 춤춘다. 그는 巫女라고한다. 부채를 저으며 곁에서 맹렬히손을 부비고섰는 그女人네들은 지전한장씩을 주머니에서 끄집어내여준다. 巫女는 돈을줘야 물러서 또다른사람에게로 간다.
이렇게 巫女는 몇사람에게서 돈을얻어가지고 이마에서부터 뺨, 귀에 붙이고 좋아서 춤을춘다. 巫女는 춤을 추면서도 그돈으로 뭘할것을 생각하고 있으리라.
즛굿고 웃으운일이다. 마당에 구경꾼과 덩다러모여든 마을아이들도 해가넘어가도 가지않는다. 아이들은 춤추는 구경보다도 소반에 그득히 채려바처 놓은 떡과 과자와 실과가 먹고싶으리라.
내발은 또한군데 머물렀다. 이번엔 남의첩재목으로 밖에 보이지않는 젊은女人하나가 복잡한 偶像畵를 그려붙인 「당청」에 무릎을꿀고 佛器에 향을 피우며
命소지 福소지
銀소지 金소지
한결같이 받으소서
하고 燒紙를 올린다. 불은 한참 기세를 올리다가 꺼지고 넓덕재가 바람에 껌엏게 날려서 저녁하늘아래 흩어진다. 이러는 사이에 해가 아주 문허진 성터넘어로 지고 네다섯군데에 벌려젔든 「굿노리」도 끝나고 술노리가 버러젔을때 돼지 뒷통수같은 사내들도 女人들틈에 한목끼여 술잔을 서로 주고받는다. 나는 더볼것없는 그자리를 그쯤 짐작하고 떠나서 紫霞門턱을넘었다. 넘으면서 굿당에서 없어지는 돈과時間이 하로에도 數없으리라는 생각도해보고 또 그좋고 넓은집을 거저 그렇게 쓸데없는 일에 쓰는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했다.
이메일주소 무단 수집거부 권리침해신고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