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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의 가정 풍경―애기하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재미스런 연전교수 최규남 씨 댁―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그분들의 가정 풍경―애기하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재미스런 연전교수 최규남 씨 댁― 그분들의家庭風景―애기하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재미스런 延專敎授 崔奎南氏宅―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Y기자 Y記者
출처정보 여성 女性
연    도 1938-09 昭和十三年九月
면    수 50 50
기사
경성역발 오전 열시사십분차로 신촌역(新村驛)에 나렸다. 울창한 송림(松林)사이로 읅웃븕웃한 지붕을한 상자갑같은 양옥들이 바로 연히전문학교 사택들이라한다.
먹음직스럽게 알이밴 옥수수며 열무밭을 좌우로헤처 오불꼬불한 지름길을 따라 성악가(聲樂家) 채선엽(蔡善葉)씨와 연전교수 최규남씨와의 스윝홈을 찾았다.
아담한 양옥-한참 성히 퍼진 기름진 담쟁이 넝쿨로 벽은 그림같이 쌔여저있는데 네모진 유리창에는 핑크(연분홍)커텐이 곱게 네리워저있다.
마침 시내엘 드러갔다 나오신다는 최선생을 문어구에서 만났다.
崔 「선엽이! 손님오셨어」
蔡 「누구야? 응 어서 드러와요. 우린 오늘밤차로 원산을 떠나느라고 한창 벌려놓고 이렇게 분주해요. 다른땐 집안을 내가 아주 얌전히 해놋는데 하하하」
하-얀 싹쓰로 잠깐 발끝만을 가리우고 찰란한 꽃문의가 도친 나일까운을 입으신 씨는 아닌게아니라 한창 대림질한 옷들을 가려서 넣시느라고 자못 바쁘신 모양이다.
蔡 「정선(晶善)이 너 아주머니한테 인사안해」
晶善 「하우두유두 앤티」
몹시도 어머니를 닮은 따님 정선양은 벌서부터 멋지게 영어를 써댄다.
記者 「정선이가 몇살이던가」
晶善 「네살. 난 홍역 했는데두 아직 네살이래요.」
記者 「결혼을 하시니까 어때요.」
蔡 「안했을적엔 한사람을보면 시들한게 나혼자 뾰죽한것같더니 해놓고보니까 결혼도하구 애기도 나보구하는게 역시 사람의 온통이라고 볼수있고 안간사람을보면 반쪽인생같다우.」
記者 「어떻게 두분이 결혼하게됐든가요?」
蔡 「서루좋아젔구 거기다 모든것이 너무순경에서 만년만에 이루어젔기따문에 우리가 결혼한 이야긴 아무 곡절이 없었던만큼 심심할걸요.」
記者 「최선생님과 몇해나마지시죠?」
蔡 「만 구년 마지죠. 벌서 혼인한지가 사년이 됐군요 그래도 신혼생활 잍해하고는 동경으로 공부하라갔기 따문에 말이 사년이지 아직 신혼 했을때나 마찬가지얘요.」
記者 「애기가 몇살나서 두고 공부를 가섰던가요.」
蔡 「만 一년六개월 됐었죠 도저히 내맘으로는 그럴념도 못했겠지만 그이 (晶善이아버지)가 참 지독이 공부가라구 권했답니다. 으찌도 그러는지 여기서 용기를 얻어가지고 정말 발이 도라스지안는걸 공부를 떠나지 안았겠어요. 그래가서 하는 동안에 정말 남편에게 대한 미안한생각 어린것보구싶은생각-구미구미 목메는적이 한두번 아니였죠 허지만 그렇게 어렵게 하는 공부니 내가 이것을 어떻게 하던지 성공을 해야겠다는 책임감과 함께 결심이 커지든군요.」
記者 「많은 팬을 가지고 부인이 스테이지에 슬때 최선생께서는 약간의 질투를 느끼시지 않습니까.」
崔 「하하하 별걸 다 무르시는군요 신임하는데서 절대로 그런감정은 갖지 안습니다」
記者 「앞으로 예술에대한 이해를 꾸준히 갖어 주실작정이십니까.」
崔 「마음이야 그렇지오 설혹 가정생활은 다소 희생을당하는 한이있다하더라도 타고난 재조니까 어디끝까지 발휘해보게 뒤에서나마 도움이 되어보렵니다. 허나 남자와달라 여자는 그회수를 거듭 계속해서 독창회를 갓는다는것은 퍽 어려운일일겝니다.」
記者 「최선생님께서는 집에드시면 어떤취미를?」
蔡 「아이 저이는 개를 좋아한대요.」
崔 「쎼파트기르는게 한 취미야요 무척 좋아하죠 아침에는 일찌기 이러나 산보를 같이가고 저녁에도 역시 그렇고보니 운동이돼서 밥맛있고 아주좋아요.」
밖으로 잠깐 나가시더니 이쎼 파트의 족보를가지고 들어오셔서 여기대한 설명을 해주신다. 이 개 이름은 랏쏘라는 독일종으로 잉게에서 난것이라는데 백원을주고 사오섰다고.

