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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림서 음악 수업 5년간 피아니스트 이애내 양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백림서 음악 수업 5년간 피아니스트 이애내 양 伯林서 音樂修業五年間 피아니스트 李愛內孃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 +++
출처정보 여성 女性
연    도 1938-12 昭和十三年十二月
면    수 38 38
기사
조선여자로서는 오로지 처음이오 또는 단하나로 獨逸伯林에건너가 五年동안이나 피아노를 전공하여 榮譽의獨逸國立音樂學校를 卒業한후 錦衣還鄕한 李愛內孃을 그의自宅으로 찾게되였다. 松月洞언덕을넘어 平洞마루턱이에 宮殿같이 솟아있는 孃의집으로 드러가니 화려한應接室에는 붉게핀 菊花맻송이가 花甁에꽂어있고 옆에는 훌륭한 「라디오」한臺가 놓여있다.
孃이 드러오기전에 記者는 孃보다 몬저 나온 孃의交親과 序曲的으로 몇마디 이야기를 하게되였다. 孃이 淑明女高를 卒業한후 神戶로 건너가서 神戶女學院에서 普通科二學年 硏究科四學年의 合六年동안 공부를하고 다시 一年동안 個人敎授를 받은후 代議士柳原氏의 주선으로 伯林으로 건너가서 五年동안 피아노를 전공하였다는 이야기를 듯게되였다. 記者는 한달에 學費를 얼마나 보내였느냐고 물었드니 『참 머리가 셀번하였소. 한달에 꼭꼭 三百圓式 보내였군요. 그러니 五年동안에 얼마나 보내였겠소. 三五十五-一萬五千圓과 기타잡비와 려비를 합하면 二三萬圓들었죠.』
하고 빙긋이 웃으시면서 말슴하는 그態度는 퍽이나 친절하고 유쾌하였다. 그러자 禾社女記者李善熙氏가 드러오고 그뒤를 이어 李孃이 드러온다. 대모테眼鏡에 검은洋裝을한 孃의態度는 보기에 너무나 씩씩하였다. 獨逸서 오래자란이만치 어디인가獨逸女性의 氣風이 있는듯하였다.
『錦衣還鄕을 하섰으니 얼마나 기뿌심니까?』
記者는 人事를 드렸더니
『千萬에요. 뭐 成功한것이 있어야죠』
하고 매우 공손이 對答한다. 記者는 한거름 다거앉이며
『그래 오래간만에 朝鮮을 보시는 印象은 어떠십니까? 아마 많이 변하였죠?』
『네- 많이 變하였드군요. 첫재 부산에나리니 停車場에 그많든 貧民들이 한사람두 뵈이지않읍디다. 모다 만주로 가지않었나 생각하였죠.』
여기까지 이야기한 記者는 다시 話題를돌려
『獨逸서 여러번 出演하신일이 있습니까?』
『별로 없어요. 學生會에는 몇번 出演했죠.』
『卒業演奏會에는요?』
『勿論 出演했죠.』
『잘한다고 칭찬을 받은일이 있습니까?』
『뭐요. 別로 없습니다.』
『伯林에는 朝鮮사람들이 많이있습니까?』
『뭐 많지는못해요. 七八名있는데 전부 남자뿐이고 여자는 저뿐이었어요. 그中에醫學을 하는분이 두분이고 공학을하는분이 두분이고 設計課를 하시는분이 한분계시고 그밖에는 음악 철학등을 공부하시는 모양입디다』
『그러면 조선인 학생간에 무삼會合이 있습니까?』
『네- 朝鮮人學生會가 있어서 한달에 한번식 모입니다.』
『先生도 매월 出席하셨습니까?』
『네-』
一瀉千里로 여기까지 이야기한 記者는 다시 말끝을 돌려
『獨逸女子들이 어떻습디까?』
『네- 獨逸여자들은 픽침중하고 거짓이없고 또는 信用이 있어요 그리고 처음은 冷冷한듯하나 사괴여보면 매우人情이 많두군요.』
孃의對答은 매우점잖고 공순하다. 記者는 一層 孃에게 敬意를 가지고 [사진] 李愛內孃
『獨逸있는동안에 친한 친구가 많이있었습니까?』
『네- 여러친구가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親한 친구는요?』
『슈미트라는 여자였습니다. 그이집이 伯林에 있기때문에 그집에여러번 초대도받고 또는 놀러도 많이가고-그집부모들이 나를 친딸같이 역였죠. 더구나 「실버빼스다」라고하면 조선서섯달 그믐날인데 그날이면 그집에 초대를 받어 그집에가서 가족들과 유쾌이 삐루를 먹고 춤을추고 이야기하며 밤을새웠죠. 獨逸서는 男子고 女子고 또는 信者나 누구나를 勿論하고 모다 삐루를 먹읍니다. 聖經에도 술먹지말라는 말은 없다고 하며 그들은 삐루를 누구든지 먹두군요.』
이때 李善熙氏도 한목들어
『하긴 朝鮮서도 캐톨릭神父들은 술을 먹두군요.』
『聖經에도 술취하지 말라는말밖에 없거든요.』
記者도 방울을 달았다. 그리고 記者는 다시 百八十度로 話題를 돌려
『獨逸女子들의 家庭生活을 좀 이야기해주시죠?』
『글세요.』
『獨逸女子들은 픽 부지런하다죠』
『참 獨逸女子들은 부지런해요. 여간큰富者집이아니면 도시 사람을두지안으니까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이 또는 유쾌이 일을합니다. 일에 취미와 행복을 느끼며 열심으로 일을하니까요. 그날 日氣가 좋아도 기뻐하고 비가 오면 서늘하다고 좋아하고 조곰 散步만갔다와도 기뻐하고-아주 인생을 즐길줄아는 부인들이야요. 그들은 시간을 정하고 규측적으로 꼭 일을하는데 금요일날은 소제하는 날이오 토요일날은 빨래하는 날인데 그런일을 부인자신이 모다하고 혹 혼자서 힘이 모자라면 한시간이나 혹 두시간식 사람을 업어서 을시키고시급을줍디다 이렇게 열심으로 한주일동안하고일요일이면주유쾌히노니까요?』
『참 獨逸서는 日曜日이면 모다 郊外로散步를 간다지오.』
『그러문이오. 방에 앉어있는사람은 병신으로 아니까요. 돈있는 사람이나 없는사람이나 모다 교외로 유쾌히 놀러갑니다. 그리고 일요일이 지나면 그다음날 부터는 열심으로 일을 하며 그다음 일요일에즐겁게 놀것을 생각하고 그계획을 꾸미며 열심으로 일을 합니다.』
『그러면 선생도 교외로 많이 놀러다니섰겠군요?』
『많이 단었죠. 그중에도 「엣시바니」라는 고가선 전차를타고 「꾸르네발드」라는곳으로 많이 놀러단였습니다. 「꾸르네발드」라는곳은 樹林이많고 경치가 매우 좋습디다. 더구나 獨逸女子들은 이곳에 와서 해수욕복을 입고 日光浴들을 하두군요.』
『그밖에 獨逸女子들에게 본 받을만한 것을 하나 더 이야기해주십시오.』
記者는 다시한번 더 그의 대모테眼鏡을드려다보았다.
