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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대표 극단 종합판 호화선―배우 수기 순연 일기―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조선 대표 극단 종합판 호화선―배우 수기 순연 일기― 朝鮮代表劇團綜合版 豪華船―俳優手記 巡演日記―
종    류 수기 手記
필    자 신좌현 申佐峴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1-03 昭和十六年三月
면    수 207 (207)
기사
[사진] 姜道鳳氏
三百六十五이의 舞臺生活도 얄망굿게 戊辰의해를 주름잡고갔다. 이해도 내게 준것이라고는 얼굴에 주름쌀 몇개하고 담배피우는 재간밖에 준것은 없다. 손때가 반질반질하게 무든 지낸 『기록』을 들처보자.
X X
X月X日
一年이면 六個月은 車를탄다. 車타기가 씸징이난다. 오늘도 새벽五時車로 앞場所로간다.
『이러나시요』 어름장같은 소리다. 旅舘마당이 떠나갈듯한 무지한 목소리가 두미처 들린다.
[사진] 朱仁奎氏가 扮한 春香傳中의 雲峰營將의 風姿
『이러나세요―』 또한번 지른다. 머리는 작구 이불속으로 다아든다. 밖에서는 떠날채비를 채리는모양, 두렁두렁 떠드는소리 기침소리 방문여는소리. 『아이춰―』하는소리가 가까히 들리든이 벼락같이 던문을 두다린다. 『비러먹을 사람죽겠네』하는소리가 입에서 저절로 난다. 『여보게 일어나게』하는 말소리가 지긋지긋시 귀에 들린다. 아조 입맛이 홱돌아간다. 이번 巡業엔 새벽車탈 福만 탓는지 벌써 세번째다. 마지못해서 일어나 옷을 주서입고 옆에 누어자는 K君을 일으키니 뻘덕 일어나서 『치독을마질』 몹시 퉁명마진 말소리다. 처다보니 눈은 감고 이불우에 앉어서 부라질만한다. 旅舘에서 驛까지 한三四十分은 단단히 걸이여만 걸어간다. 『까소린』절약으로 乘合自動車貨絶도 않된다. 旅舘門밖에서는 퉁명스럽게 두덜대는 소리가 이구석 저구석에서 들리였다. 그렇다고 해서 안갈수도 없으니 무더기무더기 패를 지여서 걸었다. 市街는 어둠침침한 電氣불속에서 깊이 잠들었다. 먼데서 삽살개짖는 소리가 들였다. 가끔 닭소리도 들린다. 驛에 와보니 그 넓은 홀은 탕비였다. 이구석이구석에 자리를 잡드니만 그대로 쓰러지드니 염채들없이 코고는 親舊들도 있다. 朝夕으로 얼굴을 對하고 時間으로 입을모아 지껄대는 패들이다. 그러나 이새벽車 탈때만는 누구나 심술난 사람모양으로 뿌르퉁한 입쌀을 딱다물고 날잡어 잡수하고 車올때만 기다린다. 車타라는 말소리가 끝나자 제각기 『도랑크』를 들고 車內로 기여들어갔다. 팔자가 이모양이니 車속인들 자리가 있으랴. 늘비하게들 앉어서 눈을 감고 염불하듯 하니, 염채에 어데가 끼여앉일수도 없다. 洗手깐으로 들어가서 『도랑크』를 椅子삼을수밖에 딴도리가 없다. 간신히 한모퉁이를 자리잡고 막앉으랴니깐 先生님 저도 좀 앉겠어요네』 간렬푼女人의 목소리, 흘끔 처다보니 우리집女俳優氏다. 입맛이쓰다. 그러나 할도리가 없으니 別수없이 말한마디 못하고 일어났다. 車는 다름질한다. 얼마동안 섰으니 허리 다리가 아프고 등씰이 결여서 죽을지경, 에라 비러먹을 짐보따리 얹어놓는 선반으로 올라가자. 간신이 客들의 등을 밀치고 선반으로 기여올나갔다. 서있는것보담은 난것같다. 배씸좋게 누어서나 가자, 체면도 창피스런것도 다잊었다. 누어서보니 남달리키는 큰대다가 짐들이 가루걸치여서 다리도 뻐들수가 없다. 자리가 이모양으로 편치가 못하니 自然 이리둥긋 저리둥긋하니, 밑에 앉인 사람이 몹시 불안한모양 말은 못하고 심술진 눈으로 흘끔흘끔 처다만본다. 하도 괴롭다는듯이 마지못해서 『여보 먼지떨어지오』하고 벌민 소리를 친다. 나는 움찔해젔다 들은체 만체하고 생코를 한번 『드르렁』하고 고랐다. 아즉도 앞場所까지는 四五時間은 있어야 될모양이다. 얼마를 이렇게 지냈다. 원수놈의 잠은 이런대서도 온다. 좀있드니 『모시모시 오리데 구다사이』누가 내옷을 잡고 흔든다. 눈을 가만히 뜨고 내려다보니 차장이 잡아 일이킨다. 예라 이왕이니 배심이나 부려보자. 아노- 하나하다 스미마생가 좃도 뵤끼데, 닷데 이까래마샌노데』이렇게말했다. 『소래와 고마리마스나』차장이 두덜댄다. 門앞에 섰든 K君이 눈치 빠르게 『아노 네쓰가 히조니 아리마시데 하나하다 메이와구데스가 히도쓰 오네가히 이다시마스』 능청스럽게 또는 구성지게 말을하니 차장도 할수없다는듯이 『고마리마스네』 하면서 그대로 가버린다. 나는 그대루 응, 응, 하고 알는소리를 몇번했다. 이렇게 구구사정을 치르니 우리집 食口들은 빙그레 웃었다. 나도 天井을 처다보고 웃었다. 一時라도 빨리 가고 싶고 車에다 채죽이라도 치고싶었다. 아침 햇놀이 창으로 숨어들기 始作했다. 빡빡피는 담배연기는 天井으로 치다른다. 선반우에 누었으니 코가매워서 재채기가난다. 비러먹을 도로내려갈수밖에. 아즉도 三時間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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