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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읊은 조선의 노래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가을을 읊은 조선의 노래 가을을읊은朝鮮의노래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김태준 金台俊
출처정보 사해공론 四海公論
연    도 1935-11 昭和十年十一月
면    수 84 84
기사
東半球에있어서는 암만해도 文學的으로 學齡이어린群小民族이 보담老成한 中國의影響下에 있지않을수가없었다.
中國詩人의읊은 幾多의詩篇-秋興, 秋思, 秋月, 秋夜長, 秋天高, 秋草秋蟲-等은 그대로 이나라의詩人의입에 膾炙되었다. 뿐만아니라 그대로 暗誦되어서 剽竊과 借用을 是事하야 獺祭魚의譏를 免할수가없었다. 입을열면「七月」篇을 외이고 或은陶潜이가 가을달을보고 집생각나서 籠中에넣은 鷴鳥를 놓았다는둥 杜甫가「魚龍寂寞秋江冷」을 부르짖였다는둥 白居易가 「楓葉荻花秋瑟瑟」을 읊었다는둥 中國의風光을 憧憬하고 그詩境에 沈醉하는것이었다.
그것은 옛날에 限할것이 아니리라 요사이도 「컴파니아」의넓은들은 가을달이없이는 볼자미가없다는말이 洋行다녀온 사람들의 語套다. 하기야 明沙十里에도 海棠花나 달이없어야 그무엇이 興趣가 있을것인가?
朝鮮의 가을은 그期限이 비록 짧으나마 乾燥하고 明朗한데 特色을갖고있다. 이는 다른方面으로는 몰라도 風景에 對해서는 무엇보다 限없는 도움이 될것이다.
몇달이라도 큰비를못보고 가을철을보낸다. 이절긔에는 좀처럼 구름을 구경하기 어렵다고 할만큼 하늘빛은 엄숙한 靑天이다.
自然을 鑑賞할能力이 發達된 사람이면 누구라 이나라의 山高水麗한 自然美의寶藏을 禮讃하지 않으리요.
이처럼 天惠의自然美를 가지고도 詩人들은 中國의 文字를 비러가지고 조선에앉어서 中國의 가을철을 謳歌하였다. 그리하야 우리네는 가을에關한 詩歌的 遺産도 豊富히찾이 못하고 마럿다.
조선에서도 가을의歷史는 아마地球의 그歷史와 年代를같이 한것이었으리라 하나 이땅의 가을의記錄은 짧다. 가을의詩는 文獻이믿는限 「동동다리」에서 出發한다.
「八月보로문 가위나리마란 니믈뫼서여곤 오늘날가위샷다 아으동동다리(후렴)」
「九月九日에 藥이라먹논黃花고지안해드니 새서가만하애라」
「十月에 저미연바랏다호라 것거바리신後에 디니실 한분이 업스샷다」
아즉도 漢文學의影響이 그리甚하기 以前인 千年前後에 부르던 流行歌의「가을」曲調는 이러하다. 거기는 「嘉俳」(가비위 가윈)菊花 져미연 等이 題材가되어있다. 이動動曲에는 수리취 菊花 져미연 百種花가 모다食料로써 노래되는만큼 獲得經濟에서 自然經濟의時代에 發生한것을 알것이다.
藥으로 먹는菊花는 그後代에 漢文의影響下에 君子이節을 가진菊花로 發하여진다. 無名氏의菊花詩에 일심어 느저피니 君子의 德이로다. 風霜에 아니지니 烈士의節이로나 世上에陶淵明없으니 그랄설허하노라.
한것을 對照하여보라 近二百年前에 李鼎輔의 萊花詩도 뚜렸하게 이것을읊었다. 卽,
菊花야 너는 어이三月春風 다 지내고 落木寒木에 네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傲霜孤節은 너뿐인가하노라.
「遍揷茱萸少一人」(王維)의 古俗에가까운 져미연과 原始的妥靈의 遺習인嘉俳도 社會의進化와함께 그本質을 變하게되었다. 嘉俳를 읊은것은 十二月寡婦訶에
七月그믐지나가니
八月이라한가윗날
五穀秋收다치르고
즐거울손가윗날을
눈물로 지나가니
이내八字더욱설다
찬바람에거슬니며
잔디까는저아희야
우리남편어데가고
가윗날을모르시오
이는 寡婦가 잔디풀깍는 牧童까지를 미웁게怨望한 變態心理를 읊었다. 그러나 가윗노래는 農家月令歌八月條가 가장자미있다.