『갑작이 다 이야기할수는 없으나 첫쟤, 獨逸女子들은 모다 規則的이야요. 첫재살림하는 것을 보면 가령 한달수입이 오십원이라면 그것으로 한달예산을 꼭 규칙적으로 세우고 쌀값 맻원, 나무값얼마, 의복대, 얼마, 식찬값얼마, 일요일 유락비 얼마. 여름여행 저금얼마. 「실버빼스다」저금 얼마-. 손님 초대비얼마- 이렇게규칙적으로 예산을 세워가지고 살림을 합디다. 그래서 어떤사람이나 여름이면 열흘 내지 두주일동안은 여행을 아니가는 사람이없고 또는 「실버빼스다」가되면 어떤 빈한한 집사람도 미리 저금한것이 있기 때문에 성대히 음식을 차리고 유쾌히 놀며 그외에 손님도 그달비용에 예정한 손님이 아니면 비록 자기 할아부지다온다고 하여도 예산이외라 차한잔 대접을 아니합디다. 그리고 살림을 여간알뜰이 하지않두군요.』
『참 좋은 이야기인데요.』
『독일 여자들은 배울만한 것이 참 많어요. 경제는 전부 여자들이 마타쓰두군요 가령 사과한개를 사가지고도 꼭지만 남기고 껍덕이와 씨까지 모다 먹어요. 그것은 독일에 사과가 논까닭이지만 그들은 그래도 그렇게 말을 아니하고 껍덕이와 씨에 「에삐씨, 삐타민」이 많다고하며 그렇게 씨까지 아작아작 까미러먹습디다.』
『그러면 일반으로 獨逸女子들의 敎養은 어떻습디까?』
『일반으로 보면 물론 조선여자보다는 훨신 레벨이 높지오. 그러나 상상보다는 그리 훌륭한것이 없두군요. 내가 처음 伯林에가서 한번은 下宿집 웃칭에서 베도벤의 月光曲을 피아노로 치는데 아레칭있든 독일여자들이 내피아노소리를 듯고는 조선여자도 피아노를 칠줄아네. 참 신통하구만. 그런데 그조선 曲調도 참 듯기좋으이합디다. 베도벤의 月光曲을 조선곡조로아는 그네들도 그리 敎養이 높다고는 못하겠습디다. 그러나 어떤 一部女子들은 音樂을 공부 아니한 사람이면서도 名曲을 입으로 제대로 불우고 오페라曲도 잘알두군요.』
이때李善熙氏가 말을 꺼내여
『伯林서 유명한 음악회에 여러번 가섰습니까?』
『네- 가고말구요. 職業이 그것이니까요. 獨逸은 九月부터 六月十五日까지는 어느날을 勿論하고 밤마다 音樂會가 있습니다. 특별히 音樂會뉴쓰를 내는신문이 있는데 그 신문을 보고 자기가 좋아하고 또는 유명한 音樂家가 出演하는 音樂會를 골라서 구경을 가는모양입니다. 나도 좋다는 音樂會는 대부분 단여 보았습니다.』
『그럼 훌륭한 오페라도 많이 보섰겠군요』
『네- 많이 보았죠. 그중에도 카르멘같은것은 조선에 가저다가 그대로해도 환영을 받겠두군요. 그 생활감정이 조선인에게도 마지니까요……』
여기까지 이야기한 記者는 다시一問을 드렸다.
『독일서 혹 朝鮮말 신문이나 잡지를 보신일이있습니까?』
『네- 伯林서 十五年동안이나 두부장사를 하는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집에 동아일보가 오두군요 거기서 그신문을 보고 조선소식을 조금식 알었죠.』
記者는 가장 중요한 요점을 잊은듯이 고개를 들고 氣運을 내여
『장차 무삼일을 하시렵니까?』
『글세요. 아직 작정이없습니다.』
孃은 빙그레이 웃음을섞어 對答한다.
『그러면 結婚은요?』
記者는 단단이 중대한 一彈을 건니웠다.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孃은 천천이 그리고 당황하지 않고 침착이 대답하는것이다. 記者는 이것으로 이야기를 마치고 그집을 떠나게되였다.
(十月二十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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