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헌
검색 > 문헌 > 기사
정훈모와 고무신―여성 인물평(기3) 성악가 정훈모론―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정훈모와 고무신―여성 인물평(기3) 성악가 정훈모론― 鄭勳謨와고무신―女性人物評(其三) 聲樂家 鄭勳謨論―
종    류 비평 批評
필    자 이선희 李善熙
출처정보 여성 女性
연    도 1937-06 昭和十二年六月
면    수 30 30
기사
[사진] 정훈모로 추정
三年前인가한다.
나는 우연한 機會에 東京가서 음악공부하고 돌아왓다는 어떤 女流 피아니스트를 교제하는 영광을얻엇다.
그는 대단히 才操가 不足한 피아니스트로 나는 그가 피아노공부를 하기에 공연한 學資와 그리고 시집갈 꽃다운 나히를 그만일혀버리고만것을슲어하지 안을수업슬지경이엿다.
그는 어느날 생전첨으로자기네 音樂하는사람들의 이야기를 끄내서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이런말을햇다.
「내생각에는 鄭勳謨가 노래는 제일잘부르는것 갓해. 첫재목소리가 퍽크고 시언해서좃탄말야」
그가 그검은빗도는 얼골을 쭈그리며 웃는양이 아마 대단히 마음으로 칭찬하는빗이다. 나는 그의칭찬이기에 별노 신통이도 생각지안코 그냥 잠잣고있엇다.
그후 멧칠이 지나서
어느 新聞社 주최로 鄭女史의 獨唱會가 열닌다고한다 거리에는 鄭女史의 사진을실은 포스타들이 걸니고 主催신문은 련일 女史를 소개하기에 바뻣다.
獨唱會가 지난 다음날
나는 어느 사람만히 모힌 곳에서 어제밤 獨唱會의 이야기가 話題의 꼭지를 잡고 잇는것을 발견하고 비로소그독창회에 참석지못햇든것을후회햇다.
거게모힌 사람들은 전부가 一騎當千하는 紳士들노 하다못해 茶房구석에서 주어모흔 音樂적 상식으로도 그감상하는품은 여간들이아니다.
「鄭勳謨는 노래를 잘부른다」
그들은 대개로 그의노래를 好評하는대一致하나 더깁흔批評을 피하는것은 그들의 쩗은밋천이 드러날가보아 겁을내는 모양인지 슬쩍 말끗을돌녀 鄭女史의 外樣을 시비하는데 이르럿다.
「아마 쪽을찌고 구드를 신엇지?」
「쪽을찌고 구두를 신다니그게 무슨소린가?」
「그러케말야 머리는 조선쪽을 쩟는대 발에는 구두를신엇거든 하하!」
「엇재든 촌녀편네 꼴이 탁-백여서 틀녓서 무대우에스는사람이 웨그지경이람」
이러한 對話가 심술굿게끗날줄을모르고 그들의 너털우슴에 싸혀 게속된다.
사람의 눈이란 우리主觀의 忠實한 심부름꾼으로 어떠케 그機能을 달니하는것인지모른다.
조곰후에 나는 대단히 존경할만한 선배한분을 맛낫는데 그분은 拔群의 뾰족하고 매서운 慧眼을 가지신분이다
나를 맛나자 턱하시는 말슴이
「아, 그분 노래잘합데다. 아노래잘합데다. 노래뿐만아니라 첫재 사람으로인상이 대단히 조와요. 아, 아주조와요 단아하고 조촐한품이 아, 노래뿐만아니라 아, 사람으로도 썩 조와」
最大의讚辭가 체면을 不拘코 막나오신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뉘말을 밋어야조흘지 몰낫다.
X
金絲鳥, 金絲鳥, 곱은 金絲鳥야 네말이 그럴뜻하도다
…………………………
…………………………
도라가는 레코-드에서 굴너 떨어지는 鄭女史의노래! 金絲鳥, 쏠베지성, 제비의노래 롤레라이.
첫재 聲量이 豊富하고 音域이 넓으며
둘재 音色은 구슬같이 맑고 동글 동글하며 가볍고부드럽다.
엇잿든 잘부른다. 아주잘부른다고해도 과히 아첨하는말은 안일듯십다. 이만하면 버젓한 우리의 歌姬로 世上에 내여노아도 그다지 손색이업슬상십다.
「死의讚美」를 부르고 현해탄 깁흔물에 풍덩실 뛰여들어 그시대의 수만흔 사람들의 간장이 눈물로 다썩어낫다는 故윤심덕양을 비롯하야 많은 歌人과歌姬가 우리의樂壇에 오고가고 가고오고햇슬것이다.
허나.
그중에서 어느 歌人이나 어느歌姬가제일 웃듬이될가하고 그優劣를 따질때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빗싼 定價表는마츰내 우리의 鄭勳謨女史의 게붓고야 말엇다.
이것은 自他가 공인하는바요 또사실에 잇서서 별노큰 에누리라고 생각지안는다. 각신문사에서 다토아 그의독창회를 개최하고 또지금은 우리의 最高學府 梨花女專門學校音樂科 講師의職에 任하엿스니 女史로써 가히 밧음직한 영예라고생각한다.
X
鄭勳謨女史는音樂藝術이란순수한 藝術의 人이나 華麗하고 香氣로운 맛이 적다. 찬란한 色彩를 가춘 비단이아니요 상긋 상긋하고 올이골은 얌전한 모시(布)와같이청초하고 素朴하고 또古典的이다.
X
그의노래에 술보다 더달게 醉하는 사람이잇스리라
그의노래를 듯다가 문득 自己의 戀人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이 잇스리라.
그러나 우리의歌姬의 窓아래에서 밤을새우며 樂器의줄을 고르는 情熱의 武士는업슬것이다. 그의발에 입을 맛초는「로미오」는 업슬것갔다.
어느날밤 場所는 과히 복잡지안흔 電車안이다. 내마즌편에 鄭女史와 분명히 그의君인듯한분이 나란히 안즈섯다.
「여보! 이왕 나왓든김이니 하나 더사가지고갑시다」
「글세! 애들이 야단법석일텐데. 우리나온지가 벌서 얼마유」
「두분이 속은 속은 입속말을 주고밧고 하시는데 그남편되시는분은 아메리카 紳士道 부럽지안케 그夫人께 친절하시고 상냥하시다.
듯자니 그夫君되시는 이가 鄭女史의 藝術를 위해서는 하로 세끼 밥을잊고 나서서 서둘으신다니 이역시 多幸의 지극이다.

鄭女史는 사진에서 보는바와갓치 얼골이 겨름하고 광대뼈가 약간 두드러진듯 하고 코ㅅ날이 웃뚝한 편이여서 준수하고 점잔어 보혓다
그얼골에는 응당 밋끈하고 눗눗한 몸맵씨를 생각케하되 뜻밧게 그러치아니하고 몽축하고 작달마하야 少女와갓치 통통하다.

그런데 말이다.
鄭女史는 검은「지리멩」짧은치마아래구동색 양말에 하이힐을 신을것이 아니라
넓직한 이마전을 반듯하게 밀어올여 쪽을찌고 하이얀시양목 치마에다 삼승 보선에 볼이 좁웃한 힌고무신을 바처신엇스면 뚝딴듯 어울리는 맵씨일것갓다.
그러나 오이씨갓흔 발맴씨가「그랜드 피아노」압헤서 잘어울릴지는 나도 모르겟다.
레코-드가 돌아간다.
우리의歌姬의게 길이 영화가 잇슬지어다. -(끝)-
[사진] (筆者 李善熙氏)
이메일주소 무단 수집거부 권리침해신고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