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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태평기(8) 성악가 현제명 씨 가정―결혼 10여년에 아직도 신혼 기분―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가정 태평기(8) 성악가 현제명 씨 가정―결혼 10여년에 아직도 신혼 기분― 家庭太平記(8)聲樂家玄濟明氏家庭―結婚十餘年에아직도新婚氣分―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 +++
출처정보 여성 女性
연    도 1937-05 昭和十二年五月
면    수 40 40
기사
朝光部의 盧子泳氏와함께 十分間旅行을마치고 新村驛에내리니 午前열時五十分. 市外의봄날아츰이 무척유쾌해서 우리는 좀더걸었으면하는마음을 가진채로, 玄濟明氏宅門을 두다렸다.
반가히 마저주는玄氏뒤에 복성스런夫人의 웃는얼골이 빼꿈이 드러나시고 그리고 엄마 압바 다리틈새로 인형처럼 귀여운 애기들의얼골이 또 했죽 했죽 내밀은다.
주인의案內로, 우리는 자리를 정한뒤, 알뜰한주부의손으로 날여진 커피와 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응접실은 어듸까지나 家長되시는 玄氏의고집을 세우신모양으로 피아노와 라듸오와 축음긔는 둘재로하드래도 벽에부튼 그림이나 肖像이나 어느것이고 음악가가 아니면 도모지 흥미를 갓지못할것들이다.
그래도 한편구석에 놓인 유리문장속엔 「커피세트」와 유리그릇과 사기그릇과 유기들이 주부의 알들한솜씨를 보혀주기도 했다
「현선생은 집을떠나서서느끼신바가 없으섰읍니까?
「궁금한 생각이야 웨 없엇겠읍니까, 마는 늘분주하게 지내느라고 별로 생각지못했읍니다」
「아니 집을떠나서서 이런일은 내가 잘못했으니 다시도라가서는 그렇지마러야겠다든가 이번에 도라가면 이리 저리 하겠다든가하는 생각말슴입니다」
「본래 나는 집살님사리에 대해서 대단히 등한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사람이 밤낫 불평이람니다, 아무집선생님은 쌀을사오고 나무를사오고 심지어 반찬감까지 사오는데 그런꼴한번못보고 -심지어 관청에 세금바치는것까지도 자기손으로해야 하니 진저리가 난다는둥, 별소리가다만치요마는 어쩌겠읍니까, 원래아무것두 모르든것이 안에서 쨍쨍댄다구해서 나무를 사오고 쌀을 사오고 할것도 못되고 또그렇게 한다고해도 그게 잘될이가있겠읍니까, 그래서 잔소리가 심한대로 가만 내버려뒀드니 근래에와서는 차츰 덜해가는것 같습니다」
「참 결혼해서 처음엔 속이 상했다니까요 살님에관한것은 둘재로하구도, 밤낫끼니때를 어기는데는 부애가 안날수잇나요, 그래서 도라오시기만하면 늘싸호군했죠 하나 지금은 그런일이 잇드래도 무슨 바쁜일이있어서 그러커니하지만-그래도 아직까지도 도라오시면 잔소리는 톡톡히 해보는편이얘요」
「저소리좀 들어보세요, 참 여자들이 죄를 만히 짓는군요, 그러니까, 죄없이 남자들은 여편네한태 단단히 혼나는셈이아님니까」
두분이얘기의 우리는 몹시우섰다, 애기들이 나가놀나고 엄마가그러케일러도, 압바곁에서 떠나지를 안코 한애기는 억개에 매달니고 한애기는무릅에 올나서서 압바의이야기하시는 얼골을 말꿈이처다본다.
「재들은 아버지가 게시면 통곁을 안떠나요, 나만잇을땐 저히끼리 나가놀다가드 먹을게나 차저먹군 하면서두 아마아버지가엉을 잘바더주니까, 그러는모양인가바요」
압바는 매여달닌 두애기를 엿가람 처다보시며, 귀여워하신다, 하-얀 커텐이 바람에 간간히 가볍게 날니고, 피아노우에 梅花도노-란 우슴을 내뿜는듯, 방안은 거저 和樂하다
「이번 도라오실때 부인과 애기들께 무슨 선물을가지고 오섰읍니까」
「아히들께는 그림책을 사다주고, 저사람은 시게를사다줫지요, 그리고 내게는그랜드피아노를 사가지고 왔읍니다 마는 짐이아직 도착하지않어서 내선물은 이방에없읍니다」
「별나케는 얘기하시네, 갓다온 기렴이라면 그만이지 자기가 자기에게 무슨선물이얘요」
부인의 꾸중을 아모소리없이 우슴으로 바더주시는 玄氏와 함께우리도 우섰다
「두분이 싸호는때가 혹잇습니까?」
이것은 곁에 안즈신 盧子泳氏가 두분이 너무나행복해하시는양을 보고 무르신말슴이다.
「웨 안싸호겠읍니까 안싸호는 부부가 어듸잇을나구」
玄氏는 부인의웃는얼골을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슴하시고나서 또다시 자기가싸호자고해서 싸호는것은 절대로 아니란것을 한마듸 더첨부하신다.
「엇째서 싸호십니까? 불평이 잇으시길래 싸호시겠죠?」
나는 넌즛이 이렇게 물고는 두분의얼골을 바라보았다.
「洋行하고 오신뒤엔 아직 싸호지않엇는데 불평을 말한다면 싸호게 될가바 그만두겠읍니다」
우리는 부인의 기교잇는 말슴에 또 웃지않을수없었다. 네애기를 둔 부부엿으나 아직 엇그적게 新婚한듯싶은 정답고 재미난 두분이었다.
나는 혹거기에 무슨비결이 없는가하고 뭇고싶은맘도 없지않었으나 다 그만두고 언제 어듸서 어떻게 결혼하신 이야기만듯기로 했다.
玄濟明氏가전주어느학교에서 교편을잡고게실때, 부인 梁信善氏는 서울梨花保育學校學生으로 여름방학에고향을 차젓다고, 그럴때서로 알게되고 좋아하는 사이가 돼서결혼에까지 이르게 된것이라고 하섰다.
압바 억개에 매달엿든 애기가 피아노에 가서 함부로 키-를 두들겨도 압바 엄마는 아무말슴도없이 내버려두실길래 나는애기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처주는가싶어서 물기도했다.
하나 보통학교에 가는큰따님에게만 가르치고 그밖의 애기들에겐 아직 가르치지 않으신다는것이다.
우리는 車時間을 마추느라고 열두時五十分에 玄氏宅을 나섰다.
「참부인이 賢母良妻인듯싶지요?」
「남편이 저만하게된것도부인의 內助가 컷든까닭인지두 모르죠」
우리는 이런 이야기도하고, 언제나 訪問할때 둘이서 다녓으면 유리하겠다는이야기도하면서 정거장까지나왔다. -(끝)-
[사진]현제명 가족의 사진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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