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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교향악대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가을의 교향악대 가을의交響樂隊
종    류 수필 隨筆
필    자 조율사 調律師
출처정보 신가정 新家庭
연    도 1933-10 昭和八年十月
면    수 102 102
기사
가을은 음악회가 가장많이 열리는때입니다. 피아노 바요린, 보컬, 뺀드― 가지각색 악기들이 총출동을 합니다. 그러나 가을은 인공예술의 씨―즌일뿐만아니라 자연게에서도 예술미의 극치를 달하는 때입니다. 맑게 개인 하늘이 이르키는 별의 변화를시작해서 빛갈과 음의 에술미란 이루 형용할수없을만치 아름다워지는 때입니다.
아무리 만도의 인기를 혼자끄는 음악회라도 가을하늘에 높이뜬개구마리의 우는소리 같은 미묘한음을 내일수 없으며 마루밑과 창살틈에서 숳버레가 얇다란 날개들을 떨며 울리는 연곡(戀曲)에따를수 없을것입니다.
가을은 음악의 절기입니다. 풀우에서 창살틈에서 왼갓 악기로 연주하는 심포니의 주인공들을 알어주는것도 뜻깊은 일일것입니다.

방울벌레
방불벌레는 설명안해도 다잘아는 것입니다. 몸크기는 겨우 五푼밖에 안되고 빛갈은 담황생이고 날개는 회색이며 조각해논것 같이 문의가 잇읍니다. 얼핏보기에 수박씨같이 생긴것입니다. 은방울을 울리는것같이 소리가 찌릉찌릉하고 성질은퍽부드러운품이 여성적입니다. 보통으로 시금창 돌축대 사이나 숲풀밑같은 습기가 많은곧을 즐깁니다.
이버레는 혼자우는것보다 여럿이같이 우는것이 더듣기좋습니다. 다른것은 二三十마리 같이울면 오히려 시끄럽지만 이것만은 몇십마리 같이울때면 쟁의 합주나 듣는듯이 무어라 말할수없는 시원한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이버레에게는 잔인스런성질이 잇읍니다. 늦은가을이 되면암컷이 수컷을 잡어먹는것입니다. 간혹다른 버레에게도 이런일이잇지만 사람의머리로는 리해할수없는 일입니다. 일단소용없어지는 수컷을 그냥버려두는것보다는 잡어먹어 뱃속에 넣고 새끼의 영양이나 되게하자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말할수없는 경제가입니다.

귀뚜람이와우는멧뚜기
이두가지버레는 우엣것보다 통속적이아니지만 가을버레를 특별히 즐기는이들이 가장좋아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가을 버레중에는 고급품이라고 보겟지오. 값도 우에두버레보다 三, 四배 비싸고 귀합니다.
귀뚜람이는 몸기리가 오푼쯤되는 연두빛에 연노랑을 조금 띈것인데 보기에도 약해뵈는 버레입니다. 걸음걷는것도 간들어저서 여성적으로 보입니다. 우는소리도 연연하며 실실실 하다가는 사르록 사르륵 합니다. 만일 꿈을 소리로 표현한다면 이울음소리 같다고 말하리만큼 꿈결같은 소리입니다.
우는메뚜기는 몸이 서푼쯤 밖에 안되는연노랑의 적은버레입니다. 귀뚜람이에비하면 재빠른버레입니다. 소리는 슬슬……하는것이 마치 황굼으로만든 방울을 약간울리는것같습니다. 이소리를 들으면 가을의 쌀쌀한맛이 마음을 헤치고 드는듯합니다.
귀뚜람이와함께 조그만 집에넣어서 추녀밑에 걸어두고 들으면 더없이 좋은풍치입니다.

집귀뚤이와 들귀뚤이
가을의 애수(哀愁)를 가장 심각하게해주는것은 귀뚤이입니다. 가을만되면 어느집 마당귀에서나 귀뚤이의 명랑하면서도 쓸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수컷한마리가 열심이나서 올때에는 마치 성악가의 독창이나듣는듯이 숨을 죽이게됩니다. 그런까닭에 이버레는 일부러 길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스러운것은 이버레의 수컷은 질투심이 퍽많아서 수컷끼리 싸움을 잘합니다. 특별히 한상자안에 암컷한마리와 수컷여러마리를 넣어주면 서로 암컷앞에가서 기면서 서로 울음의경쟁을 합니다. 그리고 또서로 한데 엉키어 싸움을 합니다. 맨나종에는 방울버레와 같이 수컷이 암컷에게 먹히어죽는 운명이되고 맙니다.
이밖에도 연치 벳쟁이 등 두서너 종류의 우는 버레가잇지만 모두가 비슷합니다. 우는버레는 모두가 수컷입니다. 암컷은 도무지울지않습니다. 다른것과 달러 목으로 우는것이 아니라 등에붙은 날개로 그런 묘한소리를 내입니다. 이소리나는 장치는 수컷만이 가지고 암컷은 갖지못하엿읍니다. 그리고 수컷이 우는까닭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위해서 우는것입니다. 자연게의 버레수효를 따저보면 암컷이 수컷보다 훨신적읍니다. 수가적은 암컷은 수컷들로 훌륭한음악가들을 만들어주고잇는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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