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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명기 정화(1) 애련의 김은도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장안 명기 정화(1) 애련의 김은도 長安名妓情話(1) 哀戀의金銀挑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백조생 白鳥生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8-11 昭和十三年十一月
면    수 178 (178)
기사

○○○○학교 부속병원 내과일등실! 머리맡에 힌백합꽃을 무수히꽂아놓고 하-얀비단침의에가볍게쌓여서 포다불이 보내주는『유-모레크스』를 정신없이 듯고있는 젊은여인이있다.
『고만 드르실가요』
전속으로 매어있는 간호부는 병자가 피로할가보와 레코-드를 고만 틀냐는 기색을 갖이고있다
『한곡조만더……춘희……』
춘희가 가슴에상처를갓고 사랑하는까닭에 정든랑군을 쫓아보낸-의지할곳없는 신세를 홀노병상에서 읊은노래다
『그건또 왜 드르랴고 그러서요』
간호부는 낯을쯩긴다 이노래만드르면 환자는반다시 더운눈물노벼개를적신다 병에가장해로운 눈물을흘니면서도 목마른사랑이 냉수를찾듯 『춘희』를 듯고 싶어한다
『이번에는 안울게……요』
환자도 간호부의 뜻을아렀다는드시 가볍게우섯다.
『그럼 걸다가 우시면 금시에 끈슴니다』
간호부는 다짐을 둔다
『그래요……』
환자는 야왼얼골을 벼개에다가 똑바로 놓고 천정을향하아 죽은듯이 누었다 장차 흘너나올 애상의 멜노듸를기다리는자세이다 가슴우에 깍지를 껴놓은 백합같이 힌손길! 핏기가것치고 수척해서 말갓케드려다뵈는 피부속으로 파란심줄이 발닥발닥 기여가고있다
X X X
이날오후이다 이병실에 한남자가 나타낫다 문병을온사람으로는 극히냉담하였고 빗밧으러온사람치고는 유순한얼골을한 정체모를손님이다 환자는 간호부를 눈짓해내보내고 손님과 두리만 대하게 되였다
손 『은도 언제동경서왔나』
환자 『한두어달된답니다 고향이그리워서 병든몸을 억지로끌고나왔답니다』
손 『병은 무슨병인가』
환자 『대단치않은 병이야요』
결코대단치않은 병이아니다 극히대단한병이다 그는 폐병 제삼기에 드러간다는 선고를밧고 묵묵히 죽음의 사긔를기다리고있는 것이다.
환자 『저 기생노릇을 하고싶은데』
손 『머… 자네가 기생…』
손은 깜짝놀낸다 눈만감으면 시체로 오해를할만치 수척한 그가 기생이되겠다니 놀내지않을수가없다
환자 『단하로를 아니다마러도 예전일홈으로 한번만 더기생이되고싶어요』
그의 예전일홈은 김금도(金銀挑)이다 기생일홈을 경성역에다가 내던저버리고 동경에가서 머문지사년! 그는기어코 버렸든일흠을 다시 주어가즐운명에 쫓겨경성에 왔든가.
찾어온사람은 기생권번에 있는 로인이다 은도의 과거를잘아는그인만큼 은도의청이라면 될수있으면 드러주랴는 편이다.
손 『글세 기어코되겠다면 주선은 함세만은 괜찮겠나』
검도 『념려마서요 의사도걱정 없대요』
의사의말은 꾸며대는 말이었다 이리하야 동경으로 공부를하러갓든 당시의 명기 김은도는 사년만에 다시도라와 병원에서 기생권번으로 무모한 발길을옴겨놓고 만것이다.