스테이지에 나서서는 천여명의 군중을 미혹하는 여왕같은 존재의 씨이것만 집에들면 부군의 옷을짓느라고 재봉틀을 들르고 애기의옷을 맨드느라고 무척 공을드린다. 학창시대부터 다정하기로 유명하고 여자답기로 기숙사에서도 칭찬을 받든분인만큼 과연실내를 장식한것이라던지 애기의옷을 하나 해입힌데도 여자다운 맵자한 솜씨를 엿볼수있다.

蔡 「애를 하나길러보니까 참여간 어리운게 아니얘요 우선 건강하게 기를것은 두말할것이없지만 그성격을지어주는데 대해선 상당히 머리를 써야 되는군요 너무 귀여워만하고 받아주면 버릇이없겠고 또 그렇다고 눌르면 아이 풀이없겠고 그 중간을 취해서 저대로 구부러지지않고 곱게 자라도록 지도하랴니깐 아이구 참힘드러요. (옆의사진은 최규남씨댁 가족사진)
정선이는 글세 무슨말에나 「웨?」군요 그러니 일일이 대답할수도 없고 또 안해줄수도 없고 어머니는 안해보다 더 무거운것인가봐요.」
蔡 「정선이 너노래좀 해봐요 응」
정선양은 아주 말을 썩 잘 듣는다. 무엇이나 하라고해서 안하는것을 못본다. 어머니말이 떠러지자마자 가만이 이러나 삽분삽분거러서 피아노 앞으로 간다. 제손으로 키를 눌러 음을 내보더니 노래를 시작하는데 역시 제손으로 키를 집프며
「넓고 넓운 바다가에 오막사리 집한채 아버지는 혼자두고 너는 어디 갔느냐 내사랑아 내사라아 나의사랑 끌테멘티」
며 캔터키옛집을 썩 잘한다.
또 어머니가 옛이야기를 좀하라니까 곳잘 비둘기와 포수이야기를 제법 표정을 해가면서 하는양은 좀체 보모의 동화가 감히 따를배 못된다. 곳잘 이야기를하고 노래를 하는가 했더니 조곰있다 애기짓이 잠깐 나온다.
晶善 「난 저 사탕좀 먹었으먼 좋겠다.」
蔡 「정선이 너 춤이나 좀 춰보렴 인형 안구 응」
불란서 인형을 안더니 정선양은 인형을 패터너로 멋지게 서양춤을 아주 리드미칼하게 추어낸다.
記者 「정선이가 이뿐짓을 너무 많이하네 얘 정선이 네사진하나 얻어가야겠다 응」
晶善 「아주머니한테 내 이뿐 사진하나 더리죠」
蔡 「정선이 너 아침마다 기도 잘하지 어디 한번 웨봐요 응」
정선양은 무릎을 꿇고 다시 앉더니 두손을 마주대고 눈을 가만이 감는다.
晶善 「감사하신 아버지 오늘 우리 아버지 학교 가셔서 공부잘해 일등하게 해주시구 그래서 훌륭하게 되게 해주십시요 또 맘마두 일등하게 도아주셔서 훌륭한 사람되게 해주십시요 아멘.」
정선양은 또 밤기도에는 반드시 「하느님아버지 내가 혼자놀기 심심하니 제동생을 얼른 보내주십시요」하고 기도를 한다고 한다.
생기기도 귀염성스럽게 되었거니와 실로 드물게 보는 곻은 애기다. 어찌 그처럼 연삽하며 또 그토록 영리할수있으랴. 「아지머니 오래 오래 놀다가 가서요.」하는 정선양의 말같이 진정 이렇듯 스윝한 분위기속에 좀더 오래놀고있고 싶었다 만은 차시간을 밀리지 않도록 정선양의 「빠이 빠이」소리를 뒤에 두고 옥수수 따리아 고초나무가 무성한 뜰을 지나 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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