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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견(아메리카) 통신―음악생 생활기―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미리견(아메리카) 통신―음악생 생활기― 米利堅通信―音樂生生活記―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이유선 李宥善
출처정보 중앙 中央
연    도 1936-05 昭和十一年五月
면    수 193 193
기사
[사진] 李宥善氏

米․利․堅․通․信
音樂生生活記
市俄古에서 李宥善

R兄!
무엇이라 글의첫마디를 시작해야될지 모르겠읍니다 벌서 해가 바뀐지도 두달이넘었으나 쓴다쓴다하면서 하로에하로를 가한것이 벌서 三월二일에까지 나려오고 말았읍니다
해외 수만리 이역(異域)에 와있고보니 아닌게아니라 고국산천(故國山川)과 친지가족(親知家族)이 안그립지않습니다. 더욱이 「시카고」에 와닿은지 불과 닷새만에 크리스마스를 당코보니 그리운도란 형이난필(形而難筆)이었습니다 글을 쓰자니처음부터 시작해야 할것같습니다.
형의 원렴(遠念)과 친지들의 원렴으로 무사히 긴려행(旅行)을마치고 「시카고」와닿자, 맞아나와준 곽군(郭正淳君)의안내로숙소에 짐을풀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그길로 학교엘 찾아가서 부교장(副校長)과 인사를 한후 학과를 시작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一년이못되는 그옛날 옛날이아니지만 방송국에서 송별방송(送別放送)을하고 뒤니어 밤늦게놀던 그날이회상되며 그날의곽군을 수만리길을 더듬어와만나고보니 감개무량(感慨無量)이었습니다.
나리는날이 고맙지않게 지독한첫치위라 코가 딱딱얼고 귀가빠지는듯하니 시가(市街)를 구경하고싶은마음은 간절간절하되 마음을유히먹고 행장(行裝)을풀며 조선의뉴-스를 전해주었습니다. 숙소를 같이 정하게되어시가지안내를 쉽게받았고 그래도 열달먼저왔다고 아는게많은지라 많은덕을 입었습니다.
미국제二도시의 칭을듣는「시카고」! 과연 굉장합니다. 四백만인구의 거느리는곳이니 얼마나 넓어야하고 얼마나 복잡한지 촌닭관청닭이된격으로 한동안 정신이 얼떨떨했습니다.(이제는제법입니다)경성에 소위진고개라는곳인 Down Town 의 건물(建物)과 상점의 진렬(陳列)된품은 과연「사스가노 아메리카」라고 아니할수없습니다
상업게의왕자인 「마샬필트」의상점—
건물부터 왕위(王位)를 점하고있거니와 상품과 광고와 진렬에는 혀를찰뿐이었습니다. 문장(文章)의재조(才操)를 결(缺)한유감이 자못큽니다. 일일히적자면 만리장성도 능가하겠지만 지저분하게되겠기 이만 약하고 음악게(音樂界)를 잠간 이야기하렵니다.
「시카고」시가에는 HALL이(메인) 五八개가되고 음악회는 매일 주야가되다싶이되며 세계악게(樂界)의 거인(巨人)들은 다볼수있습니다.
매주(每週)목, 일, 양요(兩曜)에는 시카고교향악단(市俄古交響樂團)의 선전연주회(宣傳演奏會)가 열리는데 지휘자(指揮者)인 늙은 Frederick Stock의 명지휘(名指揮)를 볼수있고 때때로지방교향악(地方交響樂)이 내시(來市)하야 연주하게됩니다.
지난달(二月)초에 미네아폴리․씸포니가와서 Civic Opera House에서 (시카코에서 제일높은건물이면서 제일좋은 음악관입니다) 연주했는데 五十三선(仙)을주고제일높은자리를얻어(쌍안경을 대고보아야 겨우 얼굴이보이는)들었습니다. 곡목중(曲目中) 뻬토벤의제四씸포니, 유진․오만듸의 기가 매키는 명지휘(名指揮)는 무엇이라 적을길이없습니다.
시카코일일신문(市俄古日日新聞)음악란(音樂欄)평에 시카코씸포니보다 낫다고하야 시골교향악단의억개가 올라갔었습니다.
Violinist. Vocalis. Pianist. Halpist. Celist. 의 명성이 높은이들은 다거처가니 산 음악을 들을수있는 헤택(惠澤)을 가지고 있는 행복자(幸福者)노릇을합니다.
