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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떠나면서―오직 여러분의 성원을 바랄 뿐입니다―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조선을 떠나면서―오직 여러분의 성원을 바랄 뿐입니다― 朝鮮을떠나면서―오직여러분의聲援을바랄뿐입니다―
종    류 수필 隨筆
필    자 최승희 崔承喜
출처정보 여성 女性
연    도 1937-04 昭和十二年四月
면    수 78 78
기사
[사진] 최승희의 얼굴 사진으로 추정

열여섯살에 淑明女高를 졸업하고 옵바가 東京가서 舞踊을 공부하라고하시길래, 무용이 무엔지도 모르면서-경성역에까지 모교선생님과 어머님이 따라나오시며, 구지못간다고 말니는것을-불안과 공포에떠는 가슴을 안고 현해탄을 건너든일이 어제같은데 벌서 十二年이되였읍니다.
그동안 고생한것을 이야기하자면 다-어떻게하겠읍니까 하로에도 몇번식 낙망하고, 무용이고 뭐고 다-집어치우자고한일도 여러번이였읍니다 그렇게 무용을 연구하라고 제게 용기를 길너주시든 옵바까지도 한때는 아마힘을탁으섰든가바요, 安漠氏와결혼한뒤 인제 무용이고 뭐고 다-집어치우고 東京가서 공부하는 安漠氏에게 학비나잘보내주며 시집사리를 하다가 安氏가 卒業을하고 나와서 어듸 취직이나하고 하면 幸福한살님을 할것이 아니냐고 하시길래 저도 거저 옵바의 말슴대로 그렇게할가하는마음을가지고 정말 싀골 시댁에 가려고 했읍니다.
그러는데, 그때 東京安氏에게서 편지오기를 石井漠氏가 지금 당신을 곳 오라고하니 두말말고 든러오라는것입니다 하나 옵바의 말슴이 어린것까지잇는 몸이 인제 무용을 하면 무엇하며 또 東京가서 생활할여면 적은 生活費로는 도저히안될텐데 가서 어떻게 고생하겟느냐고하시면서 말니시는거얘요 그래도 東京서는 편지가오고 전보가오고 또나종엔 旅費七十圓까지 보내면서 石井氏가 꼭오란다고하는것입니다.
그제야 옵바도 그러면 가보는것이 조켓다고말슴하시고 또저도 石井氏가 그처럼 그런다면 가보는것이 퍽좋을것같애서 겨우 여섯달되는 어린것을 부등켜안고 돈칠십원만 달눙가지고 서울을 다시 떠났읍니다마는 東京가서보니까 石井氏가 꼭 오란것도아니고 또그이가 生活費를 보장해준다는말도 여비 보낸것도 전부 安漠氏의한일이었읍니다 돈七十圓을 보낸것도 자기돈이없어서 동무들한태 十圓식 二十圓식을 취해보낸것이라나요.
하나 저는 그때부터 재출발해보겠다는 결심으로 安氏와 아히와 셋이서 단간방하나를 세로어더가지고 밥을짓고 빨내하고 장도 보아듸리면서 고생사리를 날마다게속했읍니다.
무한개를 사드래도성한놈으로 사면 二十錢 三十錢을 하는 까닭에 저는 무가 끈허저서 다른사람들이 사지않는것을 十錢이나 五十錢을주고 싸게사군햇지요, 그런생활을 하면서도, 저는 춤을 연구하겠다는 생각을 그때부터는 조곰도게을니하지않있읍니다.
고생을하면서도 뜻을일우워 보겠다는마음이 너무굿세엿든 탓인지 한번 두번 무용공연을 거듭하는사이에 여러분들이 저의「춤」을 인증해주게되였읍니다.
서울서 어린애를 부둥켜안고 떠날적의 결심은 어떻게 해서든지 동경서 진출해보리라고는 햇지만 저같이 배경도없고 돈도없는몸이 뜻대로 되리라고 엇지미더겠읍니까.
이번에 米國에까지 갈게약이 성입되고보니 정말 세상이 고마운것같읍니다. 米國에 가게된데있어서는 여러가지풍설도잇는듯싶지만, 제가 춤을 잘춰서라기보다, 거저 제가추는 춤을 한번보고싶다는사람들이 西洋에도 얼마잇는모양이여서 米國에서뿐아니라 歐羅巴에서도 巴里를 中心으로 해가지고 지금교섭중입니다
아직 앞에올일이니 어쩌니하고, 이야기하기가 거북함니다마는, 이번 米國가서 그사람들의 긔대에 과히 어그러지는일이없이된다면 歐羅巴에도 가볼생각입니다.
어서 하로속히 가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各地에서 오는주문이 米國떠나기 전에 한번와달나기도하려니와 제준비도아직 덜돼서 초조한마음을 가지고있읍니다.
제운(運)이 낫버서 갑작이 世上정세가 달너진다든지 혹은그쪽에서 日本사람을 배격하는일같은것이 생기면 어쩔가하고 마음을 조리는중입니다.
아직도 떠나려면 여름도 지나서 十月中旬께나 돼야 떠날것같읍니다.
갈때엔 물론 安漠氏와 아히도 함께 떠나려고합니다.
처음엔 아히는 두고갈작정으로 동경에 무용소를 새로 지엇는데, 다시 생각하니 대리고가는것이 좋을상싶읍니다.
제가 떠난뒤에 마음놓을수도 없으려니와, 그애가 지금부터 무용을꽤하는편인데, 장차 커서무용을 그대로하게된다면 여섯살에 어머니를 따라서 外國 갔다왔다는것이 그애를 봐서도 좋고, 또한가지는 이번에 제자(弟子)를 두명가량 대리고가기는 하지만, 幕間에 그애를 내보낼수있다면, 제힘이 덜들것이라고 생각한 까닭입니다.
지금 예정은 두해가량 잇을려고합니다, 마는, 엇찌될는지요,
가면 맛나보고싶은 사람도 없지는안읍니다 하나 저는 본래부터 무슨일을시작하면 그일에만 열중하는 성질인까닭에, 틈이잇을것같지 안읍니다.

이왕 外國땅을밟는이상 그나라 사정이라든가, 풍속이라든가 하는데대해서도 잘알어야겟지만, 제하는것이 무용이고 또장차로도 그것으로 일생을 바치려는마음이니 힘자라는대로 무용에만 전력을해서 그사람들께 조선에도 예술이 있다는것을 알니려고합니다.
크게말하면, 東洋의藝術을 똑바로 그들에게 인식식는데 心血을 다하려고합니다.

끝으로 여러분의성원이 크실것을 바라고 또여러분의건강을 비나이다
-(끝)-
[사진] 최승희의 무도사진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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