김은도는 당시 이십오세의 한참나이었으나 곱게만차리면 십팔구세밧게 보히지안는 아담한기생이었다 동경가서 배워온 고등사교술 고등상식, 더욱이 영어가능해서 국제빈객을 마지하는연회에는 김은도없이는 안된다는말까지났다 그는성격이 침착하고 지략이뛰여나며 륙감이 번개같은 영농한기생이었다 투피-쓰에 안경이나쓰고 나스면 여교원같은 타입이었고 파-마넨 에 도레쓰를 떨드리고나스면 불난서에서 금시에도라온 영양같었으며 노랑저고리 분홍치마에 백옥가튼 행주치마를 덮어입고 마루끝에서 도마를 대해앉으면 솜씨있는 새며느리의풍을 가즌 팔면영농한 미인이었다.
김은도가 기생나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기저기서 뫃여드는 사랑의손길! 그속에는 귀족의자제도있었고 모-고관도 있었고 모실업가도있었고 모문인도있었고모운동가도 있었다 여기서보자 저기서보자 몇시간만 붓박혀앉었으면 어지러워 못견대는그에게 손님의 끄는손길은 맛치 목숨을자르랴는 사자의칼과도 같었다.
언니 『오늘은 좀일즉이가 주무시우』
옆에앉었든 기생이 애를쓰면 은도의 피로한눈에 잠간 수색을실고
『괜 찮 다』
나즉이 대답은하나 그의속으로는 『이왕지사 병원에서 죽기가갑갑해서 죽는시간까지 활발하게노다가죽으랴고 나온기생인데 앗길건머고 걱정할것은 무엇이냐 이대로여기서 각혈이나하고 혼도가된대도 원통할것은없다 어대서죽은들 진심으로 우러줄사람도없는 신세요 이왕기생의패를찾으니 군인이전장에서 죽듯이 기생은 요리집에서 죽는것도 좃타』
이가튼 생각을 가지고 있었든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작란꾼이었다 죽는다죽는다 소리가나든은도의건강은 뜻박게 속힘차게 오래끄러서 차차 얼골에 명랑한빛이 떠돌기를 시작한것이다 건강이비록일 시이라도 회복되매 은도는 무엇보다도 어머니의산소를 개수하기로 결심을했다 이것은이번동경서 나올때부터 품었든프랜이었다 죽으면못하고 다행히살면 하리라는 게획에 다행히 착수를 할만한건강을 가지게 된것이다.


은도는 신의주출생의 태어날때부터 박행한여자이었다 그는 세상에 나는길노 고아이었다 아버지는 밴지 수삭만에 어머니는겨오 나놓고 모도가 은도의세계에서 사라저바리고마렀다 그래서그는 그의이모의손에서 자랏다 이모는 은도의 장래를 기대했던지 족하딸이라고 하지않고 친딸이라불럿다 은도는 이어머니 아닌어머니를 마즈막날까지 친어머니로 섬겼다.
이십수년간 은도의 고혈을 빨든 미운존재! 그것이 친어머니라는 생각에 원통해도참고 쓰려도참어온것이다 꽃같은 청춘은모조리 당치도않은 이모의 욕심에 희생을하고나니 이제는 몹에는중병이 실니고 이마에는 잔주름이 물결치지안는가 이제야 겨오친어머니가 아니오 이모이었음을 알게되니 이제새삼스러히 울면무엇하며 몸부림한들 불행튼지난날이 다시 행복해질수는없다 그는극도로 이모를원망하고 동경으로갔든 것이다.
이모의 지시대로 이모의강압대로-그것이 어머니의말슴인줄아는까닭에 은도는 지난 십년동안을 거의 부자의 소실, 다음에없는 사내들의 노리개가되야 만족없는생애를 갖어왔다 그러다가겨오 마즈막 결심을 하고
『어머니 인제는 집도사드리고추수도밧게해드렸으니 나도사람답게좀 살게해주서요』
발악을하다싶이해서 동경으로 건너갓든것이다 그때의 은도의수중에는 부자들의 노리개노릇을해하며 여러해 저측해두었든 오천원 결코 깨끗한돈은 아니나 동경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는 열성으로 몇해를두고 곳곳에서 글거뫃은오천원은 이제바야흐로 기생출신의 여류명사를 길너내고자 태동을하는것도 같었었다.
그는동경에건너가 마음껏 사랑도했다 재조것공부도했다 사회운동에 참가도하고 출판사업에도간섭을하다가 마츰내 사랑도 돈도 사업도, 모-도가 페병이라는 란관에 봉착해서 그의겨오빛나랴든 반생은다시 캄캄해 지고마렀다.