며칠전에는 열한살먹은 여아(女兒)의 피아노독주 (獨奏會)가있었는데 가보지는 못했으나 평하기를 Queen of Pianist라했으니 넉넉히 짐작할만 합니다
조선에서는 Naihan Milstein 이라는 로서아청년제금자(露西亞靑年提琴)의이름을 모를것입니다마는 그는 현이십세기(現二十世紀)의 제금가(提琴家)요, 하나인 fingening Teenich 의 소유자(所有者)라고 합니다. 며칠 후에는 짐발리스트에 독주(獨奏)(시카고․씸포니伴奏)가 있을것입니다.
라디오회사(會社)는 시카고에만 十 六개소(個所)나 되는데 새벽부터 밤(새벽)두시까지 음악으로 새웁니다.
물론 째쓰가 많기는 하지마는 대가(大家)들의방송(放送)은 빠짐없이 하게되니까 자연히 음악의귀가 세련(洗練)된 상식(常識)이 놀랍게 느러 갑니다.
매토요일 오후에는 New York Metropolitan Opera의 중게방송(中繼放送)도 자조 듣게 됩니다.
여기 활동 사진극장(活動寫眞劇場)의 수는 四백여개가 되고 Stage Show 중에는나체(裸體)Show(국부만가리는)극장도 있어서 풍기(風紀)가 매우 아니 어지간합니다.
미국중에서도 시카고는 마(魔)의도시(都市)인지라 깽의출몰(出沒)이 매일이다 싶이되고 살인수(殺人數)가 매일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더구나 남녀성문제(男女姓問題)는 논란(論亂)할여지(餘地)도없이 부패(腐敗)하야 유혹(誘惑)도 심하며 우리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에서오신 젊은 학도(學徒)를 많이흔들어 노려합니다. 아직 겨울이라 별로 심하지 않지만 봄부터 시작하야 여름에는 말할수없는 유혹(誘惑)이 굉장하다합니다 의장(衣裝)이 그러고 육체(肉體)의 발산(發散)하는 유혹적(誘惑的)그들이 만들고야 만다합니다
정조관념(貞操觀念)은 몹시 박약(薄弱)하니 배울것많은 나라이지만 그런것만은 배우지말어야될 지경(地境)입니다
여기와있는 우리겨레의수(數)가 많습니다 그중에 각자의 사영(私營)하는 사업가(事業家)도있고 더러는 쿡으로 상당(相當)한 보수(報酬)도받습니다. 그남어지는 학생(學生)으로 시카고에있는 학생의수는 十여명되고 시카고시내(市內)에 만은 곽군과 나와 나(羅)군 셋뿐입니다.
지난 이월 초순(初旬)까지는 성악(聲樂)만 교수(敎授)받었으나 제이학기시작(第二學期始作)을 따라 나의 제일 하고싶어하던것을 시작 했습니다. 부교장(副校長)과 잘 교섭(交涉)해서 반이상(半以上)되는 수업료(授業料)를 면제(免除)받고 전과정(全科程)을 받고 있습니다.
일년수업료(一年授業料)가 五백여불(餘弗)인데 二백十여불(餘弗)만 납부(納付)키로 되있습니다
특히 성악선생(聲樂先生)은 중년 불인(中年佛人)으로 La Bergo라는 분인데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성악교수(聲樂敎授) 또 오페라 지도자(指導者)로 유명(有名)한분입니다. 수년(數年) 이태리(伊太利)서 교수(敎授)하다가 세계연주(世界演奏)도 했다는 씩씩 하고 유쾌(愉快)한 선생입니다. 삼십분동안 가르치는데 八불식(弗式)입니다 어지간히 비싼 수업료(授業料)입니다 정식(正式)으로 교수(敎授)받음으로 많은 배움만있을뿐 아니라 고칠것 고치고 버릴것 버리고 또 새것을 받고 해서 일취월장(日就月長)합니다
[사진] 李宥善氏
학비(學費)는 여기서 전부(全部)얻게되어 무란히(無難)이 공부합니다 빈 주먹으로 떠날때걱정과 달러서 지금은 용기(勇氣)나고 마음 편히지내니 저윽이 안심(安心)됩니다.
