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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란·문예봉·김신재―만주국 명우를 환영하는 좌담회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이향란·문예봉·김신재―만주국 명우를 환영하는 좌담회 李香蘭·文藝峯·金信哉―滿洲國名優를歡迎하는座談會
종    류 좌담 座談
필    자 +++ +++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40-09 昭和十五年九月
면    수 148 (148)
기사
[사진] 경성역에서 이향란과 문예봉
[사진] 이향란, 문예봉, 김신재

일즉 「白蘭의歌」「支那의夜」等의 映畵로 銀幕에 出演하여 東洋三國에 이름이 알려진 李香蘭이 서울온것을 機會로, 半島의名優 文, 金兩氏와 자리를 가치하여, 半島와 大陸의 映畵와 人情閑談을 주고받다.

李香蘭이가 서울에 왔었다. 지난二十四日, 東京歌舞妓座 「黎明曙光」에出演할次로 가든길에 잠간 서울에들렸던것이다. 잠간이라군하나, 滿洲는 물론, 內地, 朝鮮에까지 워낙 人氣가 넓은까닭에 映畵人들과 新聞雜誌 쩌낼리스트들은 그가 묵고있는 半島호텔에 雲集했던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스타- 文藝峯, 金信哉도 끼여있었다.
바루, 그것이 松竹企劃部에 있다는 사람이 朝鮮映畵人乃至新聞雜誌記者들을 불러놓고 앞으로 自己들이 朝鮮과 妥協해서 만들映畵는 어떤것을 만들어야하겠느냐는等等의 座談會비슷한 會合이 있은뒤의일이다. 香蘭, 藝峯, 信哉는 따루자리를 定하고 自己네들낄이만 조용히 만났다. 만나서 스크린에서만알고親하던 서로의 情懷를 풀기시작했다.
셋은 다 各各 固有한 美를 가젔었다. 藝峯은 환-히 잘나고, 信哉는 아기자기 에쁘고, 적게생긴 香蘭은 눈, 코, 입, 귀 빠진데없이 골고루 갖운얼굴이길래, 원숭이에 가깝도록 얄미울지는 모르나, 그러나도모지 貧弱하지않고 오히려 豊滿한것을 느끼게하는 몸과 얼굴이었다.그는 하이얀 레-쓰의 上衣와붉은치마의 中國服을 입었었다. 옷우이로서도 그의야들야들한 살냄새가 풍기는듯했다.
「朝鮮을 보시고 어떤것을 느끼섰어요?」
이것은 우리의 스타- 藝峯이가 香蘭에게 물은 첫말이다.
「조선이요?朝鮮은 보기前부터 곻은하늘과 아름다운自然을 가진 땅이라생각했어요. 그랬기때문인지 지금 비가 저렇게 막 퍼부어두 滿洲에서 보든 비와 달른 어떤 神秘한것을 느끼게까지됩니다.」
매우 잘하는 日本말이었다. 그가滿洲人이냐, 日本人이냐하고 물의가분분한것도 支那服色을한, 그가 너무나 日語를 流暢하게 잘하기때문이아닐까.
「조선은 참 아름다운곳이리라 하고 생각하게되기는 조선옷을 입어본 때부텁니다.
물론 그前부터도 조선하늘이 푸르고 조선의 기후가 좋다는 얘길들었지만, 내가 친히 조선옷을 입어본때부터 조선땅이 아름답기때문에 조선옷도 이렇게 에쁘구나하구생각했어요.」
香蘭은 藝峯과 信哉의 긴치마의 옷맵씨를 홀황한듯 엿가람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조선옷입은 姿態는참훌륭했습니다. 조선옷이좋았다기보다당신이길래조선옷이더빛나지않었을까요」
信哉가 그애교스런 덧잇발을 해죽 해죽 들어내놓며 말함에 香蘭은 아주 滿足한 얼굴을 지으며, 그러나 좀 수집은빛을 띠우고 눈을 사르지 감어버린다. 그눈, 그입움즉이면 움즉일수록-그때마다 또다른맛을 주는 입과 눈이었다. 아니 눈과 입뿐아니라, 그는 무엇을無盡藏으로 감춰두었을것같은 믿음성을주었다. 조금도 不安하지않었다
「여러가지옷을 입어봤지만, 조선옷이 제일 좋와요, 그리구 돈이 많이안들구 화려하게입을수있는點두좋와요」
그는 藝峯과 信哉가 나타나지않었드면 이처럼 조선옷을 칭찬하지않었을지도모른다.
「授業料」에선 信哉씰 좀 나이많은이로 뵈였는데, 생각든것보다 어리시구 더 훌륭하신데요, 물론 그寫眞에서도 곻은분이란건 알었지만……」
이것은 香蘭이가 信哉를 건너다보고 한말이다. 香蘭은 분명히 自己가 못가진 부드럽고 애기처럼貴엽고 그러고도 애교가있고 곻은信哉의얼굴이 부러운모양이었다.
「아이 부끄러, 수업룔 보셋세요?」
信哉가 낯색을 약간 붉히니까 香蘭은 얼른 말을 이어서
「특별히 봤습니다. 보면서 어떻게울었는데요, 옆에사람이 민망할정도였다니까요」하는것이었다.
「다른건 통 못봤어요. 藝峯씨寫眞두 그연히 한번봐야할텐데요. 사진으루 뵙기前에 이렇게 直接뵙는게더 좋왔을지두 모르지만………인제東京가신다니까, 거기가시면, 종종만나뵐수있겠구, 참 東京가셔서 오래게시게되나요?」
「안요, 한보름있다 곧 나와요, 이번엔 가서 衣裳준비같은거나하구 그리구 帝國舘에 잠간나가게된다나요.」
「언제 떠나십니까?」
「오는二十七日이나八日에떠난대요」
「아리랑」을 백히신다구요? 그쪽女俳優는 누구신가요?」
「高峯三技子氏래요.」
「香蘭씬 歌舞妓에 얼마동안 出演하십니까?」
이번엔藝峯이가香蘭이더러물었다.
「한달동안 하기루했습니다만 어떻게될는지지금부터가슴이두군거려요」
「뭘요 워낙 잘하시니까, 걱정될것없지요.」
藝峯은어디까지나 점잖다. 賢淑한女人의標本이다. 얼굴이 조금도 움즉이지않는다. 그의얼굴은 이움즉이지않는데서石膏의美를發見할수있으리라
「책을 많이 읽으시죠?」
藝峯과 香蘭은 이야기가 끊어젔다. 그다지 親密하지못한 사람들이라 이야기가 끊어지자, 모다 어색하다. 表情이 豊富하다는 香蘭이까지도 視線둘곳을 몰라하는때 信哉가 救急策을 썼던것이다.
「글세요, 撮影이없는땐 언제나 책읽는것이 한 日課얘요.」
「드르니까, 英語두 배신다구요?」
「뭐 別루……소문뿐이죠.」
그는또생끗웃으며말끝을흐려버린다
「조선作家의 小說을 더러 읽어보섰어요?」
「못읽었어요, 日本小說은 많이 읽습니다. 特히 谷崎潤一郞의것은 좋와서, 견딜수없구만요.」
그들의이야기는 여기서 끝을막었다. 그것은 香蘭이가 總督府訪問도해야하고 또 다른여러사람의訪問을받어야하기때문이었다. 밖은 비가如前히 내려부었다. 香蘭은 그영롱한눈을들어, 窓밖에비를 吟味하며, 다시 朝鮮비는 滿洲비보다 다르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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