「上略……………………
北魚膾 젓조기로
秋夕名日쉬어보세
新稻酒 올비松편
박나물 土卵굴을
이옷집 난화먹세
며느리 말미받어
본집에 覲親갈제
개잡아 삶아건져
떡고리와술병이라
노란저고리紅치마
裝束하고다시보니
여름지내자친얼골
소복이 되었느냐
下略………………
가장鄕土的情調가 흐르는노래다 그九月 月令에
九月이라 季秋되니
寒露霜降 節氣로다
제비는 도라가고
떼기럭이 언제왔노
碧空에 우는소리
찬이슬 催促한다
滿山楓葉은 연지를물드리고
울밑에 黃菊花는
秋光을 자랑한다
(中略)………………
일변으로棉花트니
씨마소리요란하다
톨차려 기름짜기
이웃기 合力하세
燈油도 하려니와
飮食도 맛이있네
밤에는 방아찌어
밥쌀을 장만할제
찬서리 긴긴밤에
우는아기도라볼가
打作點心하오리라
黃鷄白酒不足할가
새우젓 鷄卵찌개
盛饌으도차려놓고
(下略)……………
中國의古代民謠 「七月」篇의叙事와 伯仲하야 格調의雅麗하기가 時節노래로서는 이以上의 名篇이없다
여기는 다시 「기러기」라는 一景이 添加된다. 정말기러기는 가을의使者다. 沈淸傳에도 皇后된 沈淸이가 月下에높이뜬 靑天의 외기러기를 부르면서
「오느냐 저기럭아
蘇仲郞 北海上에
片紙傳튼기러기야
桃花洞에가거들랑
불상하신우리父親앞에
片紙한장傳해준다고」
하였다. 가을이되어 南北으로 오고가는 기러기는 確實히 괴로운나그네의 마음을 散亂케하는것이다.
기러기 다나러가고
서리는 몇번인고
秋夜도 김도길사
客愁도 하기도하다
밤중만 滿庭月이
故鄕인듯하여라 (趙 明 履)
이는기러기 조차없어서 설흔感懷를 읊었다.
秋月江山霜落秋에
北方消息은 기러기울고
간밤에 부던바람
金聲이 宛然하다
孤枕單衾에
相思夢을 홀처깨어
竹窓을 半開하고
漠然히 앉었으니
云云 (秋風感別曲)
× ×
一朝郞君 離別후에
九十秋光 겨워간다
………… …………
一聲孤雁 머무러서
이내消息 가저다가
漢陽城中 지나갈제
郞君在處 傳하랴면
窓問蟋蟀 슲이울어
耿耿愁心 부치는듯
因病致死 하랴거던
深愁接心 알으소서 (古相思別曲)
가을空閨에 눈물을짜게 하는것은 기러기보다도 蟋蟀이다. 蟋蟀(귓도리)의詩로는 無名氏의時調
「귓도리 저귓도리 어엿부다 저귓도리
어인귓도리 지난달새는밤에 긴소리절은소리 切切허술은 소리.
저혼자울어에어 紗窓여윈잠을
「살뜰이깨오난재고
두어라 제비록微物이나
無人洞房에내뜻알리는
저뿐인가하노라」
에 닐으면서 閨思의極致를 보였다. 李廷蓋의詩
「入我床下蟋蟀인가 秋思도迢迢하다」
는 漢詩「七月」의 飜案일뿐이다. 요사이의流行歌「귀뜨람이」에도 「귀뜨람이 귀뜨르르 간으단소래
달님도 치워서 파랐읍니다
울밑에 菊花꼿이 네밤만자면
눈오는 겨울이 찾어온다고
귀뜨람이 귀뜨르르 가느단소래
달밤에 오동닢이 떠러집니다」
이라하였다. 그曲調와 그詩想이 同一한題材 「귀도리」에對해서 이만큼 懸隔이있다. 아모리 秋蟲이本能的인 音響이라할지라도 그가주는 音律的要素의 聽覺的鑑賞은 同一할수없다.
거기는 社會와生活의 그만한 連展이있기때문으로 썻다. 시험삼어 近代詩人의 秋蟲詩를 보라 얼마나 感傷的 人道主義的인가를!
하늘우엔 둥근달 虛空에떠있고
따우에는 落葉이 흐터저궁그-
이제는가을이라 욱어진풀숲에
우는 저 버레소리 요란도하고나
(八陽-感傷의가 )
가벼운비가오니 더위가가고 서늘한바람 버레소리
가을이 러한다.
부드러운 아침해는 구름을뚫고빛난다.
(요한-가을마지)
머나먼 생각에 꿈못일우는 밤은깊어서 밤은깊어서
窓밑에 귀뜨람이 설어웁니다
가을의안악네여 외로운이어
(無涯-가을)
가령 이것을 樂醒齋의蟋蟀詩
(岸 曙 譯)
아귀또라 너다려 뉘울나던가
窓가서 귀뚤귀뚤 속이설고나
이내白髮 도모지 네타시랄가
울때마다 머리털 하나씩센다
와比較하여보라 詩想과 그思索의方向에는 큰進步가 없어도 形式에는 큰差가있다 여기서 數많은蟋蟀詩를 一々히列擧할수도없지만 舊詩에서 新詩로 큰變化가있었다 할지라도 觀察의視野와 思索의方向 은 單調롭은것같다 우리의앞에는 社會가무서운 速度로 進步하고 있지않은가 詩道만은 웨社會의飛躍과 分離해서 생각할것인가?
劉偊鍚같은이는 「봄철보다가을이낫다」(秋日勝春朝)라고했다. 그러면 가을은 享樂者의 시절일가? 그러타고 언제던지 小市民의 空想의悲感을 안겨주는가을일가? 中國사람들의新詩에
「貧人最怕冬三月
富人最怕暑中天」
이란말이있다. 貧富를따라 가을의 感受도다른것같다
엄숙한 푸른하늘아레에 灰色의 집웅을 에워싸고 落葉이우수수 찬바람이선들 불어오니 새삼스럽게이해도 마친것같다 스사로 뭇고 後悔한다.
「너는 이가을을 어떻게 보냇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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