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월이 장고 반주(이흥원)에 진양 계면조로 부른 춘향가 중 <이별가>로, 이몽룡으로부터 이별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은 춘향이 실성하는 장면이다. 양면 녹음 중 앞면으로, “날다려 허신 말쌈, 무엇이라고 말하였나.”까지 수록되어 있고, ‘치마자락’?‘머리끄덩이’?‘작년 오월 단오야’의 사설이 있다. 뒷면에는 ‘상전이 벽해’?‘행화춘풍'의 사설이 있고, 이도령이 춘향을 달래는 장면까지 수록되어 있다.
치마를 찢고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날뛰는 광경은 빠른 장단으로 짜야 어울리는데, 의외로 느린 진양으로 짠 것은, 마치 영화의 ‘슬로우 모션’기법을 연상케 한다. 즉 이별 말을 들었을 때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시간이 일순 멈춘 듯한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춘향의 이별 정서를 극대화하는 기법이다.
한배는 느린 편이고, 한 장단에 1~2음보가 놓이는 전형적인 대마디대장단이다. 직선으로 음을 뻗는 부분과 5?6박에 사설을 붙이지 않고 소리를 길게 늘이는 곳이 많아, 진양 장단의 유장한 맛을 잘 살리고 있다. 음역을 넓게 쓰는데, 춘향의 절절한 정서를 토해내기 위해 높은 음역에서 선율을 짜나가는 곳이 많다. 이별가인데도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하여 담담히 부른다. 오래된 더늠으로 보이는데, 곡의 짜임새가 균형감이 있고 세련됐다.
김추월은 통성은 아니지만 철성 계통의 밀도 있는 성음으로 진중하게 부르는데, 상하청 막힘이 없고, 상청도 기세있게 내지르며, 소리도 허술한 데 없이 여유 있게 가지고 나가, 간단치 않은 기량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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