가끔 이태리(伊太利)게신 형에게서 글을 받습니다
지난 一월二十六일부터 며칠전까지 六十여년만에 처음 당하는 치위고 매일 오다싶이 하는 눈으로 특히 우리로서는 퍽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밖에 나다니는 때가 적고 더운 스팀이있는학교에서 시간보내고 숙소(宿所)에와 묻혀있으니 치위가 하등상관(何等相關)되지 않었으나 나가 다니는 그때 만이라도 당하는 치위는 지독했습니다 서울도 한때 치웠고평양의치위도 어지간했었다고 합니다
미국서 돈 많이드는것은 음식값입니다. 숙소(宿所)에서 식사(食事)까지 하는집도 있지만대개(大槪)는 나가서 사먹는데 적어도 오십선(五十仙)을 주어야 한끼를 차지않게 먹읍니다. 그러니까 한달 밥값만 적게처서 三十불은 됩니다 방세는 일주일에 삼불, 사불이면 있을만합니다.
호경기시대(好景氣時代)인 황금시대(黃金時代)었던미국은 옛날이었고 지금의미국은 미국(微國)이되었습니다.
옛날에 공부하러온이들은 공부하면서 저금(貯金)했으나 요새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밥만얻어먹는일도없고 있대야 임금(賃金)이 비싸니 도저(到底)히 견디지못할 형편입니다 그리고 예전이면 음악하는 학생 들이 더 돈을 잘 벌고 하였지만 그때는 인심(人心)이 후(厚)하고 돈도 많으니 그랬지 오늘의 인심은 칼날 갈어서 어림없습니다 시카고안에있는 직업적음악가(職業的音樂家)의 룸펜의 수가 부지기수(不知其數)여서 연맹회(聯盟會)에서 일어나는 복잡(複雜)한 문제(問題)가 신문(新聞)에 가끔납니다
지금 조선의소식이 퍽 궁금합니다.
김대연(金大淵)형도 무고(無故)하겠고 사업(事業)도잘 되는지 각장(各章)쓰지 못하나마 안부필전(安否必傳)을 바랍니다. 가끔 좋은 뉴쓰를 보내주기바랍니다.
지난 一월중순(中旬)에北쪽에서 세계각국사진(世界各國寫眞)과 물품(物品)들을 진렬(陳列)하야 놓은 전람회(展覽會)가있었는데 어떤이소개(紹介)로 곽군과 나와 가서 음악순서(音樂順席)를 해주었습니다 우리사진은 영감(令監)님 담배ㅅ대물고 상투짠 대가리가 걸려있었고 조선옷이라고는 상의(喪衣)가 걸려있었습니다. 특히 그날밤에 조선옷을 입고가서 노래해 주므로 조선옷의 아름다움도 보여주었거니와 우리들의 음악이 그날밤 순서중(順序中)가장 수위(秀位)를 차지하게 되어 일반에게 큰 호감(好感)을 주고 온 일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는길이 눈 오는밤길이라 바로 한해전 一月七日이 생각 되어 그 이야기하며 걸어왔습니다 이역(異域)의 눈오는밤 거리를 걷는 두동모의 포즈를 한번 눈감고 생각해 보십시요………
형!
여기까지 쓰고나니 팔이 아픕니다. 시간도 어지간히 잡었습니다. 쓴다 쓴다 하면서 오늘에야 쓰게되니 마음이 가벼워 지는듯 하고 미안(未安)이풀립니다.
형!
가끔 중앙일보(中央日報)에좋은 뉴쓰가 실린 신문(新聞)을 보내주시면 고국소식(故國消息)이나마 알겠고이역(異域)의 그리운 맛이나 풀가 합니다
우처(愚妻)는 지금 하양(下壤)하였고 아마 四월 초에는 해산(解産)할 모양입니다.
세월여시(歲月如矢)라 벌서 파파 소리를 듣게되니 어찌타 兄이야 안 늙었겠습니까?하……
형!
오늘은 이만큼 쓸가합니다. 좋은 뉴쓰가 생기면 다시 쓰기로 하고 내내 안강(安康)을 빌고 다복(多福)하시기 멀리서 빕니다
三月二日오후

(李宥善氏의住所를 알려드립니다.
You Sun Lee American conseroatry of music 310 S. wabash ave. Chicago, Ill. U.S.A.)

다른 그무슨自由보다도 우선먼저 良心에따라 自由로이알고 생각하고 믿고 또말할 自由를 내게달라 (밀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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