여기는 동경시중, 신전구, 삼긔정 어는조그만한 세집이층이다. 가슴에서 소사오르는피를 억제하고 즉은듯이 누어있다. 창도닷고 『アマト』도 닷친채 어제밤잠들때 끄도못한 천정의전등이 아즉도가엽슨주인의 얼골을 나려다보고있다.
이대로죽는게 숫제낫지나않을가
머리에떠오르는 싸늘한 즉감- 돈도거의 다썻다학업도 건강이이래가지고는 거의절망이다 동지들과꾀하는일도 사람다운살님의 기초를 닥든새사상도 모도가 절망이된이때 동경한복판침침한 적은집이층에 아츰부터 드려다보는사람도없이한나절이 지내놓고 나니 자기가 죽었는지 사렀는지도 의식에 막연할지경이었다 그는강잉히 손을드러 책상설합을 여렀다 어즈러히담겨있는 약병밑에서 저금통장을꺼냈다. 남은저금이 천원 이것이 마즈막 생명의 양식이다 천원돈이 끝이는날이 은도의 생활기구가 휴식하는날이다 지금의 이병세로 보화서는 몇달안으로이만돈은 금시에없어질것이니 구차히 내다뵈는 마즈막날을 기다릴게무엇인가
죽자 일즉이 깨끗이죽자
사고무친한몸이니 죽은뒤에 장사 낼 비용이라도남겨야 마즈막길이 욕되지않으리라
이날 저녁때그는 저금을찾어갖이고 죽금의길을 떠났었다 『ハコネ』로 『アタミ』로 온천디대를 편답하며 죽을곳을 찾어다녓다.
『アタミ』호텔 바다로향한 양실 그는 세상과소식을끊고 품에는극약을지니고 고요히누어있었다 창밖에서는 가슴을흔들드시 물결소리가 들녀오고 옆방에서는 신혼부부의 다정한 속삭임이 들녀온다 그는지난 이십여년, 짤브나, 파란많든 반생을 가만히회상하고 있다 무엇하러태어낫다가 무엇을하야왔든가 돈도 사랑도 일홈건강조차얻지못한 참패자의가여운존재. 지금자기의눈앞에 뵈는 자기의 수척한일신이 마치 비극의주인공같이 애달벗섯다 내가여기서 죽으면 누가서러하랴 누가 앗가워하랴?
그는 그것이 원통하였다 잔약한 일신을 오늘까지 남의리익을위해 남의탐욕에 밧처왔거니지금에 내가죽는데 울사람도앗길사람도없다니 이것은 너모나 원통한일이다 죽어서는못쓴다 세상에 터러놓은 인정 육정의 모-든 채권을거두어드려야한다 그것이 울분을프러내는 한가지길이다 그는이가튼결심을가지고 인정채권을 밧어보랴고 표연히 경성으로 도라왔든것이다.


그는반달은 기생노릇을하고 반달은 병을치료했다 그의고아한지조(좀구식표현일지모르나)인테리여성다운점, 교양높은태도, 페를알는이가 다그렇거니와 은도에게는
(以下第百七十七頁에게속)
〔第百八十三頁에連續〕
더한층 맑고 고흔 빛이있었다.
일년남짓한 기생생애에 그는완전히 경성의 화류계의 여왕같이빛날수있었다. 그의고아한풍모에 남자는물론 여자기생들까지 따르게되야 김금도가는곳에는 오입장이뿐이아니라 기생들까지 뫃여드는 현상을 갖었었다 그는 지금 대구모 부호의자제와 동대문밖에서 살님을 한다 그의가정은 병원이요 그의남편은 간호부라야한다 그는 과연 좋은병원좋은 간호부를 맞낫는가? 그는지금도 경성에도라와 나준이도 어머니요 길너준이도 어머니라는 견지로 이모의 산소치장을 마음껏해놓고 고달풀때면 성묘를가시로 일을삼는다고한다 사갈갓치 저주하든 이모의산소에 꽃가지를밧치는 그의 심경에는 눈물겨운 인생의적료가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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